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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정희의 기도시] 큰 바람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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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바람 뒤에 / 석정희



    밤새 바람이 불었다

    초겨울 나뭇가지들이

    흑백영화의 영상처럼 앙상하다

    실핏줄처럼 뻗었던 전기가 끊겨

    온 천지가 멍들어버린 새벽

    아직 개이지 않은 바람의 끝자락

    앞 언덕 학교의 깃발에 나풀거리고 있다

    얼마나 많은 상채기를 남기고 갔을까

    끊긴 전기 모든 소식들 물고 있는 사이

    날이 밝고도 마음은 밝아지지 않은채

    어제의 어둠 속에 묻혀 있다

    바람 가고 난 자리에 쓸쓸하게 엎디어 있는

    풀들 사이로 어린 다람쥐 생존을 확인하듯

    사시나무 가지 사이로 숨는다

    바람 할퀴며 남긴 누더기 정리하는 아침

    겨우 살아난 전기에 실려오는 뉴스

    더 큰 바람 온다는 소식에

    창문에 못질하며 별은 볼 수 있겠지 하다

    가로등이나마 살아 있기를 생각한다

    바람이 어둠 거두어 가기만을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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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정희 시인


    약력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 등단, 한국문협,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재미시협부회장,편집국장,미주문협편집국장 역임,

    (한국신춘문예협회 중앙회 이사, 미국LA 본부장,

    계간'한국신춘문예'현)심사위원 등 대한민국장인,

    대한민국문학대상,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본상,독도문화제 문학대상,

    유관순문학대상, 탐미문학본상, 에피포도본상 외,

    Alongside of the Passing Time 영시집 5인 공저

    Sound Behind Murmuring Water영시집 4인공저

    시집<문 앞에서>In Front of The Door한영

    < 나 그리고 너 > 가곡집 < 사랑 나그네 >

    < 강 >The River 영문<엄마 되어 엄마에게>

    <아버지집은 따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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