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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 ‘백인예수’도 청산대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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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크리스천 위클리| 작성일2020-07-04 | 조회조회수 : 3,57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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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최고 성지인 몬세랏 수도원은 캐톨릭 수도회 중 ‘예수회’를 창립한 이그나시오 로욜라가 이 수도원에 있는 검은 성모상, 즉 블랙 마리아 앞에 칼을 봉헌하고 성모의 기사가 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유명하다. 몬세랏은 예수회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블랙 성모상은 성 누가가 예루살렘에서 만들었고 그 후 베드로가 AD 50년경에 몬세랏으로 가져왔다고 전해진다. 이 성모상은 카탈류냐의 수호성인이다.

    수년전 가족들과 이곳 몬세랏에 갔을 때 나도 2시간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그 검은 성모상을 만났다. 수도원 바실리카 대성당 뒤편 2층에 있는 이 마리아상은 유리로 완벽하게 주위를 막아 놓았다. 성모상이 손에 쥐고 있는 우주를 상징하는 작은 공만 순례자들이 만져볼 수 있도록 주먹이 들어갈 만한 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그 공을 만지며 기도하면 모든 소원이 성취된다고 믿는 캐톨릭 신자들은 거의 순교적인 각오로 줄을 서서 그 공을 만지며 기도하고 지나간다. 마리아가 안고 있는 아기 예수도 손에 솔방울을 쥐고 있다. 솔방울은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라고 한다. 나는 거기서 처음 검은 마리아를 보았다. 그리고 처음 흑인 예수님도 만났다.

    지금 세상에선 백인 예수상을 없애야 된다는 해괴한 주장들이 일고 있다. ‘흑인생명도 중요하다(BLM)’는 단체가 주도하는 조지 플로이드 죽음 이후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시위가 몇 주 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인종차별적인 언사를 입에 올렸던 사람들이 죽사발이 되고 있다. 그들의 동상까지 찍혀 내릴 위기를 맞고 있다.

    우선은 앤드류 잭슨의 동상이 위협받고 있다. 백악관 가까이 라파예트 광장에 세워진 이 동상이 시위 중에 파괴될까봐 트럼프 대통령이 “훼손하는 자는 감옥행”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는 중이다. 취임직후 잭슨의 초상화를 집무실에 걸어놓을 정도로 트럼프의 존경을 받는 그는 2달러짜리 지폐에도 등장할 만큼 유명한 정치인이지만 한편에선 백인우월주의자, 아메리칸 인디언 박해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워싱턴DC 링컨공원 안에 있는 링컨 전 대통령 동상도 철거대상으로 떠오른다. 노예 해방을 선언한 당사자이지만 무릎 꿇은 흑인 남성을 앞에 뒀다는 이유로 그의 동상도 시위대로부터 찍힌 것이다.

    남가주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존웨인 공항도 이름을 바꿔야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가 배우시절 흑인을 비하했다는 발언이 알려지면서부터 그도 척결대상이 되었다. 이러다가는 마운트러시모어에 있는 4명의 대통령 조각도 철거대상이 될지 모른다. 링컨도 찍힐 정도라면 백인대통령들인 워싱턴, 제퍼슨, 루즈벨트라고 빠져나갈 구멍이 넉넉하겠는가?

    나는 많은 교회들이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동조하고 연합감리교 최고 지도자들인 감독회도 성명을 내고 백인우월주의는 청산되어야 하며 인종차별은 철폐되어야 한다고 선언하고 나선 것에 갈채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우리사회 정의와 평등을 갈구하는 프로테스트는 오늘과 내일을 낳기 위한 생산적인 캐치프레이즈가 되어야지 과거사를 파헤쳐 이미 역사가 된 인물들의 동상이나 초상화를 까뭉개는 일까지 벌인다면 그건 또 하나의 테러일 뿐 역사적 진보요 정의로운 처사라고 보지 않는다.

    지금 아메리칸 원주민들이 들고 일어나 자신들의 영토를 빼앗은 청교도들이 세운 하버드 대학을 박살내자고 들고 나온다면 이해 할 텐가? 미국 내 히스패닉 주민들이 미국-멕시코 전쟁의 패배로 현재 캘리포니아를 비롯 유타, 아리조나, 네바다 주 등을 모두 빼앗겼던 역사에 앙심을 품고 이 땅을 빼앗는데 혁혁하게 공을 세운 윈필드 스콧 장군의 워싱틴 DC 동상을 부숴버리자고 억지를 쓰고 나오면 동조할 수 있는가?

    인류역사상 가장 큰 죄악의 상징가운데 하나는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 일 것이다. 잔혹했던 나치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수천발의 대포나 수류탄으로 아주 박살을 내도 시원치 않을 그곳에 지금은 멀쩡하게 박물관과 기념관이 세워져 있다. 이런 참상이 결코 재현되어서는 안된다는 무언의 역사교육장이 된 것이다. 나쁜 역사도 남겨야 된다는 교훈이다.

    그래서 동상이나 벽화를 역사교과서로 봐야 한다. 오늘의 분노를 거기다 투사하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저항의 에너지로 농축시키는 것이 훨씬 지혜롭고 생산적인 프로테스트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이 참에 ‘백인 예수’도 없애야 된다는 움직임까지 감돌고 있다.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수님의 얼굴은 6세기 이후 비잔틴 시대에 접어들면서 하얀색, 그리고 수염과 긴 머리카락을 가진 인자한 남자로 묘사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서구 유럽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식민지 전쟁을 벌일 때 백인들이 본격적인 ‘백인예수’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잔인한 노예제도를 정당화하는데도 암묵적인 협조자로 전락시켰다. 누가 예수님의 얼굴을 백인으로, 또 백인우월주의자로 만들었는가? 성경에 예수님 스스로 백인이라 밝힌 흔적이 있는가? 정작 예수님의 얼굴은 백인이 아니라 갈릴리와 땡볕 유대광야를 배경으로 사역하시면서 태양에 그을린 짙은 갈색의 중동남자 얼굴색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은 그게 문제가 아니다. 그분은 피부색을 초월하는 분이다.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신 존재이유, 그것은 피부색 따위로 제한받을 수 없는 궁극의 목표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분 얼굴 색깔은 과학적 팩트체크를 통해 알아낼 수도, 아니 그럴 필요도 없다. 문화의 옷을 입고 시대와 인종에 따라 달리 묘사되는 표현의 산물일 뿐이다. 그럼 몬세랏 수도원의 블랙 마리아는 백인들의 척결대상인가? 한국의 김학수 장로님이 그린 두루마기와 갓을 쓴 ‘동방의 예수님’은 비동양권의 테러 대상인가?

    백인들도 길게 줄을 서고 있는 몬세랏 수도원의 흑인 예수상을 문득 회상해 보면서 백인예수를 없애자는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억지춘향길로 빠지고 있다는 생각을 접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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