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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없애려 하지 말 것"…세바시 15년이 읽어낸 마음의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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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BS노컷뉴스| 작성일2026-02-03 | 조회조회수 : 3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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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구범준 PD '마음을 읽는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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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제공


"이 불안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요."

"나는 이 자리에 있어도 되는 걸까요."


15년간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 무대 뒤에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수천 명의 강연자가 성장과 성공을 이야기했지만, 그들이 진짜 붙잡고 싶어 했던 것은 '자기 마음'이었다. 구범준 PD의 첫 책 '마음을 읽는 감각'은 이 질문들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마음을 고치거나 다잡는 처방서가 아니다. 저자는 불안·상처·관계·나다움·행복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따라, 마음이 흔들릴 때 무엇을 없애야 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화려한 해법 대신, 마음을 정확히 알아차리는 감각이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가장 인상적인 전환은 '불안'에 대한 해석이다. 저자는 불안을 방해꾼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신호'로 재정의한다. 무대에 오르기 전 가장 불안해하던 강연자들이 오히려 강연을 잘 해내는 장면을 수없이 지켜봤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불안은 무능의 증거가 아니라, 그 일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감정이다. "무심한 마음에는 불안도 머물지 않는다"는 문장은, 불안을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닌 나침반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책은 저자 자신의 취약성도 숨기지 않는다. 첫 책 출간을 14년이나 미뤄온 완벽주의, 타인의 성취 앞에서 느꼈던 질투와 무기력, 그리고 그 감정들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는 완벽주의를 '불안을 숨기는 전략'으로 진단하며, 대신 불완전함을 드러내는 '베타 테스트'의 태도를 제안한다. 준비가 끝날 때까지 멈추는 대신, 지금 가능한 만큼 시작하는 용기다.


상처에 대한 관점 역시 다르다. 책은 상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흉터'가 될 때 비로소 끝난다고 말한다. 흉터는 지워지지 않지만, 더 이상 우리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 그 자리는 고통의 흔적이자, 살아온 증거다. 이는 상처를 극복의 대상으로만 소비해온 담론과 거리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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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제공


관계에 대해서도 저자는 '좋은 말'보다 '정확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습관적인 칭찬은 소음이 되지만, 상대의 용기와 과정을 정확히 읽어낸 말은 울림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거절을 충돌이 아닌 조율의 언어로 제시하며, "아니오"가 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켜주는 경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음을 읽는 감각'은 결국 행복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 "왜 꼭 행복해야만 할까?" 행복하지 않은 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의미일 수 있다는 시선은, 끊임없이 긍정과 성취를 요구하는 시대의 압박을 비켜선다.


이 책은 마음을 바꾸려 애쓰기 전에, 마음을 읽는 감각을 회복하라고 말한다.


구범준 지음 | 세상을바꾸는시간15분 |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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