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 소리 줄어든 시대에 ‘9월의 크리스마스 선물’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 KCMUSA

캐럴 소리 줄어든 시대에 ‘9월의 크리스마스 선물’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본문 바로가기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홈 > 뉴스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캐럴 소리 줄어든 시대에 ‘9월의 크리스마스 선물’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09-04 | 조회조회수 : 3,710회

    본문

    한국 재즈 1세대 트럼펫 거장과 젊은 친구들



    fe2615f1eed1e9114737e4bb3685ec0a_1599242296_6346.jpg
    최선배 원로장로가 지난달 4일 경기도 김포의 한 스튜디오에서 캐럴 미니앨범 녹음을 위해 트럼펫을 불고 있다. 예장문화법인 허브 제공


    언제부터인가 연말 거리에서 크리스마스캐럴을 듣기 어려워졌다. 저작권 강화 탓에 카페는 물론 교회 안에서조차 캐럴 음원 사용에 제약을 받는다. 보다 못한 교계 문화사역 단체와 한국 대표 재즈 뮤지션들이 찬송가를 재즈로 편곡한 미니 앨범을 준비 중이다. 찬송가 편곡 캐럴 음원을 무상 공개해 원하는 사람 누구나 쉽고 편하게 캐럴을 감상하도록 도우려는 의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되면서 위축된 문화·예술계에서 보기 드문 프로젝트다.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의 예술 공간 반쥴(BANJUL)에서 한국 재즈 1세대 트럼펫 주자인 최선배(77·은평감리교회) 원로장로를 만났다. 최 장로는 강화도 출신이다. 120년 역사의 강화중앙감리교회에서 모태신앙으로 믿음 생활을 시작했다. 6·25전쟁 이후 주한미군이 주둔하며 한국에 AFKN 라디오가 송출됐고, 재즈 올드팝 라틴음악 등 이전엔 듣지 못하던 음악이 소개됐다.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며 성장한 교회 소년은 금관악기를 다루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1961년 해병대 군악대에 자원입대한다.

    “해병대 사병으로는 118기, 군악대는 5기입니다. 한 부흥회에서 미국인 선교사가 불던 금관악기를 처음 접하고는 ‘천사의 나팔소리구나’라고 생각했죠. 입대 후 새벽 4시면 일어나 부대 뒤편 야산에 가서 입술이 터져 피가 날 정도로 트럼펫을 연습했습니다. 제대 후엔 가난 때문에 서독 광부 모집에 응할까 했다가 해병대 선배들 요청으로 미8군에서 ‘루비’라는 이름의 악단으로 연주를 시작합니다. 50년 넘게 트럼펫 연주를 직업으로 이어온 계기입니다.”

    최 장로는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유명하다. 80년대부터 재즈 팬덤이 두터운 일본을 오가며 즉흥 연주 중심의 프리재즈 공연을 해왔다. 오른손 손가락 골절이란 좌절을 딛고 왼손으로 다시 운지법을 익혀 트럼펫 연주를 이어왔다. 교회의 요청이 있으면 찾아가 서정적이고 단아하면서도 영성이 깃든 연주를 선보였다.

    평생 술과 담배를 멀리한 최 장로는 지금도 연습실로 출근해 하루 3~4시간 연습을 한다. 심폐지구력 단련을 위해 단전호흡과 걷기 운동도 계속한다. 최 장로는 “연주는 다른 기술과 달리 자격증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어제 잘되다가도 오늘 잘 안 되면 그만”이라며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꾸준히 연습하는 것 외엔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 공개될 찬송가 편곡 캐럴 앨범의 제목은 ‘Jazz Hymns for Christmas’다. 영어 제목으로 정했는데, 우리말로 옮긴다면 ‘크리스마스를 위한 재즈 찬송가’란 의미다. 트럼펫 피아노 콘트라베이스가 참여하는 트리오 버전이다. 최 장로는 찬송가 123장 ‘저 들 밖에 한밤중에’와 125장 ‘천사들의 노래가’에서 트럼펫을 연주했고, 109장 ‘고요한 밤 거룩한 밤’에선 하모니카도 선보였다. 최 장로는 “저작권 문제로 캐럴을 연주할 기회 역시 줄어들어 아쉬웠던 차에 캐럴 공유라는 제안이 와서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해보자고 답했다”고 말했다.

    fe2615f1eed1e9114737e4bb3685ec0a_1599242308_9534.jpg
    구교진 콘트라베이시스트, 민세정 재즈 피아니스트(사진 왼쪽부터). 예장문화법인 허브 제공


    이번 앨범엔 재즈피아니스트 민세정씨가 편곡에 참여했고 피아노도 직접 연주했다. 민씨는 찬송가 114장 ‘그 어린 주 예수’를 피아노 솔로로 들려준다. 찬송가 115장 ‘기쁘다 구주 오셨네’는 콘트라베이스 위주로 편곡돼 구교진씨가 연주했다.

