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붐빈 예배당… ‘방역 관리’ 긴장 속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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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첫 주일예배 표정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로만 구성된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교회 예배당에서 열린 주일예배에서 이영훈 목사의 설교를 듣고 있다. 접종 완료자만 모일 경우 인원 제한은 없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첫 주일예배를 드린 한국교회는 비록 예배당의 50%였지만 성도들이 모일 수 있는 회복 그 자체를 감사드리며 은혜를 나눴다. 철저한 방역으로 코로나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겸손과 친절과 환대의 신앙 공동체로서의 교회 본질을 회복하려 노력했다.
7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대성전 앞에선 마스크를 쓴 성도들이 간격을 유지한 채 줄을 맞춰 입장했다. 성도가 교회 입구에 마련된 출입 확인 기계에 등록증을 갖다 대자, 기계 속 작은 화면에 이름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라는 문구가 떴다. 발열 여부를 확인받고 손 소독을 마친 후에야 예배당에 입장할 수 있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 출입구에 마련된 성도 출석 확인 장치. 연합뉴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날 ‘예배 회복을 위한 총동원 주일’ 예배를 드렸다. 교회는 사전에 교회 홈페이지와 소속 교구 등에 백신 접종 여부를 등록하도록 안내했다. QR코드 인증이 어려운 성도는 접종 증명서를 지참하면 현장에서 등록해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날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되는 1~3부 예배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성도들만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진행된 4~7부 예배에는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예배당 좌석 수의 50% 내로 참석을 제한했다.
이영훈 목사는 설교에서 “11월 감사의 달을 맞이했다. 1년 9개월 동안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시 예배가 회복돼 예배드릴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고난 중에 드리는 감사가 진짜 감사”라며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함께 이겨낼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자”고 덧붙였다.
위드 코로나로 달라진 예배 분위기는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김병삼 목사)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오프라인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던 성도 가운데 적지 않은 이들이 교회를 찾았다. 만나교회 관계자는 “전체 성도의 40% 정도가 교회를 찾은 것 같다”고 했다.
김병삼 목사는 설교에 앞서 “오랜만에 교회를 찾은 한 성도가 ‘목사님 2년 만이에요’라고 인사를 하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오늘은 50%까지 참석이 가능한 첫날”이라며 “앞으로 10시 예배와 12시 예배, 토요예배로 분산되면 조금 더 많은 분이 현장에서 예배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연동교회(김주용 목사)는 이날 1000명 넘는 교인들이 교회를 찾으면서 오랜만에 활기를 보였다. 찬양대원들도 올 들어 처음 그동안 비어있던 찬양대석에서 찬양을 했다. 이날 교회는 4차례 예배를 드렸다. 아직 교회에서 식사할 수 없어 오후예배는 가정예배로 대체했다. 교회 관계자는 “교회학교 학생들이 코로나19 백신 미접종 상태다 보니 젊은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교회에 나오는 걸 꺼리는 것 같다”며 “이 부분이 교회로서는 새로운 고민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 중앙성결교회(한기채 목사)도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오전 11시15분에 드린 3부 예배에는 예배당 1650석의 절반이 찼다. 한기채 목사는 “교회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파악한 결과 거의 모든 성도가 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에 모이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앞으로 대면예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예배 회복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교회 스스로 정부의 지침보다 더 엄격하게 예배당 인원을 축소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 남포교회(최태준 목사)는 이날 주일예배를 전체 수용 인원의 30% 수준에서 드렸다. 교회 측은 안전한 예배를 드리기 위한 당회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교회는 다음 달부터 50% 참석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서울 남서울은혜교회(박완철 목사) 역시 이날은 30%만 수용하고 차차 예배 참석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타 교단보다 상대적으로 예전(禮典)을 중시하는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교회는 주일 성찬례를 5회까지 늘려 구역별로 분산 참여를 유도해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예배당 장의자는 2개를 앞뒤로 합쳐 한 곳에만 앉게 해 수용 인원 50% 룰을 지켰다. 주낙현 주임사제는 “신앙인의 자세인 겸손과 친절과 환대, 그런 개인이 모인 공동체로서의 교회 모습을 회복하자”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는 지난달 열린 가을 전도축제 ‘블레싱 2021’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결신자들과 함께하는 주일예배를 드렸다. 앞서 성도들은 1만여명의 전도 대상자인 ‘VIP’를 미리 정했고 축제 기간 현장 3000여명, 온라인 1만여명 등이 참석했으며 이 가운데 454명이 결단했다.
회복을 염원하는 교회들의 특별행사도 진행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8일부터 20일까지 가정과 자녀 축복 및 추수감사 특별새벽기도회를 연다.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도 8일부터 12일까지 제19차 가을 글로벌 특별새벽부흥회를 개최한다.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역시 17~19일 ‘팬데믹을 이기는 힘’을 주제로 회복 축제를 준비 중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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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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