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로 키워준 모교에 감사… 박장원 목사와 아들 박보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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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모은 선물·주택 등 감신대 기부
백수(百壽)를 앞둔 박장원 원로목사(오른쪽)와 김진호 감독
백수(百壽)를 앞둔 원로목사가 신학도 양성을 위해 써 달라며 자신의 집을 내놓았다.
지난달 22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박장원 원로목사(96)는 “하나님께서 나와 아들을 목사로 만들어 주신 은혜에 늘 감사했는데, 나를 목사로 만들어 준 신학교에 어떻게 감사를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모교인 감리교신학대학교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원로목사는 올해 초 아들 박보영 목사를 집으로 불러 “집 외엔 줄 것이 없다”며 자신이 살던 아파트를 넘겨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데 오히려 아들 박 목사는 “예수님께서도 집이 없으셨는데 제가 집이 왜 필요하겠냐”며 아버지께서 직접 좋은 곳에 기부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박 원로목사의 아들 박보영 목사는 피부과 전문의로 일하던 중 40대에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았고, 이후 방주교회를 섬겨오다 현재는 그 역시 담임목사직에서 은퇴한 상태다.
“하나님께서 목회자로 불러주시고 써 주신 은혜와 감사가 너무나 큰데 드릴 것이 없다”는 박 목사는 평소 여러 기관과 단체, 개인을 향한 기부를 쉬지 않고 실천해 왔다고 한다.
이날 동석한 김진호 감독(82)은 “박 원로목사는 오랜 기간 남몰래 홀사모 지원을 지속해 왔고, 늘푸른교회 원로목사 부부들을 위한 관절 치료제와 영양제 등 노인성 질환에 필수적인 의약품을 무료로 지원해 주고 있다”면서 “박 원로목사는 물질을 쌓아놓는 것 대신 섬기고 모든 것을 기부하며 살아왔다. 현재 한국교회에 필요한 인재는 박 원로목사처럼 그저 무릎 꿇고 기도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나를 목사로 만들어 주신 하나님의 큰 은혜에 드릴 것 없어 늘 고민”이라고 거듭 밝힌 박 원로목사는 평생 자신이 모은 그림과 선물 등 모든 물건들도 감신대에 기증한 상태다. 감신대는 박 원로목사가 기증한 물건을 3층 박장원 목사 장학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다.
감신대 이후정 총장은 “감신은 박 목사님 같은 믿음의 본이 되는 선배님들의 학교를 향한 기도와 사랑으로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면서 “때로 감신이 원치 않는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본연의 굳건한 모습을 지키지 못한 적도 있었지만, 역사의 크나큰 도전 앞에서 감신은 지금 변화되고 있다. 이 변화의 시기에 물꼬를 터 주셔서 참으로 감사드린다”며 원로목사의 모교를 향한 감격스러운 사랑에 대해 거듭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 후원금은 감리교의 미래를 이끌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영적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데에 귀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원로목사는 “우리나라 문화는 원래 집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문화가 아니고 현재도 집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원통하고 가슴이 아픈 이야기지만, 온갖 거리와 화장실을 돌아다니던 신발로 강대상에 오르는 현실을 볼 때마다 원통한 마음이 들고 하나님께서 역사하실까 의문이 든다”고 했다. 그는 “멸망의 가증한 것이 거룩한 곳에 선 것을 보거든 멸망의 때가 가까워 온 줄을 알아야 한다”면서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후배 신학생들이 진짜 목자가 되어 거룩한 강단을 세워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감신대는 박 원로목사가 기부한 약 40억 원 상당의 서울시 방배동 소재 아파트에 대한 기부약정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 한 뒤 신학생 양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기독교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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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위클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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