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70주년, 소설 [대지] 작가 '펄 벅'이 한국에 남긴 것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 KCMUSA

한국전쟁 70주년, 소설 [대지] 작가 '펄 벅'이 한국에 남긴 것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본문 바로가기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홈 > 뉴스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한국전쟁 70주년, 소설 [대지] 작가 '펄 벅'이 한국에 남긴 것

    페이지 정보

    작성자 뉴스M| 작성일2020-07-07 | 조회조회수 : 3,892회

    본문

    극단의 시대에 사랑으로 지역과 인종의 경계를 허문 펄 벅, 부천 펄벅기념관에 남은 그녀의 흔적

    23015_42398_4821.jpg
    부천펄벅기념관에 소장된 펄벅 여사 관련 자료들 (사진=황재혁 기자)

    지난 6월 26일은 소설 [대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펄 벅(Pearl S. Buck)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선교사의 딸로 태어난 지 128주년 되는 날이었다. 비록 펄 벅은 1973년에 미국 버몬토에서 8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지금까지도 펄 벅을 기억하고 그녀의 사랑과 헌신에 감사하는 사람들이 한국과 중국 등지에 남아있다. 펄 벅은 한국전쟁 이후에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해 1967년 부천시 심곡동에 [소사희망원]을 설립했고 이곳에서 불우한 아동, 전쟁고아 및 혼혈아를 지원했다.

    그렇기에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펄 벅의 생애를 되짚어보는 것은 아프고 슬픈 우리의 역사 속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랑과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본지는 과거 [소사희망원]이 있던 자리에 설립된 [부천펄벅기념관]을 방문해 그녀의 생애와 흔적을 조금이나마 살펴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부천펄벅기념관]은 지난 2월 24일부터 휴관하고 있지만, 관계기관의 협조를 통해 기념관 내부와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선교사의 딸에서 노벨문학상을 받기까지

    1892년 6월 26일에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힐스보로에서 태어난 펄 벅은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선교사인 부모님과 함께 중국으로 건너갔다. 펄 벅의 부모님은 펄 벅이 태어나기 전에 이미 중국에서 선교사로 1880년부터 활동했다. 그러나 선교 과정에서 펄 벅의 부모님은 장남 에드거는 건강하게 잘 키웠지만, 그 이후에 태어난 세 아이들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야만 했다. 펄 벅의 어머니는 척박한 선교 현실에 지쳐 미국으로 돌아가자고 말했고, 2년간의 휴가기간 이후에 미국에서 펄 벅이 탄생한 것이었다.

    펄 벅이 탄생하고 펄 벅의 부모님은 어린 펄 벅을 데리고 중국에 가는 것이 심히 고민스러웠다. 그러나 펄 벅의 어머니는 먼저 중국에서 떠나보낸 세 아이들을 생각하며 다시금 중국 선교에 헌신하기로 결심했다. 그리하여 펄 벅 여사는 태어난지 3개월 만에 가족과 함께 중국에 가게 된 것이었다. 펄 벅에게 중국은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었지만, 미국인으로서 펄 벅은 어릴 적에 중국아이들로부터 늘 ‘양키체’라고 놀림을 받았다. ‘양키체’는 외국 악마라는 뜻이었고 그 놀림으로 펄 벅은 자신이 미국인도 중국인도 아닌 두 개의 세계 속에서 주변인으로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중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펄 벅은 1910년 9월에 미국 버지니아 주 린치버그에 있는 [랜돌프-메이컨 여자대학]에 입학했다. 그 대학은 기독교 여학교였으며, 미국에서 여대가 흔하지 않은 때였기에 펄 벅은 여대생으로서 당시 사회적 약자로 차별받은 여성의 무한한 잠재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펄 벅은 농부의 아들로 코넬대학에서 농업경제학이라는 분야로 학위를 딴 존 로싱 벅을 중국에서 처음 만나고, 1917년 5월 30일에 결혼하기에 이르렀다.

    0cf61165187d7f6009472c6a6414b8ea_1594056922_3779.jpg
    부천기념관 앞에 전시된 펄벅의 흉상 (사진=황재혁 기자)

    그러나 결혼 이후에 펄 벅의 삶은 순탄하지 못했다. 그것은 존 로싱 벅과 펄 벅 사이에서 태어난 캐럴이 대사 장애 유전병인 페닐케톤뇨증에 걸려 영구 장애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펄 벅은 이후에 자궁에 종양제거수술을 받아 더 이상 아이를 출산할 수 없었고, 존 로싱 벅과 펄 벅의 관계는 점점 냉랭해졌다.

