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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던지는 자의 물맷돌] 계시록의 사회윤리적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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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4-04-12 | 조회조회수 : 2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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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국에선 국회의원 투표, 개표가 마쳐졌습니다. 여당의 참패로 끝났습니다. 놀랍지만, 어느 정도 예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권 일각에서는 “야권의 200석 독재를 막아달라”고 주문했으니 말입니다. 야권에서는 “정권 심판론”으로 초점을 맞추었고, 여권에서는 “야당 심판론”으로 응수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민심은 “정권의 독주를 견제해달라”는 야당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 같습니다. 

       

    선거전에 대한 평가는 시각에 따라 다양하겠으나, 현재의 정치 상황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효과적으로 정리하여 유권자에게 전달한다는 면에서 야권의 전략이 더 주효하였다고 생각됩니다. 선거전을 명분 싸움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야권이 제시한 “정권 심판론”이 여권의 “이ㆍ조 심판론”보다는 훨씬 더 호소력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당의 공격 목표가 “야당의 부도덕”에 대한 거론이라면, 여당이 공세적 비전을 상실한 소극적 작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고국의 정치 상황은 성경 이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기독교가 “개인의 심령에 관한 것”이라는 판단은 옳지 않습니다. 성경은 ‘개인주의 교과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성경의 가르침은 원대한 지평을 가집니다. 성경의 주요 메시지는 하나님의 통치, 곧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것입니다. 나라에 관한 것이라면, 이는 개인의 양심과 결단으로부터 시작하여, 가정, 교회, 사회와 정치경제와 국제사회에 관련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통치는 시간적인 차원에서는 영원한 통치요, 그의 권세는 대대로 계속됩니다. 하나님은 우주와 천체를 운행하시며, 땅과 그 속에 가득한 생명을 지배하시며, 인류의 탄생과 번성과 운명을 책임지는 영원한 왕이십니다. 

       

    이러한 관점에 서서 성경의 여러 선지서, 무엇보다도 성경의 마지막 책 요한계시록을 이해하려 한다면, 선거전에서 국가 전체를 보는 시각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처럼, 공동체적이며 정치적인 시각을 가지고 선지서와 또한 묵시문학의 형태로 기술된 다니엘서와 계시록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시록을 비정치적인 문서로 상상하고 읽는 성도들은 계시록을 다른 관점에서 새롭게 읽어야 합니다. 계시록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학자 리차드 보쿰(Richard Bauckham)은 계시록과 선지서 간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적합니다. 그는 자신의 책, 『성경과 정치』(근간)에서 “계시록 각 장에서 구약의 인용이 한 구절 이상 울려 퍼지지 않는 장은 존재하지 않는다”(The Bible in Politics, p. 91.)라고 주장합니다.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과 다니엘의 문명비판과 권력비판이 인용되고, “로마의 평화”(Pax Romana)에 대한 비평이 계시록의 전반에 흐릅니다. 

       

    따라서 계시록이 황제숭배에 대한 비판적 관점 밖에 다른 것을 가지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계시록에 대한 정확한 지적이 아닙니다. 사도 요한은 “팍스 로마나”의 그늘에 가리어진 짐승과 황제숭배의 정치종교를 본 것은 물론이요, 이로 인한 빈익빈ㆍ부익부의 경제를 보았고, 인간성 상실의 문화와 핍박을 함께 보았습니다. 요한 사도의 관점은 우리는 ‘가이사에게 무조건적 충성을 드릴 수 없다’는 결단과 함께,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에 기반을 둔 나라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결단을 보여주게 됩니다.

       

    결국 신앙은 선한 의미에서 “정치적”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선택입니다. 이 세상 나라를 상대화시키며, 궁극적인 왕과 영원한 나라의 통치에 굴복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선지자 혹은 예언자들은 도덕론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개인의 도덕성과 개인윤리에 몰입된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의 실천은 신앙고백으로 시작하여, 교회 공동체의 책임, 사회의 정의로움, 새 계명에 복종하는 삶을 이루려는 하나님 나라의 꿈을 가진 사람들의 행진입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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