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3장 육신의 문제와 통증 (7) > 묵상/기도 | KCMUSA

[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3장 육신의 문제와 통증 (7) > 묵상/기도

본문 바로가기

  • 묵상/기도

    홈 > 목회 > 묵상/기도

    [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3장 육신의 문제와 통증 (7)

    페이지 정보

    본문

    초혜씨의 고집스럽던 남편이 마침내 교회 출석을 하고 믿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초혜씨는 목사님과 목장 식구에 대해 감사함이 넘친다. 음주 가무와 외도로 허송세월을 보내던 남편이 적극적으로 목장 모임에 참석하고부터 가정 분위기 또한 달라졌다. 아비의 불편한 행동으로 방황하던 중학생 딸도 청소년 모임에서 간증을 하고, 소극적이던 성격 또한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초혜씨에게 이 교회는 그녀의 삶 전반을 만족시키는 장소가 되었고, 그녀의 판단 기준은 이제 이 교회 출석 여부에 달렸다. 목장이 삶의 중심으로 옮겨졌고, 교회가 이 가정의 중심축이 되었다. 그녀는 휴가가는 일조차 민망해하고 이사를 간다거나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다. 교회를 떠나면 불안하고 자신의 신앙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아서다.


    한국 개신교가 정점을 찍었던 1994년 강남의 한 주부로 살아가던 초혜씨는 20여 년이 흐르고 난 후에 존경하던 목사님의 소천과 후임 목사의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심히 마음고생을 했다. 남편 또한 열심인 태도에 변화가 찾아와 교회에 대한 비판에 열을 올렸으며, 아직 미혼인 딸은 혼인 문제로 방황을 한다.


    그녀는 전형적인 한국 복음주의 신자다. 삶의 중심이 주님보다는 교회에 맞춰지고, 거룩함보다는 전도나 부흥이 믿음의 표상으로 자리 잡았던 지난날, 한국 개신교의 부침(浮沈)을 초혜씨의 삶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곧 종속의존 육신의 활동이다. 주님을 의지해야 하는 자리에 교회가 있고 하나님 한분만으로 자유를 누리기보다는 눈에 띄는 교회 사역과 훈련 프로그램에 자신을 맡긴 경우다. 교회의 지체는 독립적이지만 서로간의 유대를 형성하는 공동체로서 독립적-협력적 관계를 지켜 가야 마땅한데 이를 종속의존 육신이 대신한 경우다. 


    교회 공동체 내에도 종속의존성이 작용한다. 신앙생활을 시작하면 인간관계 범위가 넓어지면서 차츰 공동체의 필요성을 느낀다. 교회가 유기적 공동체가 되면 신뢰 관계 안에서 죄를 오픈할 수 있고,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그 죄를 지적할 때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에 있어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한다. 신자가 독립적이면서 교회 공동체를 통해 건강한 믿음의 성장을 경험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공동체를 의존하면 종속의존적인 육신이 뿌리를 내린다. 


    공동체가 아무리 경건한 의도로 시작해도, 특히 인도자가 성령님의 인도하심과 지적에 민감하지 않으면 종속의존적인 육신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은 시간문제다. 공동체가 역동적일수록 이 육신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공동체가 종속의존적인 육신에 의해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개개인에게 영혼의 밤이 찾아오고, 이 영혼의 밤은 영적 폭행, 종교 중독 그리고 영적 소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종속의존적 육신으로 인한 교회 내의 갈등은 너무나 흔한 사례다. 


    감정적 근친상간(emotional incest) 

    한편 종속의존 육신 가운데 ‘감정적인 근친상간’(emotional incest)이 있다. 이는 감정적 폭행이다. 부적절한 성적관계가 아니라 부적절한 감정적 관계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는 부부관계에서만 일어나야 하는 감정적인 관계가 자식과 형성된 경우다. 독자에게는 이 단어가 불편할 것이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적인 필요를 배우자보다는 자식과의 교감에서 찾을 때다. 미성숙한 자식이 감정적으로 부모를 위로하거나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부모와 자식의 위치가 뒤바뀐 것을 뜻한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정성이 집중되는 취약점을 비집고 들어온 것이 자녀와의 비정상적인 관계 형성이다. 한국에서는 모자지간, 미국에서는 부녀간 관계가 그러하다. 역할이 뒤바뀌게 되면 아이는 조숙해지고 자신의 필요보다는 부모의 필요에 민감해지고 자신의 정체성을 세울 기회를 잃게 된다. 어른이 되어도 자신의 필요에는 둔감하고 남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주님을 의지하고 위로 받기보다는 주님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가지며 좀처럼 쉬지 못한다. 부모와 아이의 경계(境界)가 무너진 경우다. 


    이 육신은 자녀가 결혼을 하면 본격적으로 며느리나 사위와의 갈등으로 이어진다. 부모는 자식을 상실하는 듯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고, 자녀는 부모를 버리는 듯한 죄책감에 사로잡히고, 며느리나 사위는 버림받는 듯한 느낌으로 분노와 우울증에 사로잡히게 된다. <계속>


    성경적 상담 세미나 문의: isaya5011@gmail.com 


    77f2e14d0d839aa6a79793b6332aba5b_1615324442_7411.jpg

    최호진 교수 


    약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 

    1981년 오하이오주립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2011년 정년 후 해외 직장생활을 접고 36년 만에 한국으로 귀국.

    삼성물산 고문을 지냈으며,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산학협력교수,

    현재는 한동대 교수이다.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