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워싱턴 원로들 '다섯 소년의 한국전쟁 회고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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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주중앙일보|
작성일2020-07-01 |
조회조회수 : 3,33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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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e Boyhood Recollections of the Korean War, 1950-1953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1950년 6월 십대였던 5명의 소년이 80세 원로가 되어 쓴 개인사적 전쟁기록이 책으로 나왔다.
저자들이 세상을 떠나면 한국전쟁을 경험한 마지막 세대는 끝난다. 소년들의 생생한 기록, 이 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서적은 총 182페이지다. 20~109 페이지는 안홍균 원로의 이야기가 나온다. 6.25 당시 안 원로는 18세, 경기고등학교 졸업반 학생이었다. 안 원로는 적 치하의 90일 기록을 일기체로 서술했다. 당시 전쟁 상황 전개를 학자의 안목으로 정리하면서 그의 가족사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적었다. 그는 중공군의 공격이 시작될 무렵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가 한국군 소위로 임관, 한국전쟁 최전선을 지키다 10년 군복무, 육군대위로 전역했다. 위스칸신 대학에 진학, 학부를 마치고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부산에서 중학교 학생이었던 14세 강창욱 원로는 피란정부가 세워진 부산, 북한, 남한 피난민들이 다 모여든 마지막 남한의 보루에서 보고 느낀 부산의 변화를 기록했다. 미군과 유엔군병사들이 모여든 항구도시에서 그의 형이 낙동간 전투에 참여하며 부상을 당하고 살아 돌아온 이야기, 중공군의 개입으로 추운 겨울 흥남철수에 간신히 살아온 다른 형의 이야기를 적었다. 전쟁이 두 형들에게 정신적 상처를 회복하기 힘들만큼 크게 주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남북전쟁과 한국전의 남북전쟁을 비교하면서 전쟁의 비극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 와중에서도 그의 중학교 선생님들은 서울에서 피난 온 최고의 선생님들이어서 오히려 좋은 스승을 만나게 됐다는 이야기도 들어있다. 돌이켜 보면 전쟁이 그를 미국유학, 미국에서 살게 한 동인이 되었다. 강 원로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한국 해군 군의관으로 군 복무, 현재 볼티모아의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수필가이며 번역가다.
경북 영천에서 대구중학으로 기차 통학하던 당시 12세 최재원. 그는 해방 후 전쟁이 일어나던 당시 같은 동네에서 가장 촉망받던 선배가 고등학교 학생으로 포항전투에 자원병으로 나가 소충 몇 발을 쏘는 군사훈련을 마치고 인민군과 싸우다 숨지는 비극적 이야기를 적었다. 인민군이 그의 고향에 들어왔다가 한-미군에 밀려가면서 그의 집은 인민군 포로수용소가 되었다. 그의 가족은 고모가 살던 더 깊은 촌락으로 가서 살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아직 전쟁이 무엇인가 잘 모르던 어린 나이라 인민군에 끌려갈 걱정이 없었다고 말하는 그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미공군 폭격에 죽을 뻔한 경험도 했다. 그는 연세대에서 영문학, 미국에서는 수학, 통계학을 전공했다. 미네소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연방정부 질병통제본부에서 의료통계학자로 일했다. 조지아 의과대학 교수로 가르치다 은퇴했다.
서울 교동국민학교 5학년 학생이었던 백순은 당시 11세. 서울이 인민군의 치하에 들어가면서 그의 아버지는 납치됐다. 편지 한장 나누지 못하고 북한에서 운명했다. 일제하 마지막 동아일보 사장을 역임하고 제헌국회의원 법사위원장으로 대한민국헌법을 초안한 법조인은 전쟁의 비극 속으로 사라진다. 아버지를 잃은 가족은 시흥으로, 부산으로, 제주도로, 다시 부산으로, 서울로 왔다. 백순은 어린 눈으로 가난과 파괴의 전쟁을 봤다. ‘교회는 미국 기독교인들의 사랑이 담겨있는 구호품’이라는 말을 들은 소년은 기독교에 입문했다. 그는 현재 중앙장로교회의 원로장로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의 편집인인 최연홍은 당시 서울 삼광국민학교 3학년 학생. 한국정부의 고위관리였던 아버지를 체포하러 나온 공산당원들 때문에 후암동 관사를 떠나 숙부가 살던 미아리로 피난했다. 적 치하 90일을 보낸 이야기를 적었고, 흥남철수에 피난민 1만4000명을 태우고 거제도에 닻을 내린 기적의 배와 레나드 라루 선장이야기, 영화 국제시장의 미국 극장 데뷔 평론, 한국전쟁기념비에서 쓴 시를 기록했다. 최 시인은 “제 인생, 문필가로 마지막 세상에 내놓은 책으로 역사에 오래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주중앙일보 koreadaily.com 심재훈 기자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1950년 6월 십대였던 5명의 소년이 80세 원로가 되어 쓴 개인사적 전쟁기록이 책으로 나왔다.
