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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쇄 찍은 "라틴어 수업", 천 부도 안 팔린다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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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작성일2020-10-14 | 조회조회수 : 18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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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수업> 100쇄, 아직 어리둥절

대학 수업? "어떻게 살아야" 답 찾는 것

끊임없이 방황..마음 따뜻한 사람 되고파

한국엔 '신들만 사나'... 인간은 어디에

불우했던 어린시절, 공부는 탈출구였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동일(전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

각박한 세상에 참 팍팍한 이슈들을 우리 인터뷰로 쭉 나눠봤는데 지금부터는 마음을 좀 정화시킬 수 있는 그런 인터뷰, 화제의 인터뷰를 준비 했습니다. 공부 얘기를 좀 해 보려고 하는데요. 생각만 해도 머리가 너무 아프다, 그만해라 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사실 학창시절에 학교에서만 하는 공부가 공부의 전부는 아니죠. 어찌 보면 우리의 삶 자체가 인생을 공부해 가는 과정일지도 모르는데요.

오늘 만날 이분은 일단 공부를 잘하는 분이세요. 아까 방송 전에 이 얘기를 했더니 굉장히 쑥스러워하시던데. 일단 어쨌든 소개를 해야 됩니다, 이렇게.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로 바티칸 대법원 로마나의 변호사가 됐고 서강대에서는 라틴어 강의를 6년간 하셨어요. 그런데 왜 공부를 시작했냐고 물어보니 외롭고 아파서 시작했다 이렇게 답을 하시는 분입니다.

라틴어 수업의 저자 한동일 교수를 만날 텐데요. 라틴어 수업이 벌써 100쇄를 찍어서 이제 기념판이 나온다고 합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한동일 교수 직접 만나보죠. 어서 오십시오, 한 교수님.

◆ 한동일> 안녕하세요.

◇ 김현정> 2017년에 발매가 돼서 굉장히 인기 있었던 건 제가 아는데 벌써 100쇄가 됐어요?

◆ 한동일> 네. 그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소감 한마디.

◆ 한동일> 사실 저는 지금까지 돈 되는 책을 써보지 못한 사람인데 많이 팔리면 1000권을 팔면 정말 많이 팔리는 책이었는데 이게 100쇄가 됐다고 하니까 사실 저 자신도 무척 어리둥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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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돈 안 되는 책만 썼던 사람인데 어쩌다가 대박이 났어요. (웃음) 사실 라틴어에 대한 얘기도 풀어가면서 인생의 답을 찾아가는 그런 라틴어 책이자 인생 책, 이렇게 보면 되는데요. 매 학기 중간고사마다 이런 게 정해져 있더라고요. 시험 주제가 나의 인생에 대해서 써라. 그런데 라틴어 배우겠다고 온 학생들한테 어떻게 한글로 인생에 대해서 써라. 이렇게 시험을 내셨어요?

◆ 한동일> 사실 이거는 처음으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는데 수강생이 너무 많아서요. 한 250명 되니까.

◇ 김현정> 대형 강의죠.

◆ 한동일> 그걸 중간고사 보고 기말고사 채점하고 성적을 매기는 일이 사실 엄청난 일이거든요. 그래서 중간고사 때도 시험을 봐서 성적을 매기고 기말고사 때도 성적을 봐서 매기고 그래서 그게 너무 부담스러워서 시험은 그냥 한 번만 보자, 기말고사. 그런데 저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도 좋아했거든요.

◇ 김현정> 라틴어 시험은 한 번만 보는 거고 한 번은 이렇게 인생에 대하여.

◆ 한동일> 대신에 중간고사 때 그 과제는 제가 성적을 임의로 부여한다라고 했었어요. 그러니까 뭐 어떤 학생은 A, 어떤 학생은 B, 임의로 성적을 부여하는 거예요.

◇ 김현정> 그게 왜요?

◆ 한동일> 그중에 제가 쓰라고 했어요. 한 번도 A+을 못 받아본 사람. 그런 사람들은 A+을 주겠다. 단 이거는 기말고사 성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 김현정> 아, 기분 좋게.

◆ 한동일> 왜냐하면 공부를 잘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주 한 번의 짧은 기억이지만 어떤 좋았던 기억이 나를 또 일으켜 세울 수가 있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 한동일> 한 번도 내가 A+을 못 받아온 사람에게 A+을 줄 수 있는가. 학생들과 합의가 된 거였습니다. 중간고사 성적을 이렇게 임의로 A+을 줘도 되느냐 어차피 이건 성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학생들도 흔쾌히 동의를 했고 그래서 이제 그 방법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데 메아 비타(나의 인생에 대하여)’를 하게 된 것은 그 대학생들 되게 성장한 것 같지만 어떨 때 보면 되게 어린 학생들일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분들이 대학에 들어왔지만 정작 내가 왜 대학에 들어왔는지 그리고 나는 어떠한 진로를 선택해야 될지 고민을 너무 많이 하더라고요.

