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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 앞에서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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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08-21 | 조회조회수 : 2,3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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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실의 아픔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서평] ‘하나님 앞에서 울다’(제럴드 싯처 지음/신은철 옮김/좋은씨앗)를 읽고

    신앙의 많은 문제는 정작 하나님 앞에서 울어야 할 사람이 울지 않는 데서 발생한다. 책은 자신과 이웃의 경험으로 상실을 겪은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울 수 있으며, 무엇을 얻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미국 휘트워스대 종교학과 교수다. 아내와 4살 난 딸, 자신의 어머니를 한꺼번에 잃는다. 음주운전 차량과 정면충돌을 한 것이다. 저자는 8살 딸과 두 아들(7살, 2살)과 함께 남겨진다. 그는 이 상실의 아픔을 3년간 어떻게 겪어냈는지를 진솔하게, 하나님의 시야를 놓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며 들려준다.

    저자가 말하는 상실은 가족을 죽음으로 잃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이혼으로 인한 배우자 상실, 질병으로 인한 건강 상실…. 인생사에서 일어나는 상실은 아주 다양하다. 상실의 경험은 인생에서 피할 수 없다. 이런 상실의 ‘임의성’이 저자를 가장 두렵게 했다. 두려움이 현실이 되면 사람들은 묻는다. “왜 하필 나인가.”

    저자는 이 질문이 틀렸다고 한다. 이렇게 물어야 한다. “왜 나는 아닌가.” 저자는 여기서 자기 인생에 과분하게 주어진 것과 은혜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교수로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완벽한 삶을 추구하면서 살았다. 그러나 홀아버지로 자녀를 키우며 하나님이 이들의 아버지가 돼주길 간절히 구하게 된다. 전공 분야의 책을 다 읽을 수 없더라도, 현재에 충실하면서 강의 준비를 하고 삶을 즐기는 법도 배운다.

    상실의 고통은 한 번에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몰입과 중독, 분노와 복수심 등으로 표출되는 상실에 관한 태도는 평생 반복된다. 저자는 상실의 고통에 대한 비현실적 치유 가능성을 제시해 독자를 오도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실을 마주 대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가족에게 상실의 아픔을 준 당사자는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받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는 하나님 공의의 법정을 바라보며 복수의 집착에서 벗어난다. “용서는 한 번의 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란 통찰은 정말 놀랍다. 희생자는 자비를 보이기 전에, 우선 공의를 외쳐야 한다. 희생자가 가해자를 향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분노를 느낄 때 용서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십자가에서 행한 용서의 가치다. 우리는 종종 미워하기 전에 용서부터 하고 난 뒤 괴로워한다. 이런 과정에 필요한 게 공동체다. 공동체의 연합을 더 깊게 하는 접착제는 상실이다. 무엇보다도 상실을 겪음으로써 사람은 외부에서 사랑의 원천을 찾는다. 그 원천은 바로 하나님이다.

    상실의 아픔 속에서 놓치지 않아야 할 건 정직함이다. 저자는 상실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삶의 일부분이 되게 하라고 한다. 이 출발이 있어야 변장된 은혜와 축복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내내 하나님 앞에서 우는 마음으로 읽었다. 하나님 앞에서 울었던 저자와 상실을 겪고 있는 이웃들, 상실을 피할 수 없는 망가진 하나님 형상으로 인해서.

    김형익 목사(광주 벧샬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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