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뭐라고 하세요? > 칼럼 | KCMUSA

하나님이 뭐라고 하세요? > 칼럼

본문 바로가기

  • 칼럼

    홈 > 목회 > 칼럼

    하나님이 뭐라고 하세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작성일2023-11-20 | 조회조회수 : 2,457회

    본문

    어제 새벽기도회가 끝나고 아픈 분이 기도 부탁을 해서 하나님께 고쳐 달라고 기도를 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가려는데 나를 붙잡더니, “하나님이 뭐라고 하세요? 고쳐준대요? 아니래요?” 묻습니다. “기도했으니 믿음으로 기다리세요” 했더니, 다시 “아니 고쳐준대요? 아니래요?” 합니다. 목회 오래 했지만 안수기도 받은 분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은 건 처음입니다. 


    아내가 바로 뒤에서 그 분을 위해 함께 기도했기에 “자세한 것은 제 아내에게 물어보세요”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바로 중보기도팀 회의에 들어갔는데 웃음이 나와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이제껏 병 고침을 위한 기도를 많이 했지만 즉석에서 하나님이 뭐라고 답을 주신 적은 없었습니다. 목회가 요지경이기도 하고 별일 다 경험하지만 가끔 이런 예상치 못한 일 때문에 하루 종일 웃음이 나오는 일이 있어 재미납니다.


    지난 주간 튀르키예 지진피해 복구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미주기아대책본부 사무총장 정승호 목사님이, 작년에는 후러싱제일교회가 우크라이나 난민들 위해, 올해는 튀르키예 지진피해를 위해 헌금을 보냈는데 우크라이나는 들어갈 수 없으니 튀르키예 지역이라도 방문해서 교인들이 보낸 헌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현장에 가서 확인하면 좋겠다고 하기에 그리했습니다. 


    가는 길이 멀었습니다. 이스탄불까지 비행기로 10시간 다시 아다나까지 2시간, 하루 자고 다음 날 지진피해가 가장 심했던 안타키아까지 자동차로 3시간 걸렸습니다. 우리 교회가 보낸 헌금은 기본적으로 기아대책본부가 세운 컨테이너 하우스 500동 캠프 식량 지원으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수만 명이 죽고 아직도 텐트에 살고 있는 이재민들만이 아니라 시리아에서 넘어온 난민들은 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어려움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난민 캠프에 크게 걸려 있는 태극기와 튀르키예 국기가 눈에 자랑스럽게 들어왔습니다. 후러싱제일교회 로고가 세계적 구호단체들과 함께 나란히 붙어 있는 플래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는데 감사하면서도 좀 민망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어디를 가나 우리를 따뜻하게 환영하고 감사하는 지진피해자들을 보면서 감사와 자랑스러움이 컸습니다. 오가는 길이 멀고 긴데다, 바로 금요일에 돌아와야 하니 솔직히 몸은 힘들었지만 교인들이 정성을 모아 보낸 헌금이 사람 살리는 일에 귀하게 쓰이는 것 보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알고 보니 지진피해가 가장 컸던 안타키아가 최초 그리스도인으로 불림 받은 초대교회 안디옥 교회가 있었던 곳입니다. 자동차로 돌아오는 길에 Tarsus라는 곳을 지났는데 그곳이 사도 바울의 생가가 있는 다소였습니다. 지진 피해지역 그 땅이 바로 사도 바울이 목회했던 소아시아였다는 것을 그제야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전혀 예상치도 않았는데 비행기 타러 가는 길에 한 시간 번개 치기 성지순례(?)를 할 수 있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오늘이 추수감사주일입니다. 금요일 밤에 돌아와서 어제 새벽기도 시간에 기도하는데 감사가 몰려왔습니다. 1973년 11월 15일 시카고에 도착했으니, 미국에 온 지 꼭 50년 되었습니다. 제 인생도 나름대로 파란만장이었습니다. 힘겹게 산을 넘어야하기도 했고 두려운 강을 지날 때도 있었습니다. 자랑스러운 일도, 부끄럽고 민망한 일도 많았습니다. 기쁨도 많았지만 아픔과 슬픔도 없지 않았습니다. 다시 하면 정말 잘할 것 같아 후회가 많은 목사 노릇도 43년 넘은 긴 세월 동안 하나님이 지켜 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어제 중보기도팀 모임에서 혼자 아파하는 교인 없도록 하자고 했고 누구나 교회가 있어서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자고 했습니다. 큰 배를 타고 쿠르즈 여행 다녀온 권사님이 행복해하셔서, 그런 여행하기 어려운 교인들은 교회 버스 타고 가까운 곳 소풍이라도 자주 가자고 했습니다. 50주년 ‘희년교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작게나 크게나 하나님 은혜 때문에 사랑과 소망, 행복과 기쁨이 넓게 공유되는 교회 되자 했습니다. 그런데 진정 행복과 축복은 예배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고 기도와 말씀을 통해 삶의 현실이 되는 것이니 주일은 물론 새벽기도와 수요예배를 포함한 은혜 받는 집회에 열심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감사, 그러니 감사, 그리하지 아니하실지라도 감사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김정호 목사(후러싱 제일교회)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