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3장 육신의 문제와 통증 (14) > 묵상/기도 | KCM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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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3장 육신의 문제와 통증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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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실수할까?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까에 마음이 팔리면 또 다시 공황장애에 시달리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심중을 보시며 어떠한 실수도 이해하시고 너그럽게 품어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집중하고 감사하면 참 자유 안에서 안식할 수 있다. 그러면 고유한 나의 모습이 나타나고 몸과 마음 그리고 영까지 치유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감당하기 벅찬 환경이나 사건은 공황장애를 일으킨다. 현실에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마치 일어나고 있는 듯 두려워하는 감정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공황장애를 ‘믿음’의 문제로 본다. 트라우마로 오는 경우에는 해석할 수 없는 사건의 기억이 잠재의식 깊은 곳에 숨어 있거나, 반대로 오로지 그것에만 마음이 사로잡혀 또 예측 불가능한 것들이 곧 일어날 듯 예상하기에 두려움이 오면 순식간에 조절 불가 상태가 된다. 


    극복하고자 하는 강박증, 피해야겠다는 절박감, 잘해야겠다는 압박감, 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 등에 생각을 몰입하면 할수록 교감신경이 더 고조되어 경직 상태로 치닫게 되며 더 이상의 조절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것은 ‘무기력이 학습된’(learned helplessness) 경지에까지 간다. 그 무력감은 자살 충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공황장애는 의지만으로는 조절이 힘든 병이다. 


    약물과 인지행동 치료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의지만으로는 조절이 힘든, 병든 마음 그대로 하나님께 나아와 주님 중심으로 살고자 결단하고 의지할 때 아주 깊은 내면에서부터 치유가 일어난다. ‘행함’이라는 결과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자유로이 기대어 조건 없이 받아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몰입하면 공황장애에서 놓여난다. 하나님의 조건없는 사랑 안에서 쉬는 법을 배우게 되면 부교감신경이 활발해진다. 그것은 마치 부모의 무릎에 누워 편안히 잠든 어린아이의 상태와 같으며, 불안에 떠는 공황상태와는 완연히 대조를 이룬다.


    패시비티(영적 소극성) 

    패시비티(passivity)는 극단적으로 소극(수동)적인 마음가짐이며, 영혼의 밤에 통증을 느낄 때 쉽게 취하는 행동이다. 어떤 금속이 외부 환경에 노출되면 엷은 피막을 형성해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현상을 ‘패시비티’라고 부른다. 극심한 자기 보호의 강구책이다. 이때 그 피막의 두께는 마이크론 단위보다 더 얇으며, 귀금속일수록 피막은 엷고 외부 환경에 더 잘 버틴다. 박테리아도 환경이 맞지 않으면 스스로를 보호하는 피막을 형성해서 포자를 만들어 긴 동면에 들어가 버리는데, 이는 통증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육신과 유사하다. 패시비티는 무의식적으로나 의식적으로 감각을 차단하여 숨는 극한의 처절한 육신적 행동이다.


    패시비티는 과잉보호나 지나친 강압적 분위기 또는 조종받는 환경에서 성장한 경우 형성된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부모가 아이를 대신해 모든 것을 결정해 주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잃어버려 환경 등의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자신감과 정체성이 결여된다.


    패시비티는 ‘자기 보호 육신’이다. 스스로 떨치고 나아가야 할 때 기다리고만 있으면 수동적인 틀 속에 갇혀 숨게 되고 현실을 무시하게 된다. 미성숙하고 분별력 없는 신앙인이 패시비티를 십자가로 오해할 때 잘못된 지도자를 만나면 영적 폭행을 당하고 종교 중독에 빠지게 된다. 패시비티를 십자가에 못박히는 순종으로 오해할 경우 문제가 된다. 


    감당하기 힘든 일을 억지로 하거나, 대면하기 어려운 사람을 수용하거나 힘든 사건을 무조건 극기하는 것으로 오해하면 패시비티에 빠지기 쉽다. 또 광야를 훈련받는 곳으로 오해하면 깊은 무기력과 우울증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광야는 신앙인이 거할 처소가 아니고 훈련을 받는 곳도 아니고 오직 육신을 발견해서 십자가에 죽게 하는 것 외 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다음은 아내가 경험한 영적 패시비티에 대한 고백이다.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생활하며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나는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차 있었다. 어느 날 가끔 출석하던 한인 교회에서 부흥회가 열렸다. 부흥 강사님의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 비유’를 듣는 중에 나 자신이 잎만 무성하고 열매는 없는 무화과나무와 같음을 깨닫고 처음으로 텅 빈 내면 세계를 보게 되었다. 자신의 한계를 보자 예수님에 대해서 더 깊이 알고 싶었다.


    문득 얼마 전 자신의 인생을 주님께 헌신했다며 전단지를 전해주시던 초로의 백인 신사가 생각났다. 그분의 뒷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노력하기보다 예수님께 도피하는 것을 진리의 삶으로 착각하는 것이 불쌍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그분을 만나 직접 대화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 신사분이 마침 나를 향해 다가오시는 게 아닌가? 나는 전율했고, 반갑게 그분을 맞이하며 나의 신앙 결심을 말씀드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분은 다음 주에 책 꾸러미를 들 고 다시 나를 찾아오셨다. 그는 오하이오 주 극동방송 책임을 맡고 계신 빌 바우어즈씨였다. 김장환 목사님이 왜 자기에게 한국 책 한 꾸러미를 부쳤는지 이유를 몰랐는데, 마침 내가 생각이 나서 가져왔다고 했다. <계속>



    성경적 상담 세미나 문의: isaya50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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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진 교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  

    1981년 오하이오주립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2011년 정년 후 해외 직장생활을 접고 36년 만에 한국으로 귀국.

    삼성물산 고문을 지냈으며,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산학협력교수,

    현재는 한동대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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