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벽 봉쇄’ 광화문 광장…장소바꿔 기자회견 강행한 보수단체 “집회 계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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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1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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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 진입하지 못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3일 광장 인근 종로1가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정우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로 개천절인 3일 일부 보수단체가 광화문광장에서 열기로 한 집회가 금지됐으나 광장 인근에선 기자회견이 강행됐다. 우려했던 충돌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산발적인 시위가 열리면서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이 서로 대치하는 등 광화문 일대엔 긴장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사랑제일교회 측 관계자로 구성된 ‘8·15광화문 국민대회 비상대책위원회(8·15비대위)’는 이날 오후 1시쯤 광화문광장 인근 교보문고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기자회견을 오후 1시30분쯤 광화문역 1번 출구 앞에서 진행했다. 경찰이 대규모 집회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차벽·펜스 등으로 광화문광장 출입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8·15비대위 소속 강연재 변호사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전광훈 목사를 대신해 정부를 규탄하는 옥중입장문을 발표했다.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실정을 코로나에 전가시키고 코로나를 이용해 광화문 집회를 탄압하는 등 우리 생명과 자유를 박탈했다”며 “대통령은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보수단체인 ‘8·15참가자 시민 비상대책위원회(시민비대위)도 이날 오후 2시쯤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1인 시위를 광화문역 7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것으로 대체했다. 이 과정에서 성명서 낭독을 위해 현장에 진입하려던 시민비대위 관계자가 경찰 통제에 막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민비대위 측은 광화문광장을 통제한 정부를 향해 ‘정치방역’ ‘재인산성’ 등 강경발언을 이어가면서 정부가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비대위 소속 김대호 위원은 “정부가 코로나19 실정을 8·15 집회 참가자와 개천절 집회 세력에 돌리기 위한 정치방역을 하고 있다”며 “2008년 광우병 시위 당시 광화문을 막은 ‘명박산성’보다 ‘재인산성’이 훨씬 길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집회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인식 시민비대위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집회·결사의 자유가 완전히 말살됐다”며 “이에 굴하지 않고 우리는 다시 오는 9일과 10일 계속 집회신고를 하고 법원에 소송을 진행해 집회·결사의 자유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지난 2일 오전 집회 금지 펜스가 설치된 광화문 광장 주변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광화문광장은 원천 봉쇄됐다. 경찰은 오전부터 한남대교 북단과 시청역 인근 등에 차량 검문소 90곳을 설치해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통제하는 한편 세종대로 일대에 차벽과 철제 펜스를 촘촘하게 세워 기습적인 집회 가능성을 차단했다. 광화문광장 인근엔 골목마다 경력이 배치돼 일반 시민들의 출입도 완전히 금지됐다.
광화문광장에 진입하지 못한 보수단체 회원 수십여명은 종로1가 등 광장 인근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광화문이 네 것이냐’ ‘4·15 부정선거’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라’ 등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경찰 통제에 항의하는 등 고성을 지르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경찰이 3일 광화문광장 인근으로 진입하는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다. 정우진 기자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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