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악용은 '재앙'…AI 빈 공간, 영성으로 채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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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국민 AI 일상화 추진
한국교회 'AI' 활용법' 모색 필요
챗GPT의 등장으로 알파고에 이은 두번째 인공지능(AI) 돌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 9,090억원을 투입해 '전국민 AI 일상화'를 추진한다. 챗GPT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로, 사람과 대화가 가능할 뿐 아니라 사전에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응답을 생성한다. 정부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AI 육성에 나서고 일상 속 AI생태계를 구축하겠단 목표다.
정부까지 AI 일상화에 속도를 내면서 교계에서도 챗GPT 등 AI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I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만큼, 올바른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챗GPT.(사진출처=연합뉴스)
"AI, 목회 현장에 이미 들어와"
인공지능 시대 대비는 한국교회 역시 풀어야 할 과제가 돼버렸다. AI 기술은 교회에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한 챗GPT와 같은 도구로 설교와 기도문 작성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챗GPT더러 '마음에 위로가 되는 설교문을 만들어 달라'하자 작성까지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AI는 이미 목회 현장 한 가운데로 들어온 상태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챗GPT에 대한 목회자 인식과 사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목회자 5명 가운데 1명은 챗GPT를 설교 준비에 활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60%는 설교 준비를 위한 아이디어를 얻는 데 챗GPT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챗GPT 등을 목회에 활용할 경우 설교 준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신앙 문제까지도 쉽고 간단하게 답변을 얻을 수 있어 챗GPT가 성도들의 신앙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은 "생성형 AI는 잘만 사용하면 목회에 효율성을 굉장히 높일 수 있다"며 "설교 준비를 비롯해 행정 관리, 신앙 상담 등에서 AI 기술을 보조적으로 활용할 시 효율적인 일처리가 가능하다. 절약한 시간만큼 말씀을 깊이 보거나 기도 등, 본질적인 부분에 좀더 집중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성경 왜곡·표절 등 부작용 우려도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불확실한 정보 출처와 정확도가 문제로 지적된다. 성경 내용 왜곡과 이단 노출, 설교 표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본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하다 보니 사용자가 부적절한 편견에 노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문제는 이런 부작용에도 적절한 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학계나 재계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에 관한 여러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있지만, 교계 차원의 인공지능 활용방안과 윤리적 가이드라인은 없다.
전문가들은 챗GPT 등장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변화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하는 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장재호 감신대 과학과신학연구소 교수는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에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는 기독교계가 적극적으로 인공지능 담론에 임해야 한다"면서 "수용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수용해 복음 전도에 지혜롭게 활용하고, 우려되는 부분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태 대전신대 겸임교수는 "사회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에 관한 여러가지 가이드라인과 활용법 등이 논의되고 있다"며 "한국교회도 교파를 초월해 인공지능 활용방안과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두려움 버리고 올바른 활용방안 모색해야
AI 기술에 대한 대처보다는 활용방안에 관해 교회가 선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동환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는 "챗GPT의 등장은 갑작스러운 게 아니라 AI 발전의 역사 속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고민하기 보다는 올바른 활용방안을 논해야할 때"라고 전했다.
이어 "챗GPT의 경우 AI의 기본적인 기계학습 알고리즘에 근거하고 있기에 잘못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며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교계 차원의 협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AI 시대 교회가 강화해야 할 부분으로 전문가들은 '영적인 영역'을 첫 손에 꼽았다. 챗GPT의 경우 영성이 없기 때문에 성경과 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설교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챗GPT는 데이터에 기초한 기술에 불과한 만큼 목회자나 사역자의 역할을 대체할 수 없다고도 진단했다.
김 교수는 AI를 능가할 요소로 '영성'을 제시하면서 "영적인 부분은 챗GPT 등 AI가 넘보기 어려운 영역으로, 교회가 영성 함양을 위해 전심으로 노력한다면 AI 시대를 견인하는 교회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상욱 스파크AI교육연구소 소장은 "오히려 AI로 대체할 수 없는 영성과 하이터치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기술이 발전할 수록 믿음, 신앙, 영성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앞으로 교회는 AI를 도구로써 지혜롭게 활용하면서 AI 시대 빈 공간을 영성으로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경 기자 cs_kyoung@good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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