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철의 에피포도엽서] 시詩Poem 기억의 흔들림 • 헤어지거나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 곁에서 > 묵상/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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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Poem 기억의 흔들림 • 헤어지거나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 곁에서 

비에 젖은 바람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습니다

문득 서점을 들렸다가 당신 소식 읽고

가슴 골 깊은 곳에서

허공은 무너진 하늘만큼 텅 비어있습니다

몇 해 전 때 늦은 융단 헤치며

그랜드 케년으로 떠났던 동행 길에

어둠 내려 앉아 볼 수 없어 “나 다시 돌아오리라”

빗물 타고 비어있던 하늘 공간 채우고 있습니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지구에서

한 번의 헤어짐으로 듣고 읽는 세월이

온통 슬픈 곡조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셀 수 없을 만큼 쌓인 목소리 그리워

버릇처럼 수화기를 들었다 놓은 계절이 바뀌고 있습니다

강릉 가는 길 산 바다 호수

당신이 있어 즐거웠던 조각시간은

이슬로 꽃눈 되어 돌아옵니다

바람이 불면 애써 당신 목소리를 기억하려 합니다

반쪽 기운 달을 보면 한편의 시로 가득 채워

당신의 꿈을 이어 노래하려 합니다

아침에 뜨는 햇살의 무게만큼

당신의 그림자 비어있는 틈새까지

그늘 되어 한 그루 나무 숲 일기를 시작합니다

지금 생각하니

사라지는 것은 끝이 아니라는

약속을 믿어야 할 이유로 하루하루 지우며,

오늘도 붉은 노을 기울고 있습니다

내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리라

백승철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ORU에서 박사학위, 캘리포니아 브레아(Brea)에 위치한 <사모하는교회 Epipodo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회자이며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에피포도예술과문학(Epipodo Art & Literature)의 대표이다. 다양한 장르의 출판된 저서로 25권 외, 다수가 있다. 에피포도(Epipodo)는 헬라어로 “사랑하다. 사모하다. 그리워하다”의 뜻이다.

www.epipod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