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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역사와 진리가 이혼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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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3-12-15 | 조회조회수 : 1,5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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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리란 무엇일까요? 사전적인 의미로, 진리는 “참된 이치”이며, “누구든지 수긍이 가능한 보편타당한 진실이나 원칙”을 말합니다. 그러나 주도권의 장악과 승리를 추구하는 투쟁의 역사 속에서, 종종 진리는 거추장스러운 것이었습니다. 특히 프리드리히 니체와 같은 철학자는 진리는 고정관념을 불러일으키는 추상, 환상이며, 속박하는 힘을 가진 규범이자, 비판ㆍ폭로되어야 할 낡은 은유(隱喩, metaphor)라고 보았습니다.

       

    성경의 가르침 속에서, 진리는 객관적인 사실이나 원리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성경의 진리는 놀랍게도 인격입니다. 최고의 계시, 궁극의 계시인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을 가리켜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말씀하십니다(요 14:6). 진리가 예수의 인격이라면, 그 진리는 살아있는 진리이며, 비판의 대상이 아닌 신뢰의 대상이며, 그 진리는 우리가 복종하여야 할 진리입니다. 예수께서는 그러므로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1-32) 말씀하셨습니다. 신앙생활은 그러므로 진리와의 결혼입니다. 

       

    흘러간 역사를 되돌아보면, 종종 우리는 역사와 진리가 분리되는 상황을 발견하게 됩니다. “진리가 무엇이냐”(요 18:38). 이는 빌라도가 예수님을 재판하며 물어본 질문입니다. 로마 총독 빌라도는 최고의 문명에 속한 관리였으나, 진지하게 예수의 진리를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빌라도는 “유대인의 왕”인 예수께서 “진리에 속한 자는 내 음성을 듣느니라”(요 18:37)고 설명했을 때, 그는 단지 예수의 나라가 로마와 군사적으로 격돌하는 종류의 것은 아니며, 적어도 예수가 사형당할 정치범은 아니라고 바르게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빌라도의 선택은 역사가 진리와 이혼하는 사건을 만들어냅니다. 빌라도의 재판은 ‘무죄한 자를 죽음에 내어주는 책임회피’였습니다. 예수를 죽음에 내어 준 빌라도의 결정은 다분히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하고, 반대 여론의 추이를 감안하여, 현상 유지를 위한 미봉책으로 타협한 것입니다. 역사에서 진리를 포기했으며, 무죄한 자를 십자가의 폭력에 내던졌습니다. 

       

    역사의 패러독스는 유대인이 하나님의 아들을 신성모독자로 판단하는 신성모독을 범한 것입니다. 사랑이 가득한 비폭력적인 하나님의 아들을 정치범으로 몰아 죽이는 종교인의 폭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살인자 바라바를 살리고, 치유자요 위로자인 예수를 죽인 파렴치를 보인 것입니다. 

       

    역사와 진리의 분리는 죄의 균열시키는 힘으로 발생합니다. 죄악의 개입으로 역사와 진리가 이혼하면, 허무한 역사적 방랑이 시작됩니다. 원주민 학살의 죄가 들어오면서, 청교도의 나라 미국은 원주민과 함께 가진 “추수감사절”의 신화를 무색하게 하는 원주민 홀로코스트를 시작했습니다. 루터파의 나라 독일이 반유대주의의 죄를 수용하면서,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일으켰고, 교회는 그 정부를 용납했습니다. 이것은 죄에 미혹된 역사가 진리와 이혼함으로 생긴 현상입니다. ‘한 남자가 부모를 떠나 아내와 더불어 한 몸을 이룬다’는 예수와 성경의 가르침(막 10:6-9, 창 2:24, 엡 5:31)이 무시되며, 지금 역사와 진리의 이혼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태초부터 있던 생명의 말씀, 예수 그리스도는 영원한 말씀입니다(요 1:1, 요일 1:1). 그 말씀은 세세토록 변함없이 존재하는 말씀이며 없어지지 않습니다(벧전 1:25, 마 24:35). 그러나 이러한 삶의 토대를 버리고, 허무를 경영하며 무의미를 추구하는 열매 없는 역사의 왜곡을 봅니다. 이 시대의 비참함은 결핍의 문제가 아니라, 풍요 속에서 죄와 우상숭배로 미혹된 역사가 진리와 이혼하였기 때문입니다. 허무를 경영하는 영적 외도, 도덕적 표류가 이 시대의 핵심적 문제입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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