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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디 잊지 말아주십시오, 장진호 전투에서 사라져간 전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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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07-02 | 조회조회수 : 6,3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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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 70주년] 김재동 목사의 잊지 말아야 할 그때 그 역사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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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이 1950년 12월 장진호 전투에서 동사한 시신을 트럭에 싣고 철수하고 있다.


    김일성은 인천상륙작전 후 유엔군이 계속 북진하자 중공군의 참전을 재차 요청했다. 중공군은 10월 19일부터 압록강을 건너 북한 땅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중국이 1990년대 이후에 밝힌 숫자에 따르면 50년 10월부터 53년 정전협정 체결 때까지 300만명의 병력이 6·25전쟁에서 싸웠다고 한다. 총사령관 펑더화이의 지휘 아래 10월 19일 1차로 압록강을 건너온 중공군은 18만명이었다. 그 후 2차로 12만명이 들어왔다. 2차 공세(1950년 11월 25일) 때 중공군의 총규모는 30개 사단 30만명이었다. 그중 미8군이 있는 서부전선에 중공군 18개 사단이, 미10군단과 제1해병사단이 있는 동부전선에 중공군 12개 사단이 투입됐다.

    미10군단과 제1해병사단은 북한의 임시수도인 강계를 점령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함경북도 개마고원 장진호 방향으로 북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산속에 숨어 대기하고 있던 중공군 12개 사단에 포위돼 부대가 전멸할 위기에 처했다.

    중공군의 예상치 않은 개입으로 6·25전쟁은 또다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50년 12월 트루먼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하는 등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 미국은 전세를 뒤집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한국군을 포함 총 32만8000명의 한국인을 해외로 긴급 이주시킨다는 계획을 비밀리에 세워둔 상태였다. 이주지는 서사모아에 있는 사바이와 우폴루라는 섬이었다. 그곳에 32만8000명의 한국인을 이주시켜 ‘뉴 코리아’(New Korea)를 만들 계획이었다.

    중공군의 침략으로 또다시 대한민국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있을 때 나라를 구한 전투가 바로 장진호 전투다. 이 전투는 50년 11월 27일에서 12월 11일까지, 북한의 장진호에 포위돼 있던 미10군단이 15일간 12만명이 넘는 중공군(10개 사단)의 포위망을 간신히 뚫고 장장 128㎞ 거리의 흥남항구까지 성공적으로 철수한 후퇴작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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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진호에서 중공군에 포위당해 사투를 벌였던 미군의 모습.

    장진호 전투 중에서 특히 하갈우리 전투는 미군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최악의 전투였다. 고원 산악지대에서 적군에게 겹겹이 포위됐으니 죽거나 포로가 되는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밤이면 영하 30도까지 기온이 내려가 동상환자가 속출했다. 총에 맞아 전사한 수보다 동상으로 죽은 병사의 수가 더 많았다. 동태처럼 얼어붙은 시신을 짐짝처럼 트럭에 실어 수송할 정도였다.

    철수과정에서 뜻밖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 12월 7일 철수 작전의 마지막 고비였던 고토리 황초령 고개에서였다. 깊은 협곡에 있던 교량이 5m가량 파괴된 것이다. 미군은 험준한 산악지역에 발이 묶여 중공군에게 꼼짝없이 갇혔다.

    이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중에서 교량을 투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짙은 안개와 폭설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 그날 밤에 미군은 좋은 일기와 날씨를 위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 순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날씨가 맑아지더니 밝고 환한 별 하나가 고토리 상공에 반짝이기 시작했다. 곧바로 교량 공중투하 작전이 시작됐다. 미군은 긴급하게 설치된 다리를 통해 중공군의 포위망을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참전용사였던 리처드 케리 장군은 이렇게 회고했다. “그날 밤은 영하 30도로 엄청난 강추위가 몰아쳤고 눈보라로 공수작전이 어려웠다. 군인들이 맑은 날씨를 위해 기도했는데 거짓말처럼 하늘이 열리며 큰 별이 빛나는 게 아닌가. 하나님의 응답이라 여긴 해병대원들이 용기백배해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을 수 있었다.”

    미10군단 장병들은 살인적인 추위와 폭설 속에서 전력의 10배가 넘는 중공군 포위망을 뚫고 12월 11일 밤 9시 흥남항구로 철수했다. 작전 중 미 해병 4500여명이 전사하고 7500여명이 동상을 입었다. 미국 전쟁 역사상 최악의 전투로 기록될 만큼 희생이 컸다.

    당시 참전용사였던 프레드 주니어는 훗날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부디 잊지 말아 주십시오. 한국을, 그리고 저 잊힌 전쟁을.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곳, 장진호 전투에서 사라져간 전사들을, 더러는 곧 숨을 거두었지만 많은 이들이 고통 속에 숨져가야 했습니다. 34대의 트럭에 실린 부상자와 죽어가는 이들, 다시 한번 간절히 빕니다. 부디 잊지 말아 주십시오. 한국과 그 잊힌 전쟁을.”

    장진호 전투에서 잊지 말아야 할 희생이 또 있다. 875명의 한국인 카투사다. 이들 중 상당수가 철수과정에서 전사했다. 피 흘리며 싸운 미군들과 무명 카투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흥남항구로 철수한 9만8000명의 북한 주민은 학살되지 않고 남한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뻔했던 대한민국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전쟁사학자들은 장진호 전투 철수과정에서 미군이 중공군에게 무너졌다면 미군을 포함한 유엔군 모두가 한국을 포기하고 철수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대한민국의 여러 격전지를 탐방하면서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이 있다. 장진호 전투를 기념하는 추모비와 기념관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DC의 한국전쟁 참전용사기념공원 안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조형물과 같은 기념비가 대한민국에도 세워지는 그 날을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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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동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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