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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되돌아 본 “허드슨 강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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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4-05-03 | 조회조회수 : 3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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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15년 전의 일입니다. 2009년 1월 15일 오후 3시 25분 뉴욕시 라과디아 공항에서 출발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으로 향하던 에어웨이즈 1549편 비행기가 이륙한 직후 거위 떼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양쪽 엔진이 모두 망가진 상황에서 기장 설렌버거는 라과디아 공항으로의 회항, 인근 공항으로의 비상 착륙을 모색하다가, 결국 허드슨강의 물 위에 비상 착륙하였습니다. 

       

    녹음된 공항 관제탑과 기장의 대화는 긴박한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150명의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위하여 중대한 상황판단을 하여야 하는 기장, 부기장, 관제탑 요원과의 대화는 승무원 자신의 생명은 물론이고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의 운명을 가로지르는 막중한 결단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엔진의 출력을 잃은 비행기가 조지 와싱턴 대교를 지나 허드슨강을 따라 활공하다가, 맨하탄의 고층빌딩과 인근의 주택가를 피해 착륙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라 평가되었습니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 155명 승객과 승무원은 전원 구조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허드슨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며, 설렌버거는 “허드슨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영웅”으로 불립니다. 아울러 이 성공적인 활공 착륙은 각종 비상조치의 교과서적 사건이 되었으며, 리더십의 표본을 보여주었습니다. 

       

    4월 19일에서 25일에 이르기까지 뉴욕에서 집회에 초청받아 말씀을 전했습니다. 24일 뉴욕에서 사역하시던 한 목사님의 인도로 “로스 닥 피크닉 공원”(Ross Dock Picnic Area)에 하이킹을 나갔습니다. 15년 전의 비행기가 수상 착륙하기 위하여 지나간 궤적을 바라보며, 허드슨 강변을 걸었습니다. 웅장한 조지 와싱턴 대교와 멀리 맨하탄의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평화롭게 보이는 봄날 오후 허드슨강의 물보라를 일으키며 지나가는 비행기를 마음으로 그려보았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세월호 사건을 비롯한 수많은 각종 사고가 있었습니다. 또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사고들이 각처에서 일어났습니다. 사고 상황 속에서 리더의 순간적인 결단이 생사를 가늠하는 영향을 공동체에 미치게 되는지를 묵상하게 됩니다. 함께 하이킹하는 동안 교단의 감독을 지냈던 목사님께서는 지난 10년 동안의 사역을 회고하면서, 교회가 축소되는 시대의 책임자로서의 사역이 힘들었던 면을 언급하시면서, 적절한 상황평가와 사역의 집행 및 선한 영향력의 유지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회고하셨습니다. 

       

    안타깝게도 기독교적 영향력은 마치 새 떼의 충돌, 곧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를 겪은 항공기의 추락에 가까울 정도로 급하게 하락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성 혁명과 교단의 분열, 팬데믹과 세속화의 적대적인 상황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미 유럽에는 유사한 일이 있었고, 현재 미국과 고국의 상황도 교회의 어려움이라는 면에서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교회 내부의 분열과 갈등도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고난을 넘어서 환란의 시대를 통과하는 것과 같은 시대 속에서, 어떠한 긴급한 판단 그리고 어떠한 리더십이 요청되는지를 생각합니다.

       

    교단 감독님과의 대화를 나눈 후 정리해본 저의 소견은 첫째 교회의 “자기 정체성”(self-identity) 확보와 교회의 시대적 관련성 혹은 “상황적 적실성”(situational relevance)의 유지라는 두 가지 면입니다. 복음의 확신과 공동체적 사랑의 실천이라는 자기 정체성의 유지 없이, 교회는 힘없는 추락을 역전시키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건강한 복음적 교회는 또한 시대적 상황에 적실한 메시지의 선포 없이는, 시대의 영혼을 구하는 사명을 감당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환경을 예의 주시하고 파악하고 결단하여 탑승객을 안착시키는 설렌버거 기장의 결단과 리더십이 교회를 위해 애쓰고 수고하시는 현재의 교역자들과 함께 교차된 채 보였습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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