    민씨는 “한국 재즈 1세대인 최 선생님과 40년 나이 차를 넘어 음반 작업을 하며 격의 없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이어 “부드럽고 겸손한 모습 때문에 선생님을 따르는 제자들이 많아 커뮤니티가 생겨날 정도”라고 소개했다.

    옆에 있던 최 장로는 “하나님께서 제게 좋은 사람을 많이 보내 주셔서 즐겁게 연주할 수 있는 복을 주셨다”면서 “할아버지와 손자 세대가 나이를 뛰어넘어 함께 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음악이 바로 재즈”라고 말했다.

    fe2615f1eed1e9114737e4bb3685ec0a_1599242342_418.jpg
    앨범 작업에 함께한 예장문화법인 허브 관계자와 재즈 뮤지션들.


    캐럴 앨범 음원 무상 공개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문화법인(이사장 손신철 목사)의 기획에서 출발했다. 구체적으로는 총회 문화법인의 문화체육관광부 등록 예장문화법인 허브(사무국장 손은희 목사)의 주관으로 앨범이 제작됐다. 코로나19로 그동안 준비했던 공연이 어려워지자 재빨리 음원 공개용 앨범 제작을 떠올려 보다 많은 교회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사역을 전환한 것이다.

    문화법인 박현철 목사는 “찬송가의 경우는 사후 70년 저작권이 끝났고, 원곡을 새롭게 편곡했기에 이 부분은 사용료를 내지 않지만, 찬송가 한글 제목을 이용할 경우는 별도의 사용료를 내야 해서 문화법인이 비용을 감당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이들 모두와 음원을 나누고 싶다는 기획 의도에 재즈 뮤지션들도 흔쾌히 동참해 주셨다”면서 “유튜브 음원 공개와 더불어 비매품 CD도 제작해 교회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법인은 내년 사순절에도 한국교회와 공유할 수 있는 두 번째 음악 앨범을 낼 계획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520건 250 페이지
    • 전광훈 목사 보석 취소..140일 만에 재수감
      CBS노컷뉴스 | 2020-09-07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한 전광훈 목사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변호인단, 8·15집회 비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7일 법원의 보석 취소 결정으로 서울구치소에 재수감…
    • 코로나19 확산 감소세..일부교회 대면예배
      CBS노컷뉴스 | 2020-09-07
      "거리두기 동참효과..확산세 꺾였지만 방심 안돼"서울 21개 교회(0.8%), 부산 17개 교회(0.9%), 대구 59개 교회(3.6%) 대면예배 강행한국교회 주요교단, 정기총회 연기·축소·온라인 개최 예정 [앵커]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닷새 연속 1…
    • 한동대, 제34회 인촌상 수상기관에 선정 “실력 있는 기독교 대학 모델 제시”
      국민일보 | 2020-09-06
      자유학기제 도입 등 고등교육계 혁신 이끌어 한동대는 최근 ‘제34회 인촌상’ 수상기관으로 선정됐다. 한동대 본관에는 ‘하나님의 대학 한동대’(Handong- God’s University)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한동대가 ‘제34회 인촌상’ 수상기관에 선정됐…
    • SNS 대화방에 떠도는 ‘코로나 음모론’ 주의보
      국민일보 | 2020-09-06
      교회 도용한 괴문서, 정부 비판 동영상 교인 SNS 대화방 통해 번져나가 “코로나19가 교회와 국민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정부와 여론이 교회를 감염 위험지로 낙인찍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괴문서(위 사진). 아래 사진은 정부가 문재인 정…
    • 우리는 모두 작은 ‘태아’에서 시작됐다
      국민일보 | 2020-09-05
      5일 온라인서 제9회 생명대행진 열려 생명운동가들 “사회적 ·경제적 이유로 낙태 선택하지 않도록 제도 보완해야” 주장 '2016 생명대행진' 모습. 프로라이프연합회 제공  “정부가 주장하는 생명 존중과 인권 최우선의 가치를 낙태법 개정안에서도 반드시 일관성…
    • [기감] 복귀 합의 헌신짝 취급한 박계화 선관위원장
      KMC뉴스 | 2020-09-05
