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 장로 칼럼] 숨을 쉴 수 있음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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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는 특별한 지병이 없으면 별도로 챙겨 먹는 약이 거의 없이 살아가는 편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지병 때문에 먹어야 하는 약도 생기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비타민과 영양제를 챙겨 먹는 일도 자연스럽게 일상이 되어 간다.
아직까지 나는 특별한 지병 없이 비교적 건강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아침 30분씩 걷고, 일주일에 네 번 정도 짐에 가서 한 시간씩 운동을 한다. 또 일주일에 한 번은 피클볼도 친다. 나름대로 꾸준히 운동하면서 건강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처럼 식사도 잘 챙겨 먹는다. 특히 아침에는 오트밀과 삶은 달걀, 각종 과일과 단백질을 함께 먹어 온 지 오래되었다. 여기에 비타민 C와 D, 종합영양제 등을 챙겨 먹다 보니 어느새 아침마다 먹어야 하는 영양제의 숫자도 하나둘 늘어나게 되었다.
문제는 일부 비타민과 영양제의 크기가 너무 크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큰 알약은 잘게 부수어 물과 함께 삼키곤 했다.
그런데 며칠 전 평소와 같은 방법으로 먹다가 약 조각 하나가 기도로 잘못 넘어가려다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계속 기침을 하고 물을 마셔 보아도 목에 무엇인가 걸려 있는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AI에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고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머리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고 가슴도 조금 답답해졌다. 다시 증상을 설명하니 빨리 응급실로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911에 연락하려고 했지만, 당시에는 아내가 운전하여 가까운 응급실로 직접 가는 것이 빠르겠다고 판단했다. 기도가 막혀 호흡에 문제가 생기면 위급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응급실로 향했다.
응급실에 도착한 뒤 의료진은 곧바로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처치를 해 주었다.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를 받은 뒤 얼마쯤 지나자 목에 무언가 걸려 있던 느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머리에서 나던 땀도 멈추었고 가슴의 답답함도 없어졌다. 상태가 안정된 것을 확인한 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나는 그 일을 겪은 뒤 평소 챙겨 먹던 비타민과 영양제를 다시 살펴보았다. 종합영양제는 씹어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 비타민 C도 입에서 녹여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선택했다.
또 한 가지 방법도 생각해 냈다. 물이나 우유에 녹여 먹어도 되는 영양제는 전날 저녁, 다음 날 아침에 먹을 오트밀을 우유에 미리 불려 놓을 때 함께 넣어 두는 것이다. 그러면 아침에는 딱딱했던 영양제가 부드럽게 풀어져 오트밀과 함께 훨씬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영양제를 이런 방법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복용 방법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뜻밖의 일을 겪은 뒤 오히려 나에게 맞는 편하고 안전한 방법을 찾게 되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나는 실제 생일은 1월이지만 호적에는 9월생으로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호적상으로 만 65세가 되는 날이 바로 오늘이다. 불과 며칠 전에 그런 일을 겪었으니,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자칫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생각보다 일찍 천국에 갈 뻔했다.
그 일을 겪고 나니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매일 숨을 쉬면서도 숨 쉬는 것을 감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잠시 어려워지고 나니, 숨 쉬고 걷고 먹고 이야기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큰 감사의 조건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호적으로 만 65세가 되는 오늘, 지난 삶을 돌아보니 감사할 것이 참 많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해서도 새로운 마음을 갖게 된다.
“더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하루하루를 더 의미 있게 살아야겠다. 그리고 좀 더 나누고 베풀며 살아야겠다.”
평범한 하루가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니며, 오늘도 숨을 쉬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임을 다시 깨닫는다. 잠시나마 호흡의 어려움을 경험하게 하시고, 그것을 통해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삶이 얼마나 감사한 삶인지를 다시 깨닫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숨을 쉴 수 있음이 감사하다.
오늘도 살아 있음이 감사하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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