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한 자식독립은 옛말? 美 청년 52% "부모님과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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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이래 미국 젊은 층의 절반 이상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 AFP통신에 따르면 퓨 리서치센터가 최근 조사한 결과 미국 젊은 층(18~29세)의 52%는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20년대 대공황 시대의 정점(48%)을 뛰어넘는 기록이며 통계 조사가 이뤄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7월 조사에서는 47%가 부모와 산다고 답했다.
과거 미국에서는 장성한 자녀는 부모 곁을 떠나 독립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1960년대 미국 청년의 29%만이 부모와 같이 산다고 답했다.
퓨 리서치는 가뜩이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부닥쳤던 밀레니얼 세대가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으면서 대학 학비·주거비·의료비 등을 지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코미디언 피트 데이비드슨(오른쪽)은 어머니와 함께 뉴욕 롱아일랜드의 한 주택 지하실에 산다고 고백했다. 그는 부모와 살 수 밖에 없는 요즘 젊은이들의 실태를 SNL 쇼에서 언급했다. [SNL 쇼 유튜브 캡처]
코로나19는 미국 청년 세대의 경제 전망을 악화시켰다. 이에 미국 청년들은 독립의 꿈을 접고 부모 곁으로 돌아가 지출을 아끼기 시작했다.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피트 데이비드슨은 뉴욕 롱아일랜드의 한 주택 지하실에서 어머니와 함께 산다고 고백했다. 그는 부모와 살 수밖에 없는 요즘 청년의 사정을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쇼'에서 언급했다. 연예인도 쇼 프로그램 촬영이 잠정 중단되거나 지연되면서 형편이 어려워진 현실을 보여준 것이다.
코로나 위기는 미국에서 실직자를 양산했다. 직격탄은 청년들이 맞았다.
AFP통신은 "미국 청년 260만 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실직하거나 감봉 위기에 처하면서 부모의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보도했다. 16~24세 미국 청년 근로자의 25%는 올해 2월~5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었다. AFP통신은 "미국에서 18~29세는 실직했거나 감봉된 비율이 다른 어떤 연령층보다 높았다"고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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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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