      선거무효에 따른 구상권 - 위원들 겁박으로 비쳐! 박계화 선관위원장(사진: KMC뉴스) 제33회 선거관리위원회는 8월 26일 박계화 위원장의 사퇴, 8월 28일 긴급임시전체회의 개최, 이날 박계화 위원장 불인임안 결의, 직무대행 선출, 중부연회, 서울연회 은평동…
    • 코로나19 대전 5명 추가 확진…요양병원 환자 등 음성
      데일리굿뉴스 | 2020-09-05
      ▲5일 대전에서 서울 사랑제일교회 방문자를 포함해 5명이 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사진=연합뉴스) 대전에서 서울 사랑제일교회 방문자를 포함해 5명이 5일 추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충남 천안과 아…
    • 생명평화마당, 8개 요구안 발표하며 개신교 쇄신 제안
      에큐메니안 | 2020-09-05
      개신교 ‘반이성적 신앙 벗어날 것’ 촉구 ▲ 지난달 15일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코로나 확산의 주범이 된 극우 개신교 ⓒ연합뉴스 작은교회운동을 이끌어가는 ‘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생명평화마당’(공동대표 박종선 집사)이 지난 8월15일 광화문집회에 대형교회 장…
    • ‘슈퍼스타K’는 사라지고 ‘쇼미더머니’는 남은 이유
      아이굿뉴스 | 2020-09-05
      차성진 목사의 SNS 세대와 소통하는 글쓰기-24차성진 목사 / 임마누엘덕정교회 담임, 글쓰기 강사 한 때, 우리나라에 오디션 프로그램 광풍이 불었던 적이 있습니다. 엠넷에서 시작한 슈퍼스타K가 두 시즌 연속 성공을 거두면서 지상파 방송 3사도 각자의 오디션 프로…
    • "정말 죄송하면 극우세력 만든 묵은 땅 갈아엎자"
      아이굿뉴스 | 2020-09-05
      한국기독청년협의회 등 5개 청년 단체, 한국교회 향한 호소문 발표“‘교회가 죄송합니다’라는 성급한 불 끄기는 집어 치우자” 기독청년들이 코로나 재확산과 관련해 ‘무책임한 선긋기’를 멈출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와 한국기독교장로회청년회전국연…
    • 선교주일헌금, 선교사 633명에게 20만원씩 지원한다
      아이굿뉴스 | 2020-09-05
      세계선교위원회 43-1차 임원회 개최, 2차 임원회는 9월 24일155개 교회 1개 노회에서 1억2천7백여 만원…긴급 지원금으로 세계선교위원회 43-1차 임원회가 지난 3일 총회 선교위원회 사무실에서 있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세계선교위원회(이사장:임인기 목…
    • 예수병원 캄보디아 바탐방신학교와 결연
      기독신문 | 2020-09-05
      예수병원과 캄보디아 바탐방신학교 관계자들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예수병원(원장:김철승)이 캄보디아 바탐방신학교(총장:배경식)와 8월 19일 상호 교류 및 연구 등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향후 5년 동안 해외선교와 봉사, 공동연구, 학술…
    • "한국교회 위기 극복, 역사에 해답 있다"
      기독신문 | 2020-09-05
      기윤실 〈좋은나무〉 창간 2주년 맞아 온라인 강연옥성득 교수, 교회 현 상황 1930년대 쇠퇴기와 비교"젊은 세대, 긍정적 전통 계승해 다시 세워나가기를" 코로나19라는 미증유 사태의 도래로 교회 역시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가보지 않은 길에 …
    • 피지 최초 성악가 소코, 고신대학교 홍보대사로 위촉
      고신뉴스 KNC | 2020-09-05
      고신대 유학 10년, 아트앤아티스트에서 음악가로 활동 예정 ▲ 소코(왼쪽)와 안민 고신대 총장 (사진 고신대 제공) cookie0228@hanmail.net ▲꽃다발 증정 ▲ 소코 홍보대사 위촉식과 파송식에 함께한 직원들이 자리를 같이 했다. ▲ 왼쪽부…
    • “고신대학교, ‘코로나19 장학금’ 지급한다”
      고신뉴스 KNC | 2020-09-05
      학부 학생에 기본 1인당 10만 원 혜택…교직원·총동문회 등 자발적 기부 이어져 ▲ 고신대 2019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조성된 크리에이티브 프라자(문헌정보관 4층) (사진 고신대 제공) cookie0228@hanmail.net 고신대학교(총장 안민)가 코로…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