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릴 맞거나 머슴처럼 섬기겠다는 쇼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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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청년들 한국교회 현실 개탄… 전광훈 목사 등 극우 세력과 결별 촉구
(사진: 한국일보)
“회초리를 맞거나, 지게를 지고 나와서 머슴처럼 섬기겠다는 쇼 말고, 평양대부흥 100주년 회개 집회 같은 그런 일회용 퍼포먼스 말고, ‘개교회 중심주의’와 ‘중년•남성•목사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혁하자”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를 비롯해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 전국연합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청년회 전국연합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청년회 전국연합회, 기독교한국루터회 청년회 등은 기독청년호소문에서 이 같이 밝히고, 작금의 한국교회의 현실을 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우리는 존망(存亡)의 기로에 서있다’는 제목의 호소문을 통해 △전광훈 같은 극우 개신교 세력과 결별하라 △성급한 선 긋기를 멈추고, 이들을 만들어낸 원죄가 한국교회에 있음을 인정하라 △급한 불 끄는 식의 반성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라 △소수의 권력 집단이 교회와 교단의 의사결정 구조를 독점하게 하지 말고, 다양한 세대와 성별의 성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호소는 생존을 위한 호소가 아니다. 또 두려워서 외치는 호소도 아니”라면서, “우리의 호소는 훼손당한 채 전시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바라보며 터지는 비명”이라고 외쳤다.
덧붙여 “우리의 호소는 예수를 닮고자 몸부림쳤던 앞선 신앙인들의 역사가 부정당하는 것을 바라보며 흐느끼는 절박한 울음”이라며, “한국교회는 기독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으라. 이 호소에 응답하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우선 전광훈 목사와 관련해서 “세상 모든 사람이 한국교회의 현실을 보았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주범들, 광복절 집회를 강행하고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을 퍼뜨리며 순교를 각오한 채 검사를 거부하는 그 사람들”이라며, “모두가 보았다. 덕분에 이제 ‘개신교인’이라는 이름 자체가 비난을 받을 이유가 되었다”고 탄식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교회를 향해서도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사실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그들의 몰상식함을 비웃으며 무시했던 우리의 잘못”이라며, “그들이 차곡차곡 힘을 모으고 세력 키우는 것을 지켜만 보았던 우리 잘못, 그들이 끈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동안 ‘우리는 다르다’며 선을 그었던 한국교회 모두의 잘못”이라고 일침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다르다’라는 비겁한 구호를 당장 멈추고, ‘교회가 죄송합니다’란 성급한 불끄기도 집어치우자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정말 죄송하다면 ‘전광훈과 극우기독교 세력’을 만들어낸 묵은 땅을 갈아엎자”면서, “ 사실 한국교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위기였다. 개교회 중심주의와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가 쌓아온 불안 요소들 위로 코로나19라는 방아쇠가 당겨졌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교회, 내 성도’만 생각하게 하는 개교회 중심주의는 ‘내 성공, 내 구원’만 생각하는 신앙인을 양산했고, 덕분에 교회는 사회적 책임과는 거리가 먼 이기적인 집단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수의 집단이 독점한 의사결정 구조는 교회와 교단의 부패와 고착화를 낳았으며, 이는 각종 성추행과 세습 같은 도덕적 타락을 걸러내지 못하는 비상식적 시스템으로 전락했다고 판단했다.
끝으로 이들은 “우리는 존망(存亡)의 기로에 서있다. 교회가 한국사회의 도마 위에 오른 지금,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며, “이대로 외면 받으며 도태된 채 사그라질 것인지, 아니면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롭게 시작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종환 기자 | yjh44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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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한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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