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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 헤셸의 "안식" 현대인이 잃어버린 안식일의 참 의미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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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당당뉴스| 작성일2026-07-10 | 조회조회수 : 9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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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 김순현 번역, 복있는사람, 2023) 


유대교 사상가였지만 유대교를 넘어 그리스도교와 현대 영성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의 "안식(The Sabbath)"은 70여 년 전에 출간되었음에도 오늘날 여전히 큰 울림을 주는 책이다.


우리말 제목은 "안식"이지만, 이 책은 본래 “안식일”에 관한 책이다. 헤셀은 단순히 “일곱번째 날”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를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많은 것을 누리기 위해 하루를 쪼개 쓰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처럼 지치도록 몰아 세우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다. 짧은 분량이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이 저자의 깊은 묵상을 담고 있다.


헤셸은 현대 문명을 ‘공간의 문명’이라고 진단한다. 우리는 더 넓은 집, 더 높은 성과, 더 많은 부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정작 하나님께서 가장 먼저 거룩하게 하신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성전이나 특정한 장소를 먼저 거룩하게 하신 것이 아니라, 창조를 마치신 일곱째 날을 복 주시고 거룩하게 하셨다. 이 사실은 신앙이 무엇보다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는가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헤셸은 또한 안식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재충전의 수단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안식은 인간의 가치가 성과나 노동에 있지 않음을 선언하는 신앙의 행위이다. 일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다스리신다는 사실을 신뢰하는 것이며, 인간이 노동과 소비의 노예가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임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언제나 연결되어 있고, 쉼마저 자기계발과 성과를 위한 수단으로 소비되는 시대에 이 책은 “일곱번째 날”에 대한 기독인으로서의 태도를 묻고 있다.


특히, 저자의 딸이 쓴 소개의 글에서 저자 아브라함 헤셸의 가족이 안식일을 준비하는 모습을 읽으며, 나 자신의 주일을 돌아보게 된다. “주일을 준비하며 심장이 뛰었던 때가 언제였던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출석하는 교회의 운영과 관련된 일을 돕기 시작하면서, 내게 주일은 또 다른 일하는 날이 되어 버렸다. ‘안식일의 영성’은 희미해지고, ‘주일 성수’만 남아 있곤 한다. 물론 소속된 신앙 공동체의 ‘예배를 지켜내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와 교제하기를 원하신다.


헤셸에게 안식일은 하나님과 만나는 거룩한 시간이며 영원을 미리 맛보는 시간이다. 평일에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살아가지만, 안식일에는 세상을 지배하려는 손을 내려놓고 하나님께서 이미 이루신 창조를 기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주일은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를 배우는 시간이다.


이 책은 안식일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안내서가 아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의 거룩함을 회복하도록 초대하는 책이다. "안식"은 쉼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삶의 방향을 다시 묻는 책이다.


유진규 장로(반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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