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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뒷편에 감춰진 인간 본성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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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주중앙일보| 작성일2020-08-01 | 조회조회수 : 1,8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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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볼만한 영화…어 걸 미싱(A Girl Mis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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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 후카다 감독은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다각도로 관찰함으로써 각자의 다른 진실들이 교차한다. [Film Movement]

한줄 요약: 본성을 감추어야 예의인 듯 보이는 일본 문화의 어두운 단면을 들추어 낸다. 연기파 배우 츠츠이 마리코의 온몸 연기가 인상적이다.

일본 영화감독 코지 후카다는 2015년 사람의 모습을 한 로봇 여배우 ‘제미노이드’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최초의 영화 ‘사요나라’를 제작해 화제가 됐었다. 이어 2016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상’(Un Certain Regard) 부문에서 ‘하모니움’(Harmonium)으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재능있는 젊은 영화인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독창성을 격려하기 위해 1998년 도입된 시상제도이다.

실험과 전통적 극영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넘나드는 후카다 감독의 최근작으로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는 ‘옆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영화는 한 여성의 실종·납치 사건을 통해 “보이는 그대로가 과연 진실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인간의 감추어진 본성을 파헤친다.

이치코(츠츠이 마리코)는 헌신적이고 매사에 친절함이 넘치는 중년 여성이다. 그녀는 오랫동안 오이쇼 가정의 할머니를 돌보는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다. 모든 식구들은 그녀를 친 가족처럼 대한다. 특별히 큰 딸 모토코와 친밀히 지낸다.

어느 날 모토코의 여동생 사키가 실종된다.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수록 이치코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모토코와의 관계에도 변화가 온다. 실종된 사키를 찾는 동안 주변 인물들의 편견과 의심이 반복된다.

후카다 감독은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다각도로 관찰한다. 각자의 다른 진실들이 교차된다. 햇빛에 비추어진 옆 얼굴의 한쪽은 밝게 보이지만 다른 한쪽 얼굴은 어두움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것처럼, 어느 쪽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영화는 그늘진 얼굴의 이면에 집중한다. 인간의 이중성은 과연 우리들의 본성일까. 우리는 저마다 믿고 싶은 대로 믿고 그것을 진실이라 부른다.

후카다는 본성을 감추어야 예의인 듯 보이는 일본 문화의 어두운 면을 들추어 낸다. 예의라는 표피적 형식에 지배당하며 스멀스멀 분열되어가는 인간들의 정신세계, 절망과 무력감으로 귀결되는 애정의 허무함을 본다.

치유될 수 없는 일본인들의 내면과 한계를 기묘하게 묘사하며 서스펜스의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숨막히는 분노의 질주, 과거에 투영된 현실 속에서 발견되는 두개의 상반된 자아가 연기파 배우 마리코의 노련한 온몸 연기로 그려진다.


미주중앙일보 koreadaily.com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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