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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추린 종교개혁사"를 읽고-부제: 개혁을 위한 순례의 꿈을 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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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당당뉴스| 작성일2020-10-21 | 조회조회수 : 5,3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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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개혁 현장과 함께 읽는 "간추린 종교개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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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광석 지음/ 출판사 CLC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종교개혁 주일을 앞두고 더욱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그동안 드러난 교회의 부끄러운 모습들 때문만이 아니라 앞으로 교회가 당면해야 할 혹독하고 차가운 겨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벌써 한 후배 전도사는 “목사님 과연 더 이상 한국에서 목회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라고 고민을 하더니, 급기야 목회가 아닌 다른 일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분명 뜻 하신일이 있을 거라고 하는 말로 위로아닌 위로를 했지만, 내심 어쩌다 이런 정도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안타깝다.


    물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이런 저런 어려움들은 분명 복음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 교회는 너무 가진 것이 많았고 지켜야 할 것들이 많다고 여기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교회가 하는 말에 세상이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어버린 현 상황에서 과연 다시 돌이킬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스럽기만 하다. 코로나19로인하여 교회는 이제 원하든 원치않든 고통스러운 변화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렇게 다시 종교 아니 교회의 개혁을 고민하면서 읽게 된 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간추린 종교개혁사』 (오광석 저, CLC) 였다. 실은 이 책은 금년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지방에서 탐방을 계획하고 있었던 종교개혁지 순례 여정을 포기하면서 씁쓸한 마음이라도 달래기 위하여 구입해서 나눈 책이었다. 사실 꿩 대신 닭이라 받아든 책이라 그랬는지 처음에는 쉽게 눈길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펼쳐본 책은 무겁기만 한 종교개혁의 첫 단추가 어떻게 시작되고 또 그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소개하면서 새로운 여행의 꿈을 꾸게 했다.


    우선 이 책은 소위 말하는 여행기와 같은 관광안내서가 아니다. 또한 요즘 흔히 접하게 되는 유럽 도시들에 대한 인문학 기행과 같은 책이 아니다. 저자가 이미 『간추린 종교개혁사』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듯이 유럽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던 종교개혁의 역사의 큰 줄기를 간추려 놓은 역사의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놀랍게도 생각만큼 무겁거나 복잡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마간산 격으로 살피는 역사의 굵직한 흐름과 함께 이와 관련된 역사의 현장과 그곳에 있는 각종 기념물들에 대한 안내와 소개가 균형감있게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크게 1부 간추린 종교개혁사와 2부 종교개혁 현장 역사와 현재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고 보니 ‘종교개혁 현장과 함께 읽는’ 이라는 부제가 이 책의 성격을 잘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사건이 발생한 현장 또한 함께 보아야 한다고 하는 저자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리라. 이 책은 1부의 종교개혁의 역사적인 흐름을 살피면서도 언제든지 궁금하면 2부에서 소개하고 있는 그 지역의 주요한 현장들의 모습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친절하게 매 사건 마다 연결링크를 걸어두어 찾기 쉽게 하였다. 친절한 편집에 또한 적절하게 제공된 칼라 사진자료들은 글의 이해를 풍성하게 한다.


    책의 내용도 단순하게 지나간 과거의 사건으로서의 닫힌 역사만이 아니라 그런 사건이 오늘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지를 음미하고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역사적인 지식을 또하나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내일을 위한 개혁과 갱신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돌아보는 것을 더 중요한 목적으로 하도록 이끌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종교개혁가들의 공적만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과 실패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소개하고 있는 부분이다. 저자는 루터의 마지막 생의 여정을 소개하면서 그가 지니고 있었던 반유대주의자로서의 성향을 깊이 있게 다룬다. 이는 아무리 종교개혁가로서 탁월한 영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모든 문제 있어서 완벽할 수 없기에 종교개혁은 현재에도 결코 멈출 수 없는 과제임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는 저자만의 방식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왜 다시 종교개혁인가?”라고 하는 질문으로 책을 시작했고,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만 한다”라고 하는 종교 개혁가들의 격언을 한국 교회가 오늘 다시 깊이 되새겨야 할 과제라고 하는 말로 그의 1부 역사의 기록을 끝맺고 있다.


    1부 간추린 종교개혁의 역사와 함께 이 책을 특별하게 하는 부분은 2부에 있는 종교개혁 현장의 역사와 현재에 대한 기록이다. 2부는 1부에서 다루었던 개혁의 역사에 등장하고 있는 장소들을 그곳에 있는 중요한 건물들에 대한 간단한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마치 2부만 가지고도 그 지역에 대한 충분한 안내와 설명을 이해할수 있도록 편집해 두어 실재 여행가들이 사전에 한번 검토하고 살피는 것만으로도 그 지역의 건물과 함께 그와 관련된 역사적인 사건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쉽게 떠올릴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것은 저자가 7년여 동안 독일에 체류하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종교개혁의 현장들을 찾아 그 기운을 느끼고 사진과 자료를 모아 그것에 대한 저자만의 묵상을 더하여 엮은 결과물이다. 특히 그의 이런 여행기는 쉽게 쉽게 이곳 저곳을 들러 사진을 찍으면서 포스트를 옮기기에 급급한 우리들의 발걸음을 순례가 되게 한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여행과 순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여행가는 요구를 하지만 순례자는 감사를 한다고.. 필자는 발품을 팔면서 그 먼길을 찾아다녔을 저자의 모습이 군데 군데 기록에서 찾아보면서 한편으로는 애처롭기도 하고 또한편으로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방인으로 지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순례의 걸음을 걸으며 먼곳에 있는 고국의 교회가 어떻게 종교개혁의 지나간 역사에서 그 정신과 의미들을 올바로 배울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과 함께 고국의 교회를 향한 사랑과 관심을 느낄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에 대한 궁금증과 이국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주기에는 사진은 충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어설픈 몇장의 사진들 보다는 그 지역에 담긴 이야기와 의미들을 담담하게 소개하고 있는 저자의 메시지는 색다른 현장으로의 꿈을 더욱 크게 갖도록 하였음을 감히 말하고 싶다.


    지나간 과거의 역사와 낯선 도시들은 해석을 요구하는 텍스트들이다. 그러한 텍스트들을 올바로 알기 위해서는 그 텍스트들이 담겨있는 컨텍스트들을 함께 살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의 책 『간추린 종교개혁사』는 뜻밖의 발견을 하도록 우리를 이끄는데 충분하다.


    답답한 코로나19의 일상 속에서 무겁게 종교개혁주일을 맞이하는 오늘의 순례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글 김종윤 목사 (평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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