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칠 수밖에 없었던 천종호 판사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 KCMUSA

'호통’칠 수밖에 없었던 천종호 판사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본문 바로가기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홈 > 뉴스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호통’칠 수밖에 없었던 천종호 판사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국기독신문| 작성일2020-09-11 | 조회조회수 : 3,881회

    본문

    “그룹홈 사역, 기독교인 아니면 못해낸다”



    ‘호통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장로는 우리나라 사법 사상 최장기간 소년재판을 맡은 판사이다. 8년간 12,000여 명의 소년범들을 재판했다. 8년간의 재판 기록이 사무실 한켠에 자리잡고 있듯이 그간 만난 소년범들이 천 장로의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처음엔 큰 뜻 없이 시작하게 된 소년재판이 그의 인생을 바꿨고, 그를 만난 소년범들의 인생을 바꾸기 시작했다.

    730dc5fa8859cbade6d2d168beda805a_1599864271_7613.jpg
    천종호 판사


    부산 서구 아미동 까치고개에서 자란 천종호 판사는 7형제로 부모님까지 9명의 식구였다. 단칸방에서 9가족이 살만큼 가난하게 자랐고, 고등학교 때는 돈이 없어 수학여행도 가지 못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동네에서 놀던 친구들을 따라 교회에 출석하게 됐다. 주일 오전만 되면 같이 놀던 친구들이 안보여 친구들을 따라 아미동교회(현 아름다운교회)에 가게 됐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민하던 중 원서접수 마지막 날 우연히 거리에서 친구를 만났는데, 평소 친하지도 않던 친구가 대학 접수를 묻더니 고민하던 천 판사를 대신해 부산대 법대에 원서를 접수했다.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대학에 진학하게 됐고 7번 낙방 후 8번째에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판사 임관은 성적순으로 하는데, 연수원 26기였던 그의 성적은 50대 등수였다. 한해 선배였던 25기의 경우 40명까지 판사임관이 됐으나, 26기부터 예비판사제가 도입돼 75명이 판사로 임명돼 천 판사 역시 판사로 임명 받았다.

    천종호 판사는 가난한 그의 가정환경에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 7형제들 중 혼자 대학을 나왔기에 판사생활도 오래할 생각이 없었다. 20년 정도 판사 근무 후 변호사로 개업해 가족들을 도와야겠다는 계획이었다.

    부산고등법원에서 3년 근무 후 보통의 인사발령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으로 가야 하는데 창원지방법원으로 가게 되면서부터 그의 인생이 바뀌게 됐다. 천 판사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섭리였다”고 고백한다. 창원지방법원에서 소년재판을 담당하게 됐는데, 일반 사건과 달리 소년재판은 판결문 쓰는 노력이 덜해 시작하게 됐다. 변호사를 계획하는 이들은 소위 영업에 도움 되지 않는 소년재판을 선호하지 않는다. 전국 판사 3천여 명중 소년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는 30명도 안된다.

    소년재판을 경험해보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건이 많아 평균 하루 6시간 동안 100명을 재판하는데, 1명에게 할애되는 시간이 평균 3분이다. 이것조차 인적사항 묻고 사건 경위 묻고 나면 벌써 2분이 지나가고 1분간 판결을 내려야 한다. 천 판사는 “아이들이 3분 만에 재판을 받고 돌아가면 법정에 대한 경각심을 못 가질 것 같아서 호통을 치게 됐다”고 말했다. 다시는 법정에 서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아이들에게 호통을 쳤고, 부모들에게 호통을 쳐야 했다.

    천 판사의 호통 치는 재판의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이후 ‘호통판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그러나 거칠어 보이는 모습과 달리 내면에는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기에 이해하는 인생 선배로서의 안타까움이다.

