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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이웃 사랑, 황금률과 원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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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3-12-22 | 조회조회수 : 6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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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입니다. 예수께서는 사랑을 풍성하게 가르치시고 실천하셨습니다. ‘최고의 계명이 무엇이냐’는 율법사의 질문을 받은 예수님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고 말씀하시고, 이것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라(마 22:34-40)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이웃 사랑과 황금률, 황금률과 원수 사랑의 관련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안더스 니그렌(Anders Nygren)의 저서 『아가페와 에로스』(1982)는 사랑에 대해 묵상하도록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스웨덴의 루터파 목회자이자 학자였던 니그렌은 서양의 중요한 종교를 이루는 중심적 태도를 세 가지로 간략하게 정리합니다. 바로 율법(nomos), 에로스(eros)와 아가페(agape)입니다. 노모스 중심의 태도는 유대교의 핵심이요, 에로스는 헬레니즘의 기본 태도이며, 아가페는 기독교의 중심적 태도라고 했습니다. 과도한 단순화의 느낌이 없지 않으나, 그는 유대-기독교와 그리스 철학을 중심으로, 이 세 개념의 이합집산을 교회사 속에서 논의하며, 수천 년 정신사의 큰 산맥을 조감하는 웅장한 정리를 제공합니다. 

       

    예수께서 신약의 가르침을 통해 보이신 핵심적 정신은 아가페입니다. 니그렌은 아가페가 상대방의 어떤 장점이나 성취에 기초하지 아니한 비동기적 사랑, 곧 무조건적 사랑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샘물이 쏟아져 나와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사랑의 본체이신 하나님으로부터 흘러나와 죄인을 향해 한량없이 흐릅니다. 아가페는 선인과 악인을 구분하지 않는 이타적이며 희생적인 사랑입니다. 이것은 조건적이며, 자기중심적 목표를 추구하는 에로스와는 대조적입니다. 

       

    예수 안에서 이 아가페를 체험한 사람은 그 사랑을 이웃에게 전하려고 합니다. 이때 이웃 사랑의 방법이 예수께서 가르치신 황금률(the golden rule)입니다. 이는 누가의 평지수훈(눅 6:31)과 마태의 산상수훈에 에 언급됩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마 7:12). 여기서 마태복음 22장 사랑의 이중 계명이나 마태복음 7장 황금률에 똑같이 “율법과 선지자”라는 언급이 붙습니다. 이를 논리적으로 연결하면, 황금률이나 사랑의 이중 계명이 구약을 대표하는 공통의 정신이라는 것입니다. 황금률은 그러므로 우리의 이웃 사랑이 가지는 특징을 설명하는데, 곧 사랑하는 자와 받는 자의 상호성(reciprocity), 이웃을 위한 관심과 배려(consideration), 이웃을 향한 관대함(hospitality)과 풍성함(superabundance)을 보이는 것으로, 새로운 아가페 윤리를 제시합니다. 

       

    황금률을 통하여 구체화된 이웃 사랑은 아가페적 공동체를 이룹니다. 아가페 사랑은 인간관계를 엮어주는데, 이는 사랑의 연대성(solidarity)을 가진 견고하고 친밀한 인적 만남, 곧 공동체(community) 혹은 공영체(commonwealth)인 교회를 형성합니다. 이 교회를 향한 예수님의 가르침은 원수 사랑입니다. 황금률이 속한 누가복음 6장의 문맥은 곧 원수 사랑입니다. 황금률은 댓가를 바라는 선행이 아니라, 원수까지 사랑하는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닮도록 인도됩니다.

       

    원수 사랑은 물론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원수 사랑은 이미 우리가 예수를 믿음으로 경험하였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원수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일만 달란트 빚진 자인 우리는 예수의 피로 그 빚 곧 죄를 탕감받았으므로, 아가페를 실천함이 마땅합니다. 복음을 믿으면, 내주하시는 성령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합니다. 성령님은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라게”(엡 4:15) 하십니다. 성령님은 별수 없는 우리 인간성 속에 김대건 신부와 주기철 목사와 손양원 목사의 원수 사랑의 인격, 곧 아가페적 인격을 창조합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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