◇ 김현정> 맞아요.

◆ 한동일> 그래서 그들에게 대학의 수업이라는 건 정말 우리가 무엇을 외우고 그런 것도 있지만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스스로 찾아가야 된다.

◇ 김현정> 그런 시간이죠.

◆ 한동일> 네, 그 시간이 사실 인생에서 4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는 그런 시간이 많지가 않거든요. 이후에 우리가 사회로 나가서는. 그래서 그런 맥락에서 한번 ‘데 메아 비타(나의 인생에 대하여)’를 써보자고 했는데 반응은 생각보다 정말 놀라웠어요.

◇ 김현정> 놀라웠어요?

◆ 한동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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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출간 당시부터 베스트셀러에 올라, 최근 100쇄를 기록한 한동일 교수의 베스트셀러 <라틴어수업>.


◇ 김현정> 뭐라고들 쓰던가요? 인생에 대해서 써라 요즘 대학생들한테 물어보면.

◆ 한동일> 그 이야기 주제, 학생들이 쓴 이야기의 주제들은 너무나 다양해서 글을 어떻게 뭘 썼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했는데. 정말 이러한 개인사까지 얘기할 수 있어? 라고 생각되는 글들도 너무 많았고요. 그리고 어떤 학생들은 질문을 했어요. 선생님, 과거에 대해 써야 돼요? 아니면 현재에 대해서 써야 돼요? 미래에 대해 써야 돼요? 이런 질문을 한 학생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바로 그거를 고민하자고 이 숙제를 준 겁니다.

◇ 김현정> 아니, 이 책의 끝에 보면 이렇게 쓰여 있어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에 대한 품격 있는 응답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답을 찾으셨습니까?

◆ 한동일> 못 찾았죠.(웃음)

◇ 김현정> 교수님도, 저자도 못 찾으셨어요?(웃음)

◆ 한동일> 네. 끊임없이 방황하고 고민하고 그것이 저 자신이고. 그런데 그 부족한 사람이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인데 자꾸 언론이나 책에서 이렇게 너무 크게 얘기해 주시니까 그것이 되게 부끄럽고. 그런데 책이 100쇄가 나오면서 저도 변하고자 하는 것은 생겼습니다.

◇ 김현정> 뭔가요?

◆ 한동일> 책을 본 후기 중에 많은 분들이 이 책의 저자가 상당히 따뜻하고 포근하고 그런 사람 같다라는 글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사실 그런 사람이 못 되거든요. 성격도 되게 급하고 그런데 자꾸 사람들이 그런 글을 쓰다 보니까 내가 정말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돼야겠다. 그리고 정말 포근한 사람이 돼야겠다. 그러니까 오히려 그 독자들을 통해서 저 자신이 변해가는 그 모습을 보게 된 건 큰 어떤 발견, 어떤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것도 참 멋있네요. 독자들이 저자를 만들고 또 저자의 책을 읽고 독자가 변하고. 책도 책이지만 저는 인간 한동일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져서 좀 찾아보니까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라틴어, 이탈리아어, 독일어를 하시고 교황청립 라테란 대학교에서 교회법 석사를 2년 만에, 박사를 10개월 만에 끝내면서 최단 기간, 최고 성적 기록을 세우고. 석사, 박사 모두 최우등 졸업을 하고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로 그 어렵다는 바티칸 대법원의 변호사가 되신 분이다 이렇게 쓰여 있더라고요. 프로필에.

◆ 한동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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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래서 제가 아까 오셨길래 와, 대단하시다 했더니 그 얘기 듣는 게 너무 싫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한동일> 그거는 뭐 지금 아나운서님이 말씀해 주신 게 사실이지만 한국 사회는 자꾸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분류하는 게 저는 참 불편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한국은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볼 때가 있습니다. 신들이 사는 사회가 아닌가.

◇ 김현정> 신들이 산다니요?

◆ 한동일> 그러니까 얼굴이 예쁘면 여신만큼 예뻐야 되고 공부를 잘하면 공부의 신만큼 잘해야 되고. 모두 신들에 비유하는. 그러면 인간들은 어떻게 살아요?

◇ 김현정> 인간들은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 한동일> 네.

◇ 김현정> 어떻게 살아.

◆ 한동일> 그래서 이러한 어떤 것들이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꾸 이런 식으로 소개받는 것이 불편했고. 그래서 어떤 방송이나 그런 제안을 사실 많이 받았는데 제가 그거를 고사했던 이유도 그런 맥락 중 하나였습니다.

◇ 김현정> 그럼 지금은 이제 어디 대학에도 소속되지 않고 지금 자유의 몸이 되셨더라고요.

◆ 한동일> 네.

◇ 김현정> 그것도 닿아 있는 이야기입니까?