    1924년부터 펄 벅은 자신의 불행과 아픔을 스스로 극복하고자 펜을 들고 글쓰기에 몰입했다. 그녀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중국의 사회상을 소설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중국의 사회상을 반영한 그녀의 작품이 [중국 여성은 말한다], [비오는 날], [동풍 서풍]이었는데, [동풍 서풍]이 예상외로 성공을 거두자 펄벅은 새로운 장편소설을 집필하게 되었다. 그 새로운 장편소설이 바로 [대지]였고, [대지]는 1931년 3월에 출간하자마자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으며 1932년까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펄벅에게 [대지]는 자신의 딸을 위한 소설이자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중국 여인들의 고달픈 삶을 소재로 쓴 소설이었는데, 이 소설 덕분에 펄 벅은 미국에서 퓰리처상을 받고, 1938년에는 46세의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펄 벅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미국에서는 싱클레어 루이스, 유진 오닐에 이서 세 번째 수상이었다.

    전쟁고아와 혼혈아에 관심을 가지는 펄 벅

    이후 펄 벅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전쟁과 정치 문제에 깊게 개입했다. 그리고 미국의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글도 발표하며 사회적 차별과 인종 문제에 침묵하지 않았다. 펄 벅은 비록 자신의 몸이 아파서 직접 아이는 낳을 수 없었지만, 여러 고아들을 자신의 딸로 입양하며 사랑을 실천했다. 펄 벅은 아시아 등지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미국군인과 아시아여성 사이에서 수천 명의 아이들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들을 섬기고자 [웰컴하우스]를 설립했다.

    1960년에 펄 벅은 한국을 처음 방문했고 다른 아시아 지역과 마찬가지로 한국에도 미국군인과 한국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1965년에 [한국펄벅재단]이 설립되고, 1967년에 부천시 심곡동에 [소사희망원]이 세워지면서 펄 벅의 박애정신과 인권존중사상이 한국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펄 벅은 한국을 소재로 [한국에서 온 두 처녀], [살아있는 갈대], [새해]와 같은 문학작품을 남겼고, 1973년 미국 버몬토에서 생을 마감했다.

    소사희망원이 부천펄벅기념관이 되기까지

    1967년에 설립된 [소사희망원]은 유일한 박사로부터 기증받은 유한양행 공장을 개조해 처음 만들어졌다. 약 1,500여명의 전쟁고아 및 혼혈아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그들의 어머니들에게도 직업훈련을 시켰던 [소사희망원]은 원생들이 나이가 들어 [소사희망원]을 떠나면서 서서히 원생이 줄어들었다. 그리하여 [소사희망원]은 설립된 지 9년 8개원만인 1976년에 폐원하고, 이 토지는 오랜 기간 개인 소유지로 전환되었다.

    이후 1999년에 당시 부천시의회 홍인석 의원이 ‘펄벅기념관 조성에 대한 제안’을 하면서 기념관이 부천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그래서 부천시에서 ‘펄벅기념관 조성 추진팀’을 구성해, 개인 소유지였던 [소사희망원] 부지를 부천시에서 매입하려고 준비했고, 2005년 5월에 매입한 부지에 공사가 시작되어, 2006년 9월 28일에 [부천펄벅기념관]이 준공됐다.

    전체 대지면적 916평에 건축된 [부천펄벅기념관]에는 생전의 펄 벅의 활동모습이 담긴 사진, 출간저서, 펄 벅의 일대기가 담긴 비디오, 초상화 및 펄 벅이 사용했던 총 160여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은 크게 ‘상징공간’, ‘펄 벅의 생애 공간’, ‘휴머니스트 펄 벅 공간’, ‘문학가로서의 펄 벅 공간’ 이렇게 4개 테마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기념관 건물 바깥에는 외부 조경시설이 마련되어 관람객들이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코스가 조성되었다.