    천 판사의 중학교 동창이 부산 폭력조직인 칠성파에 가담해 현재 목포교도소에 무기징역수로 복역 중이다. 천 판사는 “그 친구가 제게 편지를 줬는데 자신을 본보기로 알려달라고 했다. 어둠을 동경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바른 선택을 하며 후회하는 일 없도록 도와달라는 그 친구의 편지를 보면서 더욱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친구와 제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큰 차이는 없지만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했느냐일 것이다. 부디 청소년들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소년재판에 1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3분 밖에 없다. 천 판사는 “어른 재판이었다면 변호권 침해다, 인권 침해다고 했을 일이다. 일본처럼 1시간이면 아이들도, 가족들도, 선생님도, 판사도 충분히 말할 수 있지만 3분은 그런 말을 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소년재판을 빗대어 ‘자동판매기 재판’이라고 한다”면서 “아이들이 와서 무엇을 느끼겠나? 아이들 사이에 재판장에 섰을 때의 노하우가 전해지고 있다. 아이들의 표현대로 재판을 껌이라고 말한다”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소년원이 전국 10개 있다. 사회에서는 소년재판에 엄벌을 처해 재비행을 막아달라고 하지만 이들을 수용할 소년원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많을 때는 한방에 20명이 잔 적도 있다. 간식도 없이 3끼 식사를 제공하는데 2018년 기준 1끼 식사비가 1,750원이다. 한창 크고 많이 먹을 때인 청소년 시기를 감안하면 부족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누구도 관심 갖지 않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교회에서 소년원에 관심을 갖고 사역으로 돕고 있는 것을 안다. 더 많은 교회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특히 소년원 이전인 재판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가 고파서 빵을 훔치고 돈이 없어서 담배를 훔친 아이들의 재비행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누구보다 엄격한 처벌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진 천종호 판사는 엄격한 처벌만큼 재비행을 막는데 누구보다도 노력했다. 보호 소년 축구단을 운영하고 사법형 그룹홈을 설립하는 등 다시 그의 법정에서 보지 않길 바라며 앞서 노력하고 있다.

    이혼가정에서 자란 여학생이 할아버지, 아버지, 오빠와 단칸방에 살다가 같이 잘 수 없어 중1 때 가출했고 중2때 성매매 등으로 몸과 영혼이 망가져 법정에 오게 됐다. 천 판사는 “그 여학생에게 성매매 초범이니 재범하지 말라 교육하고 돌려보내면 다시 안하겠는가? 여학생에겐 자신이 머물 방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안가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목사님, 장로님, 성도님들께서 이 사역의 필요성에 공감해주시고 동참해주셔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케어해 주신다. 이 일은 기독교인이 아니면 못해낸다. 결코 쉽지 않지만 동참해주시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인권 문제로 성공형 사례를 보여줄 수가 없어 제가 언론에 나간다. 많은 분들이 판사가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것에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지만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의 재비행을 막고 이 일에 사회가, 교회가 관심가져 주시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종호 판사는 지난 5월 ‘2020년 제98회 어린이날 옥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저서는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호통판사 천종호의 변명>에 이어 지난 5월 <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을 출간했다. 앞서 발간한 일반서적 3권의 수익금 전액은 비행 청소년 선도를 위해 사용했다.

