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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서 극작가로…대문호 반열 '노벨문학상' 욘 포세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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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CBS노컷뉴스| 작성일2023-10-12 | 조회조회수 : 2,39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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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64)가 5일(현지시간)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연합뉴스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64)에 대해 앤더스 올슨 노벨문학상 위원회 위원장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그의 거대한 작품들은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한 문화적 성격에 뿌리를 둔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예술적 기법이 혼재돼 있다"면서 "그의 방대한 작품들은 40여 편의 희곡과 수많은 소설, 시집, 에세이, 아동도서 등을 망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959년 노르웨이 서해안의 헤우게순(Haugesund)에서 태어난 포세는 피요르드 풍경을 간직한 스트란데밤(Strandebarm)에서 자랐다. 7살 때 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던 그는 어린 시절을 "가장 중요한 경험이자 자신을 예술가로 창조한 중요한 밑거름이었다"고 회고했다.


    청소년 시절 록 기타리스트가 꿈이었지만 전향해 대학에서 비교문예학을 전공했고, 이후에는 문예창작을 가르치면서 작품활동을 병행했다.


    데뷔 소설 '레드, 블랙'은 1983년 출판됐지만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89년 소설 '보트 창고'였다. 이후 '병 수집가' '납 그리고 물' '멜랑콜리 I, II' '저 사람은 알레스', 중편소설 3부작인 '잠 못 드는 사람들' '올라브의 꿈' '해질 무렵' 등을 출간했다.


    포세의 진가는 10여 년 뒤 첫 희곡 '그리고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를 쓰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름' '누군가 올 거야' '밤은 노래한다' '기타맨' '어느 여름날' '가을날의 꿈' '나는 바람이다' 등의 희곡이 노르웨이는 물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각지에서 상연되면서 극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보다 가족관계와 세대간의 관계를 통해 드러나는 인생, 사랑과 죽음 같은 우리의 삶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모습들을 담으려 한다.


    2000년 발표한 '아침 그리고 저녁'에서 그는 고독하고 황량한 피오르를 배경으로 한 평범한 어부가 태어나고 또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인간 존재의 반복되는 서사, 생의 시작과 끝을 독특한 문체로 압축적으로 담아낸다.


    포세의 언어는 철저하게 압축되고 축약된 형태로, 문장의 조각들, 계속해서 반복되는 단어들로 이루어져 생명의 빛을 향한 희망의 서사를 그의 소설과, 시, 희곡에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잠 못 드는 사람들'(2007)과 '올라브의 꿈'(2012) 그리고 '해질 무렵'(2014) 세 편의 중편 연작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소설 '3부작'은 세상에 머물 자리가 없는 연인과 그들 사이에 태어난 한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가난하고 비루한 그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소박하고 거룩한 사랑, 달콤 씁쓸한 희망과 좌절, 사라지는 것들과 영원히 이어질 것들을 그 특유의 문장에 담아 아름답고 서글프게, 신비롭고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그는 이 책으로 2015년 북유럽 최고 영예인 북유럽이사회문학상을 수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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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그의 희곡은 배우와 연출자에게 커다란 도전이 된다. 완벽하게 구두법 없이 쓰인 그의 언어는 해석과 리듬의 모든 힘을 배우와 연출자의 손에 넘겨주는 것이 특징이다.


    희곡집 '가을날의 꿈'은 별개의 이야기인 듯 이어지는 세 편의 희곡 '어느 여름날' '가을날의 꿈' '겨울'을 수록한 책이다. 서정적이고 시적인 대사가 매력적인 이 작품들 중 '어느 여름날'은 2000년 북유럽연극상을 수상했다. '가을날의 꿈'은 포세의 극작 특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정점에 이른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겨울'은 낯선 두 남녀의 만남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을 담담하게 그렸다.


    그의 희곡은 전 세계 무대에 900회 이상 오르며 헨리크 입센(1828~1906)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작품이 상연된 노르웨이 극작가이자 거장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그의 주옥 같은 작품들이 무대에 올랐다. '가을날의 꿈'(송선호 연출, 2006), '겨울'(김영환 연출, 2006), '이름'(윤광진 연출, 2007), '기타맨'(박정희 연출, 2010), '어느 여름날'(윤혜진 연출, 2013) 등이 국내에서 초연된 바 있다.


    그는 1998년과 2003년 노르웨이어로 쓰인 최고의 문학작품에 주어지는 뉘노르스크 문학상을 시작으로 1999년 스웨덴 한림원이 스웨덴과 노르웨이 소설에 수여하는 도블로우그상, 2003년 노르웨이 예술위원회 명예상, 2005년 노르웨이 최고의 문학상인 브라게상 명예상, 2007년 스웨덴 한림원 북유럽 문학상, 2010년 국제 입센상, 2015년 북유럽이사회 문학상을 받았다. 아울러 2003년 프랑스 공로 훈장을, 2005년 노르웨이 국왕이 내리는 세인트 올라브 노르웨이 훈장을 수훈하며 북유럽 문학의 거장으로 우뚝 섰다.


    앤더스 올슨 노벨문학상 위원회 위원장은 "타리에이 베소스, 사무엘 베케트, 토마스 버나드, 게오르크 트라클, 프란츠 카프카와 같은 모더니스트 거장들에 비견된다"고 욘 포세를 추켜세웠다.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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