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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박완서의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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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당당뉴스| 작성일2026-08-13 | 조회조회수 : 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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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박완서

출 판 사: 작가정신

출판년도: 2009.4.1


“서늘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어보니, 큰 바위 위에 호랑이가 떡 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


어릴 적 할머니는 손자인 나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다. 금강산 아래 살았던 어린 시절,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호랑이를 만났다는 그 이야기는 사실 여부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어린 손자가 듣기에는 실로 어마무시한 이야기였다. 달려들지 않고 바위 위에서 소녀였던 할머니를 묵묵히 바라보았던 호랑이 이야기는, 나를 ‘나니아 연대기’의 세계로 초대하는 듯 이야기 속으로 쏙 빠져들게 했다. 이야기는 사실과 더불어 말하는 이의 말솜씨가 어우러질 때 듣는 아이들에게 상상 이상의 재미와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 각인된다.


“이 이야기를 꾸민 나의 첫 번째 소망도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것입니다.”


작가 박완서는 이 책을 낸 이유를 설명하면서, 할머니인 자신이 손자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욕심으로 책을 엮었다고 했다. 그리고 책의 주인공인 ‘복동이’의 이야기를 풀어갈 때 가장 많은 조언을 해준 이가 바로 막내 손자였다고 말한다. 손자가 놀이터에서 하루 종일 놀고 집에 와서 쓴 글짓기를 그대로 따다가 주인공 복동이의 하루를 구성하는 데 써먹기도 했다는 작가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으며, 어쩌면 이 책은 비록 사실에 기초한 동화지만 아이들이 읽는 순간 자신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있기에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자기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남의 생명의 가치도 존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는 6.25 전쟁 당시 실제 접했던 사건을 바탕으로 이 동화책을 썼다. 짧은 실화 위에 작가 특유의 간결하고 아름다운 글솜씨를 더해 아이들의 생동감 있고 역동적인 모습을 잘 묘사했다. 책을 읽고 나면 누구나 어릴 적 친구와의 아름다웠던 시절로 돌아가는 마법을 경험한다. 그럼에도 어린 마음에 쉽게 말할 수 없었던 주인공의 아픔을 실제 감동적인 사건들과 연결하며,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가 책을 덮는 순간 밀려온다.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출생과 함께 아내를 잃은 남편은 태어난 아들에게 ‘복동’이란 이름을 붙인다. 아내를 잃게 한 아들에게 양가감정을 그대로 드러냈지만, 할머니는 그런 아이를 ‘복땡이’라고 불렀다. 아내를 잃은 슬픔에 아들마저 두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아버지, 그리고 이모와 함께 살아가는 주인공 복동이가 성장하며 겪는 아픔과 살아갈 이유를 찾는 아름다운 동화다. 동화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생명이 얼마나 존귀하고 가치가 있는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할머니가 손자에게 들려주듯 다정하게 이야기한다. 소란한 시절, 생명의 가치가 점차 무너져 가는 이 시대에 아름다운 동화를 통해 그 속에 스며든 생명의 존귀함을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동화 속 세상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


박용한(연리지 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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