저자들이 세상을 떠나면 한국전쟁을 경험한 마지막 세대는 끝난다. 소년들의 생생한 기록, 이 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서적은 총 182페이지다. 20~109 페이지는 안홍균 원로의 이야기가 나온다. 6.25 당시 안 원로는 18세, 경기고등학교 졸업반 학생이었다. 안 원로는 적 치하의 90일 기록을 일기체로 서술했다. 당시 전쟁 상황 전개를 학자의 안목으로 정리하면서 그의 가족사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적었다. 그는 중공군의 공격이 시작될 무렵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가 한국군 소위로 임관, 한국전쟁 최전선을 지키다 10년 군복무, 육군대위로 전역했다. 위스칸신 대학에 진학, 학부를 마치고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부산에서 중학교 학생이었던 14세 강창욱 원로는 피란정부가 세워진 부산, 북한, 남한 피난민들이 다 모여든 마지막 남한의 보루에서 보고 느낀 부산의 변화를 기록했다. 미군과 유엔군병사들이 모여든 항구도시에서 그의 형이 낙동간 전투에 참여하며 부상을 당하고 살아 돌아온 이야기, 중공군의 개입으로 추운 겨울 흥남철수에 간신히 살아온 다른 형의 이야기를 적었다. 전쟁이 두 형들에게 정신적 상처를 회복하기 힘들만큼 크게 주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남북전쟁과 한국전의 남북전쟁을 비교하면서 전쟁의 비극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 와중에서도 그의 중학교 선생님들은 서울에서 피난 온 최고의 선생님들이어서 오히려 좋은 스승을 만나게 됐다는 이야기도 들어있다. 돌이켜 보면 전쟁이 그를 미국유학, 미국에서 살게 한 동인이 되었다. 강 원로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한국 해군 군의관으로 군 복무, 현재 볼티모아의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수필가이며 번역가다.
경북 영천에서 대구중학으로 기차 통학하던 당시 12세 최재원. 그는 해방 후 전쟁이 일어나던 당시 같은 동네에서 가장 촉망받던 선배가 고등학교 학생으로 포항전투에 자원병으로 나가 소충 몇 발을 쏘는 군사훈련을 마치고 인민군과 싸우다 숨지는 비극적 이야기를 적었다. 인민군이 그의 고향에 들어왔다가 한-미군에 밀려가면서 그의 집은 인민군 포로수용소가 되었다. 그의 가족은 고모가 살던 더 깊은 촌락으로 가서 살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아직 전쟁이 무엇인가 잘 모르던 어린 나이라 인민군에 끌려갈 걱정이 없었다고 말하는 그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미공군 폭격에 죽을 뻔한 경험도 했다. 그는 연세대에서 영문학, 미국에서는 수학, 통계학을 전공했다. 미네소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연방정부 질병통제본부에서 의료통계학자로 일했다. 조지아 의과대학 교수로 가르치다 은퇴했다.
서울 교동국민학교 5학년 학생이었던 백순은 당시 11세. 서울이 인민군의 치하에 들어가면서 그의 아버지는 납치됐다. 편지 한장 나누지 못하고 북한에서 운명했다. 일제하 마지막 동아일보 사장을 역임하고 제헌국회의원 법사위원장으로 대한민국헌법을 초안한 법조인은 전쟁의 비극 속으로 사라진다. 아버지를 잃은 가족은 시흥으로, 부산으로, 제주도로, 다시 부산으로, 서울로 왔다. 백순은 어린 눈으로 가난과 파괴의 전쟁을 봤다. ‘교회는 미국 기독교인들의 사랑이 담겨있는 구호품’이라는 말을 들은 소년은 기독교에 입문했다. 그는 현재 중앙장로교회의 원로장로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의 편집인인 최연홍은 당시 서울 삼광국민학교 3학년 학생. 한국정부의 고위관리였던 아버지를 체포하러 나온 공산당원들 때문에 후암동 관사를 떠나 숙부가 살던 미아리로 피난했다. 적 치하 90일을 보낸 이야기를 적었고, 흥남철수에 피난민 1만4000명을 태우고 거제도에 닻을 내린 기적의 배와 레나드 라루 선장이야기, 영화 국제시장의 미국 극장 데뷔 평론, 한국전쟁기념비에서 쓴 시를 기록했다. 최 시인은 “제 인생, 문필가로 마지막 세상에 내놓은 책으로 역사에 오래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주중앙일보 koreadaily.com 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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