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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기도의 열매들을 즐거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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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4-02-02 | 조회조회수 : 1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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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6개월 전, 고국을 방문할 때마다 만나던 친구 목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신장의 기능이 좋지 않아 고충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다. 원래 긍정적인 분이라 생생한 목소리로 통화했기 때문에, 곧 회복되리라 생각하고 도미하였다.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수술을 앞두고 몇몇 동기 목회자들이 친구를 위한 기도 카톡방을 열었다. 

       

    사모님이 급한 소식을 기도방에 계속 전했다. 수개월은 족히 걸렸을 것 같다. 병세는 요동쳤다. 정상과 계곡을 여러 차례 오르고 내리는 기분이었다. 함께 기도하던 오형국 목사가 리차드 보쿰(Richard Bauckham) 교수의 “성경과 정치: 정치의 안목으로 성경 읽기”(The Bible in Politics)라는 제목의 책을 올렸다. 우리 기도의 지평을 넓혀주는 책이었다. 그 책 4장이 “눌린 자를 위한 노래: 시편 10편과 126편”이라는 기도와 직결된 장이었다. 부르짖는 자, 학대받은 자 그리고 대학살의 위험에 처해 있는 사람과 동식물의 생명을 위한 배려의 차원에서 정치의 쇄신을 가르치는 내용인지라, 아주 매력적이었다. 학위논문을 쓰면서 즐겁게 읽었던 보쿰 교수의 계시록에 대한 책과 함께 연상되며 친근한 생각이 들었다.

       

    그 기도의 카톡방에서 오형국 목사는 내게 ‘그 책을 번역해보라’ 말했다. 당시는 21년 동안 담임 목회를 마무리하는 상황에서 분주한 마음이었다. 목회를 마무리하면서 환우 김태석 목사를 위하여 기도할 때마다 “성경과 정치”라는 책의 표지가 자꾸 떠올랐다. 2022년 말, 김 목사가 수술받으러 들어갈 때, “내 친구를 살려 달라”는 눈물의 기도를 드렸다. 친구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다급한 나는 생사의 기로에 선 친구 생명을 위해 자주 기도하기로 마음먹고 책을 번역하기로 결정했다. 번역을 시작할 때마다 친구 위해 기도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카톡방의 친구 목사님들께 ‘보쿰의 책을 번역하리라’ 소식을 올렸다. 내 기억으로는 족히 2개월은 되어서 혼수상태에서 목사님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책을 마무리할 때까지 기도는 계속되었다. 친구는 사경을 넘어서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다. 

       

    목사님이 좋아지면서 퇴원하시고, 그렇게 카톡 기도방은 끝나게 되었다. 2023년 7월 교회 일로 한국을 다시 방문했을 때, 카톡방장 권문상 교수와 방문하여 김목사님 부부와 같이 만나 식사하며 즐거워했다. 우리의 기도에 자비하심으로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즐거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그리고 기도하면서 번역한 보쿰 교수의 “성경과 정치”가 내게는 또 다른 하나님의 선물이 되어 주어졌음을 비로소 김 목사님께 알렸다. 

       

    사실 책을 출판하려면 먼저 번역을 위하여 출판사의 허락을 받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출판사를 찾기 전에 벌써 책의 초고는 다 번역되었고, 교정하면서 출판사를 찾게 되었다. 지금처럼 종이책이 별 인기가 없는 상황에서, 특별히 ‘성경과 정치’라는 좀 독특한 주제에 대한 책을 출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러나 개혁적이면서도 복음주의적인 입장을 가진 대장간의 배용하 사장님은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리고 책을 출판하기로 결심하였다. 깊이 감사할 뿐이다. 하나님의 은혜 아래서 나는 기도로 친구를 얻고 또 번역서를 얻었다. 기도 응답은 나에게 사람도 주시고 또한 일의 성취도 주셨다. 책의 내용에 들어있는 여러 어려움과 환란을 당한 사람들을 치유하시고 살리시는 하나님의 정치(God's politics)가 우리말로 읽는 독자들에게, 그리고 특히 정치권에 나타나는 즐거운 일이 있으면 좋으리라 기도하면서, 당찬 미래의 소망을 가져본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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