    [부천펄벅기념관]의 관계자는 “올해에 코로나로 인해 기념관이 휴관하고, 여러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쉽다”고 말하면서, “그렇지만 펄 벅의 생애를 기억하는 것은 인종갈등이 빈번한 세상에서 박애정신과 인권의 중요성을 깨닫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M=황재혁 기자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187건 225 페이지
    • [NY] '코로나로 어려운 지역 주민에 음식·생필품 나눠'
      미주한국일보 | 2020-07-08
      ▶ 프라미스교회, 150가구에 푸드 드라이브 행사 ▶ 12일 퀸즈 예루살렘성전서 현장예배 재개 4일 프라미스교회에서 열린 푸드 드라이브 행사에 방문한 지역 주민들이 식료품을 배급받고 있다. [사진제공=프라미스교회] 프라미스교회(담임목사 허연행)가 4일 지역 …
    •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15개국 한인들에 마스크 3만장 전달
      미주한국일보 | 2020-07-08
       사단법인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조일래 목사·이하 세기총)는 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기총 회의실에서 동남아와 남미 등지 15개국에 거주 중인 한인들을 위한 마스크 3만장 전달식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
    • 예배 재개 후 교인 51명 코로나… 목사 '책임감 느낀다'
      미주한국일보 | 2020-07-08
      Pastor Ron Arbaugh of Calvary Chapel of San Antonio in Texas  ▶ 텍사스주 샌앤토니오 담임 “철저한 방역수칙 지켜야” 텍사스주 샌앤토니오 갈보리 채플의 담임목사가 현장 예배 재개 후 교인 50여 명이 코로나19 확진 …
    • 코로나가 하나님 향한 찬양까지 막을 수 없다
      미주한국일보 | 2020-07-08
      ▶ 미주 한인 교회 2020 온라인 찬양제 ▶ 예선·본선 온라인, 최종결선 유튜브 생방송…KCMUSA, 총상금 2만달러 열띤 경쟁예고 미주 한인 교회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온라인 찬양제가 개최된다. ‘재미 한인 기독 선교 재단(KCMUSA·이사장 박희민 목사)’이 …
    • '한국산 식물 많은 곳 ‘한국 언덕’ 만들어야'
      미주중앙일보 | 2020-07-08
      한국과 미네소타 사이의 ‘人’ (4) - 김권식 대표 재생에너지회사 EVS 운영 "객지서 맺은 열매 나누고파"  김권식 대표(77·사진)는 미네소타주에서 ‘태양을 꿈꾸는 사람’으로 불린다. 그는 이곳에서 태양광 재생에너지 회사 EVS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 미 유학 한국 학생들 '무슨 날벼락이냐'…충격·분통
      연합뉴스 | 2020-07-08
       온라인 수업 유학생 '비자 취소' 조치에 "서럽다" 한숨 트럼프 대선 전략·대면 수업 재개 압박용 해석 내놓기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정부가 6일(현지시간) 온라인 수업만 듣는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 비자를 취소하고 신규 발급도 중단하…
    • [CA] 폭죽 불똥 80대 노부부 주택 전소
      미주중앙일보 | 2020-07-08
      연휴 첫날 LA한인타운 샘 신 목사 뒤채 등 피해 LA 한인타운 하버드와 샌마리노 인근의 한인 노부부 집이 불법 불꽃놀이로 인한 화재로 모두 타버렸다. 옆집인 한인 목사의 뒤채 역시 화재 피해를 입었다. 김상진 기자 LA 한인타운 하버드와 샌마리노 인근의 한…
    • [CA] 미주복음방송 '사랑 나눔'
      미주중앙일보 | 2020-07-08
       미주복음방송(AM1190)은 지난달 24일 '나눔-On 캠페인' 공개 생방송을 통해 기부금 10만829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한인 기부금은 저소득층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한편 미주복음방송은 지난달 25~27일 애나하임 본사에서 300명에게 생필품을 무료 배부했…
    • [CA] 토런스 주님세운교회 이전
      미주중앙일보 | 2020-07-08
      인근 프레리 애비뉴로 한국학교 오기 편해져  토런스 지역 주님세운교회가 교회를 이전했다. 주님세운교회(담임목사 박성규ㆍ사진)에 따르면 토런스 지역 로미타 불러바드에서 인근 프레리 애비뉴(17910 Prairie Ave)로 자리를 옮겼다. 박성규 목사는 "새…
    • '그래도 찬양해야죠'…대규모 온라인 찬양제 열린다
      미주중앙일보 | 2020-07-08
      KCMUSA 찬양 대회 오는 31일까지 영상 접수 12명 이상이면 참가 가능 미주 지역 한인 교회를 대상으로 '온라인 찬양제'가 열린다. 주최 측은 대상 상금으로 1만 달러 등 각 수상팀을 위해 총 2만 달러의 상금도 마련했다. 재미한인기독선교재단(이하 KC…
    • [GA] 8세 흑인소녀 사살된 미국 조지아주 비상사태 선포
      연합뉴스 | 2020-07-08
      독립기념 연휴 총격사건 수십건 난무 "무법 끝내고 질서회복" 주방위군 투입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8살 흑인 소녀가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주 방위군도 투입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이…
    • [CA] 차별반대 시위 참가 후 코로나 확진
      미주중앙일보 | 2020-07-08
      한인 추정 남성 두번째 감염 “처음보다 이번이 더 고통”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이씨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 참석 후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FoxLA SNS 계정 캡처 사진] 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지난 달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가한 뒤 코로나…
    • 美 배구선수 러츠 '노인 존경 문화가 K-방역 성공 이유'
      한국 중앙일보 | 2020-07-07
      "한국이 코로나19에 잘 대처한 이유는 노인을 존경하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전문가 말에 귀을 기울이게 했다."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 외국인 선수 러츠가 한국의 코로나19 대처 방식에 대해 미국과 비교해 글을 썼다. [더플레이어스 트리뷴 캡처] …
    • 독립기념일 연휴 LA선 ‘인종차별’ ‘반트럼프’ 시위
      미주중앙일보 | 2020-07-07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 LA 일원에선 인종차별 철폐 및 반트럼프 시위가 이어졌다. <관계기사 3면> 지난 4일 LA다운타운 올베라 스트리트에선 아메리칸 원주민 200여 명이 백인우월주의를 규탄하는 행사(Farce of July March on Survivo…
    • 보건 전문가들, 코로나19 확산에 '미국은 자유낙하 중'
      연합뉴스 | 2020-07-07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자유낙하'하고 있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미 매사추세츠 제너럴호스피털의 로셸 월렌스키 박사는 6일(현지시간) CNN에 "우리는 자유낙하하고 있다"며 …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