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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우리 예수님은 어디까지 낮아지셨나 >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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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우리 예수님은 어디까지 낮아지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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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4-02-16 | 조회조회수 : 13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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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2월 14일, 재의 수요일이 막 지났습니다. 우리는 구교에서처럼 재의 수요일을 철저히 지키지는 않지만, 고난주간과 부활주일을 바라보며 40일 동안의 경건 생활을 시작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재는 슬픔과 회개의 상징입니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생각하면서, 겸손을 묵상하고 겸비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인생의 상층부로 이동하려는 경향은 거의 본능적입니다. ‘상향 이동성’(upward mobility)은 사회ㆍ경제적 경쟁의 한 이유입니다. 취업, 소득, 지식의 확보, 가정의 위신, 영광과 인정투쟁에 있어서 사람들은 거의 인생의 전부를 투자하며 노력합니다. 거기서 패배하거나 도태된 사람들은 스스로를 실패자라고 여기며 우울해하거나 비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구세주 예수님의 생애는 평생 낮아짐으로 특징 지어집니다. 우리는 구원 받기 위하여, 그리고 그 구원을 이루기 위하여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섬기고 죽기 위하여 태어났습니다. 예수님의 삶은 낮아짐의 모범을 보여주신 모든 겸손한 자의 궁극이요, 낮아짐의 끝판왕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위치에서 철저히 낮아지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낮아짐을 우리는 ‘비하’(卑下, humiliation)라고 말합니다. 첫째, 주님의 성육신은 그 자체가 낮아짐입니다. 시공에 얽매이지 않는 분이 일정한 시대 속에 지리적 공간에 얽매이셨습니다. 둘째로 주님은 인생의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그는 슬픔에 익숙한 자(a man of sorrow)가 되셨습니다. 셋째로 주님은 십자가의 고통 속에 자신을 맡기셨습니다. 인류의 역사상 가장 큰 고통을 겪은 자의 반열에 서셨습니다. 넷째로 주님은 사망에 처하셨습니다. 그 사망은 육체적 죽음으로 영과 육체가 나누어지는 사망이요, 잠시이지만,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는 영적인 사망이었습니다. 다섯째로 주님은 죽은 자의 영역까지 낮아지셨습니다. 루터파에서는 지옥강하설을 주장합니다. 음부의 가장 낮은 영역까지 내려가셨다는 주장입니다(벧전 3:19-20).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로 오셔서 고난을 받으시고 스올의 영역까지 낮아지신 예수님을 하나님은 부활, 승천과 자신의 보좌에 앉게 하심으로 그리스도를 높이십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높여, 이제 하늘에 있는 것,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모든 존재에게 무릎을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를 주라 시인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하십니다. 할렐루야!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니, 이제 주님의 낮아짐을 우리가 실천하는 것이 마땅한 일입니다. 십자가 없이는 영광도 없습니다(No cross, no crown). 주님의 몸된 교회가 머리 되신 예수님의 지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장애인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영광의 신학에서 십자가의 신학으로 내려오는 일은 본능으로 되지 않으며, 오직 예수의 영, 성령의 능력으로만 가능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같아지라’고 아담과 이브를 유혹한 사탄에게 말합니다. “십자가가 하나님 아버지의 인류를 향한 뜻이다.” 유혹하는 사탄의 말이 없이도, 본능적으로 영광과 존귀를 목적으로 삼는 우리를 향하여, 주님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왕권(kingship)은 종 되심(servanthood)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도 바울은 주님의 남은 고난을 내 몸에 채운다고 했습니다. “나는 이제 너희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골 1:24). 낮아짐을 위한 지극히 작은 일들을 생각하고 실천하며 사순절을 보내기로 다짐해 봅니다. 남은 40일이 사랑과 섬김의 기간이 되기를 다짐하며, 마음의 위치를 낮추고 우리를 온전하게 하시는 분이신 예수를 바라봅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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