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Demon Hunters’와 ‘Sinners’의 무속 시비- 기성종교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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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서로 다른 장르와 문화권에서 나온 두 편의 영화가 공교롭게도 ‘음악이 세상을 구한다’는 같은 서사적 모티프를 중심에 세웠다. 하나는 애니메이션 영화 ‘K-Pop Demon Hunters’, 다른 하나는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Sinners’다. 두 영화는 각각 K-pop 아이돌과 전통 음악 전승자라는 전혀 다른 주인공을 내세우지만, 첫 나레이션부터 공통된 정서를 던진다. 그것은 ‘음악이 악을 물리치는 영적 결계(結界-불교·도교·무속에서 ‘특정 공간을 경계 짓고 보호하는 의식적 구역)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다.
화려한 조명과 함성 속에서 무대를 지배하는 3인조 걸그룹 ‘헌트릭스(Huntr/x)’. 세상은 그들을 단지 팝스타로 알지만, 실상 그들은 세대를 이어 내려온 ‘헌터’들이다. 오래전부터 인간 세상을 노리던 악령들은 영혼을 빼앗아 그들의 왕 ‘귀마’에게 바치고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해 세 명의 헌터가 음악으로 ‘혼문(魂門)’을 세운다. 혼문은 사랑과 유대의 에너지로 유지되는 영적 장벽으로, 세상과 악령의 세계를 가르는 결계다. 주인공들은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황금 혼문’을 완성해 세상을 지키는 임무를 이어간다는 이야기가 ‘K-Pop Demon Hunters’(이하 데몬헌터스)다.
한편 ‘Sinners’(이하 죄인들)는 “태어날 때부터 너무나도 진실된 음악을 만드는 선물을 받은 이들이 있다”는 전설로 서막을 열며, 고대 아일랜드의 시인 ‘필리(Filí)’, 촉토족의 ‘불지기(Firekeepers)’, 서아프리카의 ‘그리오(Griot)’를 언급한다. 이들은 공동체를 치유하고 기억을 보존하는 음악의 수호자들이지만, 동시에 그 힘 때문에 악의 표적이 된다. 영화는 현대의 한 도시에서 이 전승자들의 계보를 잇는 인물들이 등장해, 공동체를 위협하는 ‘영적 암흑’을 노래로 물리치는 여정을 그린다.
이 두 영화는 모두 ‘영적 세계’와 ‘보이지 않는 악의 기원’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통 신앙, 민속 전승, 영적 상징을 적극적으로 차용한다. 이런 요소들이 종교권에 따라선 ‘무속적이다’ ‘이단적이다’라는 비판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시비는 졸렬하다. 민속 전승과 종교 상징은 특정 종교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류의 문화적 자산이다.
필리, 불지기, 그리오와 같은 존재는 특정 신앙을 선전하는 수단이 아니라, 역사 속 공동체가 고난 속에서 노래와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지켜온 증거다. ‘혼문’ 역시 동아시아 무속에서 영혼의 출입을 통제하는 관념을 연상시키지만, 영화 속에서는 특정 제의가 아니라 모든 세대와 문화가 공감할 수 있는 ‘집단의 결속’의 은유로 기능한다. 특정 교리 틀로 이 작품들을 재단하는 것은 예술의 본질적 메시지를 가리는 일이다. ‘죄인들’이 과거를 반추하는 드라마라면 ‘데몬헌터스’는 미래다.
오늘날 기성 종교는 전쟁, 혐오, 분열과 같은 ‘악령의 얼굴’을 막아내는 방패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일부 종교 지도자들은 정치 권력에 결탁하거나, 오히려 혐오와 분열을 조장한다. 이런 시대에 ‘데몬헌터스’와 ‘죄인들’은 음악을 새로운 ‘구원의 도구’로 제시한다.
전자는 K-pop이라는 글로벌 대중문화 아이콘을, 후자는 각 문화권의 전통 음악 전승자를 내세운다. 무대의 조명과 함성, 전승자의 노래와 북소리는 모두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집단적 경험을 만들어낸다. 그 결속이 바로 혼문이자, 악을 물리치는 보이지 않는 방패다. 여기에는 종교적 소속이 필요 없다. 오직 ‘함께 부르는 목소리’가 주는 힘만이 존재한다.

두 영화 모두 악을 단순 부정하거나 무력화시키지 않는다. ‘죄인들’의 나레이션은 “이 선물은 공동체에 치유를 가져다줄 수 있지만… 동시에 악을 끌어들이기도 한다”고 경고한다. ‘데몬헌터스’의 세계에서도 귀마와 그 부하 악령들은 세대마다 모습을 바꿔 다시 나타난다.
이것은 실존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혐오와 폭력, 탐욕은 형태를 바꿔 언제나 그림자 속에 숨어 있다. 그러나 두 영화는 동일한 결론을 제시한다. 사랑과 평화, 기쁨과 음악이 모일 때, 그 유대감은 혼문이 되어 악의 침입을 막는다. 혼문은 특별한 마법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웃음을 나눌 때 자연스럽게 세워지는 결계다.
네덜란드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류를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즉 ‘놀이하는 인간’으로 규정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놀이야말로 법·예술·종교·정치의 기원이다. 두 영화 속 음악과 공연은 이 놀이의 본질을 구현한다.
‘놀이’로서의 음악은 생존과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발성과 창의성에서 나온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의식하고, 마음을 맞추고, 함께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결속이 바로 악을 막는 혼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놀이가 전쟁터의 무기보다 더 강력한 ‘방패’로 작동한다는 영화적 메시지다. 이는 단순한 이상주의가 아니라, 인류학적 관찰에도 부합한다. 실제로 역사 속 많은 공동체들이 축제와 의례, 놀이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외부 위협에 맞서 왔다.
2024년겨울부터 2025년까지 무도한 계엄 세력앞에 호모루덴스들은 놀듯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웃으면서 연대를 다지면서 ‘다시 만날 세계’를 보여줬다. 그러나 무도한 세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특정 종교 세력은 절규하듯이 “죽이자” “때려잡자” ‘(음악이 아니라) “트럼프가 우리를 구원하러 온다”는 재미 없는 서사를 반복했다. 우리는 누가 승자였는지는 굳이 대답이 필요없지 않은가?
‘데몬헌터스’의 혼문과 ‘죄인들’의 음악 전승자는 같은 이야기를 한다. 음악은 사람을 하나로 모으고, 그 결속은 악이 넘지 못하는 문이 된다. 그 문은 특정 종교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놀이와 기쁨 속에서 열린다. 악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과 평화, 기쁨과 음악이 함께할 때, 우리는 각자의 혼문을 세울 수 있다.
이 영화들에서 ‘이단종파’, ’무속’이 문제라고요? . 기성종교 너나 잘하세요. 오히려 그대들의 목숨이 간당간당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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