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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여행 [조명환의 추억여행(19)] 백조의 성(노인슈반스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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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크리스천 위클리| 작성일2022-05-03 | 조회조회수 : 4,60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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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랜드 성의 모티브가 된 백조의 성

     

    동부 유럽을 여행하면서 방문한 독일의 두 도시는 프랑크푸르트와 뮨헨이었다. 뮨헨은 독일 남부의 대표적인 도시이자 이태리 북부,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와 짤스부르크란 도시와 멀지 않다.


    뮨헨하면 떠오르는게 뮨헨 루트비히 맥시밀리언 대학이다. 흔히 뮨헨 대학교라고 불리는 이 학교는 젊은 나이에 목숨을 끊고 사라진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 저자 전혜린의 문학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그는 독일 문학을 전공하기 위해 이 대학의 유학생이되어 뮨헨에 거주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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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조의 성을 건축한 루트비히 2세는 이 호엔슈방가우 성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뮨헨은 또 BMW의 고향이기도 하다. 한국인에게도 너무 친숙한 독일차 BMW는 Bavarian Motor Works의 약자다. 그럼 바바리언이란 누굴 말함인가? 게르만 민족의 한 분파로서 바바리(Bavarii) 족이란 부족이 기원전부터 지금의 남부 독일에 살기 시작했는데 이들이 독일 민족의 조상이란 설이 있다.


    뮨헨을 포함하고 있는 현재의 바이에른 주의 이름은 이들 바바리 족 이름에서 유래하고 있다. BMW는 항공기 엔진 제작을 목적으로 처음 시작된 회사이기 때문에 엠블렘은 푸른 하늘의 하얀 비행기 프로펠러를 상징하지만 “내 고향 바이에른 주의 푸른 하늘, 하얀 뭉게 구름”을 상징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래서 바이에른 주의 주기(state flag)는 BMW 엠블렘의 파란색, 하얀색과 일치한다. 그만큼 뮨헨이 있는 바이에른 주는 알프스 산자락을 끼고 있기에 스위스가 무색할 정도의 맑고 푸른 하늘, 아름다운 농촌풍경을 자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독일 사람들은 지금도 자신들이 바바리언의 후예라는 긍지가 대단하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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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슈반슈타인 성을 지은 바이에른 왕가의 꽃미남 루트비히 2세 


    여기 뮨헨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퓌센이란 알프스의 작은 산마을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성 하나가 자리 잡고 있다. 바로 ‘백조의 성’이란 별명을 가진 노인슈반스타인이란 성이다. 독일에는 수많은 고성들이 많이 있지만 특별히 이 성이 세계인에게 유명한 이유는 미국의 디즈닐랜드를 상징하는 신데렐라 성의 모델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 월트 디즈니 영화를 보게 될 때 영화 초반 맨 처음에 나오는 성 모양의 로고도 바로 이 성을 본 딴 것이다. 일 년에 이 성을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은 무려 1백 3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이 아름다운 성을 지은 사람은 당시 독일 남부를 지배하고 있던 바이에른 왕가의 왕이었던 루트비히 2세. ‘바이에른 왕가의 꽃미남’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그는 아릴 적부터 미소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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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서 본 성 외곽의 모습


    그의 부왕이었던 맥시밀리안 2세는 백조의 성이라 불리던 폐성 호엔슈방가우 성을 사들여 고딕 양식으로 개조하여 재건축하였고, 왕가의 여름 별장으로 사용했지만 루트비히가 특히 이곳을 좋아하여 여름을 이곳에서 보냈다고 한다. 루트비히 2세는 어렸을 적부터 건축에 대해 깊은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었다. 그는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바그너는 게르만 민족의 신화를 토대로 한 오페라 작품들을 썼고, 이 때문에 루트비히는 게르만 민족의 신화에도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루트비히 2세는 게르만 영웅들의 전설의 세계, 루이 14세와 베르사이유 궁정의 세계, 동양 세계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었는데 바그너는 그의 환상에 날개를 달아 주는 마술사였다. 그래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이나 ‘탄호이저’에 등장하는 의상을 직접 입어보기도 했다는 것이다. 루트비히 2세와 바그너의 관계는 이렇게 20여년에 이르는 각별한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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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퓌센 지방의 아름다운 모습을 공중에서 찍은 것이다 