    최근 출간한 <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은 기독교서적으로,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하며 노력했다. 천 판사는 “사람이 평등하다고 생각하면 같은 처벌을 해야하지만 형법 상해죄에 따르면 존속이기에 가중처벌을 한다. 왜 그랬을까? 공동체의 가치 선이 들어있기 때문”이라면서 “선을 논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기독교인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사회, 공동선을 회복하는 사회는 선의 영역이 정의와 법과 올바른 관계를 맺을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730dc5fa8859cbade6d2d168beda805a_1599864297_322.jpg
    신간 <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513건 241 페이지
    • [총회 주요 쟁점]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목소리 높아
      CBS노컷뉴스 | 2020-09-17
      통합과 합동 주도해 목소리 높여..대부분 교단 반대 입장 밝힐 듯 한국교회총연합은 지난 6월과 8월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기도회를 열었다. [앵커] 각 교단 총회를 앞두고 쟁점 헌의안을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올해는 그 어떤 해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 다음 주 교단 총회, 전광훈 '이단' 선긋기 나설까
      CBS노컷뉴스 | 2020-09-17
      21일 예장 합동, '전광훈 이단성', '한기총 이단옹호' 조사 결과 발표 21일 예장 통합, '전광훈 이단성' 1년 더 연구 가닥 22일 예장 고신, '전광훈 이단옹호자' '한기총 이단옹호단체' 결론 22일 예장 합신, '전광훈과 한기총 이단(옹호단체) 규정'…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한교총 예방
      뉴스파워 | 2020-09-17
      "코로나 시대에 생명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신데 대해 감사한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대표가 17일 오후 신임 인사차 한교총을 예방해 김태영 대표회장 등과 환담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기총을 예방했다. © 뉴스파워 이 자리에서 이…
    • CTS TV, 수해피해 미자립교회 47개 교회에 3억 8천만원 전달
      뉴스파워 | 2020-09-16
      CTS 7000미라클 통해 모아진 헌금 철원감리교회 등에 전달 CTS기독교TV(회장 감경철, 이하 CTS)는 올여름,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전국 미자립교회들을 섬기기 위해 을 한 달간 방송했다. ▲ CTS기독교TV(회장 감…
    • 코로나19로 힘겨운 교회 지원 방안 머리 맞댄다
      국민일보 | 2020-09-16
      미리보는 교단 총회 <3> 예장백석 정영근 예장백석 부총회장(왼쪽)이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총회회관에서 열린 공천위원회에서 TV 화면을 보며 화상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총회장 장종현 목사)은 오는 22일…
    • “성경 예언 이루기 위해 구치소에…” 옥중서신으로 신천지 내부 단속
      국민일보 | 2020-09-16
      이만희 교주, 신도들에 ‘사랑하고 단결하자’ 편지 신천지 전국 대학부장으로 활동한 박수진씨(왼쪽)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교주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3월 신도들의 외부활동은 통제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신천지 설립 37주년을 기념해 벚꽃 구경을…
    • “조폭·무속인·루저였던 내가… 이렇게 부활의 주님을 고백합니다”
      국민일보 | 2020-09-16
       춘천 한마음교회 베스트셀러 간증집 주인공 3인의 삶과 믿음 간증집 ‘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의 주인공 문성주 김여은 성도, 김성로 목사, 유동부 성도(왼쪽부터)가 지난 11일 강원도 춘천 한마음교회 목양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후 책을 들고 밝게 웃고 있다. 춘천…
    • 성도의 삶이란… 교회에서 태어나 살다가 천국 가는 것
      국민일보 | 2020-09-16
      [이강우 목사의 코로나19는 교회혁신의 기회다] <20·끝> 권수연 서울 좋은나무교회 사모(왼쪽)가 2018년 10월 주말캠프 소속 어린이들과 함께 지리산 노고단을 등반하다가 만난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좋은나무교회는 미래 지도자를 키…
    • 기독 대학생 3명 중 1명, “코로나 이후 신앙생활 위축”
      아이굿뉴스 | 2020-09-16
      청년 영적 허약체질 드러나…교회서 말씀·기도 생활 강조해야코로나 정국 기독교 신뢰도는 ‘바닥’, 선교단체엔 긍정적 평가 기독 대학생 3명 중 1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앙생활이 위축됐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울증과 무기력감을 …
    • [기감] 서울중앙지법에 직무대행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제기
      당당뉴스 | 2020-09-16
      불법적 선거개입, 업무상 횡령을 주요 이유로 들어 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요청이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됐다. 채권자 김교석 외 2명이 16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서에 의하면 채무자 직무대행의 직무를 정지해야할…
    • ‘CCC 변혁한국기도운동’, ‘40일 간 사랑전도운동’ 추진
      뉴스파워 | 2020-09-16
      오는 11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지역교회들 동참 요청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대표 박성민 목사) ‘변혁한국기도운동’(팀장 손세만 목사)은 오는 11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 ‘40일간 사랑전도운동’을 추진한다. ▲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대표…
    • 차별화된 감동교육 … 맞춤형 변혁 추진
      한국성결신문 | 2020-09-16
      취임 1주년 맞은 황덕형 총장 인터뷰 서울신학대학교 제19대 황덕형 총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가장 힘든 시기에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았지만 황 총장은 오히려 “변화와 혁신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9월 11일 1년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과…
    • 서울신대글로벌사중복음연, 제7회 국제학술제
      한국성결신문 | 2020-09-16
      사중복음과 성결-오순절 운동 주제 코로나19로 첫 비대면 영상강의로 최근 교단 내에서 성결교회의 신앙적 뿌리와 신학적 정체성을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처음 가졌던 신앙의 본질과 열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총회에서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서 연구에 나…
    • 실천신대 신임 총장에 이정익 목사 선출
      한국성결신문 | 2020-09-16
      설립과정부터 참여 이사로 활동…2024년 9월까지 4년 임기 이정익 목사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이하 실천신대) 신임 총장에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가 선출되었다. 실천신대 법인 이사회는 지난 16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제6대 총장에 CBS와 서울신대 …
    • 코로나 극복 ‘100일 정오 기도’ 선포
      한국성결신문 | 2020-09-16
      9월 21일~12월 29일 매일 정오 비대면 온라인 기도회로 진행 임원회, 모든 성결인 참여 독려 “지금은 기도할 때입니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어려운 이때 각자의 처소에서 무릎꿇고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과 자비를 간구해야 합니다. 기도밖에 살 길이 없습니다…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