◆ 한동일> 맞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소속이라는 게 엄청나게 나 자신을 보호해 주고 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지만 반대로 그 소속으로 인해서 내가 나 자신을 도약시키는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참 많아요. 라틴어의 돌은 두 가지 단어가 있는데 패트라. 이것도 돌이고 스칸달룸 이것도 돌입니다. 둘 다 돌이에요. 그런데 패트라는 디딤이 되는 돌이고 스칸달룸은 우리가 스캔들이라고 하는 그 말에 유래한 건데 원래는 그리스에서 유래했고 라틴어가 채용했고 우리 영어가 스캔들이라고 받아들였는데 걸림이 되는 돌이에요.

◇ 김현정> 디딤돌, 걸림돌.

◆ 한동일> 네, 같은 돌인데 어떤 돌은 디딤돌이 되고 어떤 돌은 걸림돌이 되더라고요. 저에게는 어떻게 보면 소속이라는 것이 그런 것 같았어요. 그래서 소속 안에서 소속을 바라볼 수도 있지만 울타리 안에서 울타리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울타리 밖에서 울타리를 바라보고 싶었고 지금까지 어떤 목표를 위한 격렬한 공부를 해왔다면 그런 공부가 아니라 정말 저 자신을 성장시키는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 김현정> 그래서 이제 소속도 다 버리고 자유의 몸으로 이런 것으로부터,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채 글도 쓰고 공부하고 계시는데. 저는 그래서 무슨 3개 국어도 하시고 공부도 너무 잘하셔서 타고 난 공부머리가 있으신 분인가. 아니면 주변에서 환경이 너무 좋아서 과외도 많이 받으시고 이런 분인가 했더니 환경이 아주 어려우셨다면서요?

◆ 한동일> 네. 사실 저의 환경을 고백하는 건 되게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저의 외모만 보고 사람들이 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겠거니 아니면 저의 결과만 보고 많은 어떤 외적인 도움을 받았겠거니 생각을 하셨는데. 사실 저의 환경에 대해서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도 제가 모대학에서 강의했던 학생들의 ‘데 메아 비타(나의 인생에 대하여)’에서 나온 솔직한 글들에 저도 용기를 받았던 거예요.

◇ 김현정> 지금 들으시는 분들은 무슨 얘기하실지 모르겠는데 얼마나 어려우셨던 거예요? 지금 눈물이... 눈물이 나셔가지고 말을.

◆ 한동일> 가끔 뉴스나 보면 어려운 아이들 나오는 그런 프로들 있잖아요.

◇ 김현정> 있죠, 있죠.

◆ 한동일> 그 정도였다고 말씀드릴게요.

◇ 김현정> 너무 어렵고 아프고 힘들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 한동일> 잊기 위해서요.

◇ 김현정> 잊기 위해서. 너무도 지독한 가난, 지독한 어려움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수단이 공부가 됐어요.

◆ 한동일> 그러니까 공부하는 그 순간만큼은 저의 현실이 잊혀 질 수 있는 그다음에 책을 읽는 그 순간만큼은 저의 현실은 비록 비루하지만 그 비루한 존재로 남아 있게 하지 않는 상상을 하게 해 줄 수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것에 대한 기억이 제가 젊은 친구들에게 쉬운 선택을 하지 말자. 쉬운 선택을 해서 나의 일상이, 나의 삶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쉬운 선택을 하십시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짧은 생이지만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을 보면 부단하게 저는, 우리는 쉬운 선택을 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사실 새로운 책 공부법이라는 책도 10대나 20대 학생들에게 그런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공부법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런데 별로 매체에 노출이 안 돼서 사람들이 나온 지 조차도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이랑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굉장히 진지하고 조용하시면서도 또 뻥 터뜨리는 유머가 있는. 아주 대화가 즐거운 분인데. 보니까 저한테 지금 이 100쇄 기념판을 주셨거든요. 여기에 쓰신 라틴어를 함께 좀 마지막으로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서, 이거 어떻게 읽어요?

◆ 한동일> Nemo dat quod non habet. 네모 다트 쿠오드 논 하베트.

◇ 김현정> 무슨 뜻입니까?

◆ 한동일> 아무도 자신이 가지지 않은 것은 타인에게 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결국 인간은 내가 가진 것을 타인에게 줄 수밖에 없는데 그 가진 것이 무엇이냐, 내용이 무엇이냐. 우리는 그걸 위해서 저는 공부를 해야 되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해 볼 때가 많습니다.

◇ 김현정> 내가 선한 사람이면 선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고 내가 부정적이고 비관적이고 이런 사람이면 내 주변에도 그것을, 그 향기를 풍길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 한동일> 성경에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그 구절로 마치고 싶습니다.

◇ 김현정> 정말 좋은 말씀 대단히 감사드리고요. 축하드리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한동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동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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