    그는 호엔슈방가우 성은 게르만 민족의 신화를 모두 담아내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마침내 이에 걸맞은 새로운 건축물을 건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그가 왕위에 오른 후 지은 성이 바로 노인슈반슈타인 성으로서 우리말로 번역하면 ‘새로운 반석 위의 백조’란 뜻이다. 그는 백조의 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그것보다 더 웅장한 백조의 성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백조의 성이란 옛날 루트비히가 성장한 성을 두고 하는 말이고 그가 새로 지은 성은 그것을 한참 업그레이드한 성이지만 그냥 사람들은 새로 지은 성도 ‘백조의 성’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열정이 너무 과한 탓이었는지 이 어마어마한 성을 지으면서 다른 성들도 몇 개나 같이 짓느라 빚은 점점 불어났고, 결국 이 성에 살게 된지 반년 만에 폐위를 당해 왕은 요양소에 보내졌고 사흘 만에 호수 위에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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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뮨헨에 있는 알리츠 아레나의 모습


    비운의 왕 루트비히 2세의 슬픈 이야기를 간직한 이 성은 건축할 당시 빚을 얻어 충당할 만큼 힘든 작업이었지만 지금은 바이에른 왕조의 후예들을 먹여 살리는 유명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달력에서도 쉽게 발견되는 이 노인슈반슈타인 성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마리엔 다리’는 이 성을 전체적으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필수 촬영지. 협곡에 철제 프레임으로 만든 이 다리는 마치 그랜드 캐년의 스카이 워크를 걷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고소 공포증이 없는 사람도 오금을 저리게 하지만 노인슈반슈타인 성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사람들이 복작복작 대는 다리다.


    이 성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노란색이 인상적인 호엔슈반가우 성이 보인다. 루트비히 2세가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성이다. 그래서 호엔슈방가우와 노인슈반슈타인 성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셈인데 노인슈반슈타인 성을 짓는 걸 이 성에서 감독했다고 한다.


    여기서 비운의 왕 루트비히 2세에 관해 좀 더 알아보자.


    그는 1845년에 태어났으며 바이에른 국왕 막시밀리안 2세와 프로이센 공주 마리 사이에서 태어난 맏아들. 1864년에서 1886년까지 바이에른을 다스린 왕이다. 그가 즉위하던 당시는 절대군주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자유화와 자본주의 시대가 왕의 권위에 도전하는 새로운 시대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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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뮨헨에 있는 BMW 박물관 


    왕자이긴 했지만 연극과 오페라를 매우 좋아했으며 음악, 시, 미술과 같은 예술 세계 속으로 빠져들기를 좋아하는 여성적이고 감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던 그는 체질상 정치에는 소질이 없었고, 궁전이 있는 뮌헨보다는 궁전을 떠나 전원생활을 좋아했다. 그래서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산 속에 노인슈반슈타인 성을 직접 지은 것이다.


    이 성을 지으면서 국고를 낭비하고, 수많은 빚을 지게 되었는데 불행하게도 1886년에는 의료진으로부터 정신병자 판정을 받게 되었다. 그는 왕위에서 퇴위 당했고, 퇴위당한 지 3일 만에 슈타른베르거 호수에 빠져 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인은 자살로 공식 발표되었으나, 실제로는 많은 의문점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는 이 성이 관광지 따위로 전락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자신이 죽으면 성을 부숴 버리라고 유언했다고 전해진다.


    이 성이 있는 바이에른 지역은 반 종교개혁을 주장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캐톨릭 교회가 득세했던 곳이다. 그래서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 전임자인 교황 베네딕토 16세인 요제프 라칭거도 뮨헨의 대주교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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