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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택 교수의 문학 칼럼] 『어린 왕자』 11. 내 안에 사는 어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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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6-05-26 | 조회조회수 : 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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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사는 어린 왕자는 오늘도 나를 찾아옵니다. 죽음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의 미소로. 오래전 책장 속에서 만났던 그 왕자는 이제 단순한 문학의 인물이 아닙니다. 그는 내 영혼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순전함의 기억이고, 세상의 숫자와 계산에 지친 마음을 다시 깨우는 작은 방문자입니다. 어른이 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지만, 너무 적은 것을 경이로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린 왕자는 여전히 묻습니다. “너는 무엇을 사랑했니? 너는 무엇에 시간을 바쳤니? 너는 아직도 별을 바라볼 수 있니?”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이 어린 왕자의 형상 너머에서 한 분을 봅니다. 예수님은 단순히 문학 속 어린 왕자로 축소될 수 없는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어린 왕자』의 맑은 눈, 여우가 가르쳐 준 책임 있는 사랑, 장미를 향한 아픈 그리움, 별로 돌아가는 신비한 떠남은 내 마음을 그리스도께로 이끕니다. 예수님은 내 안에 꽁꽁 숨어 있던 어린아이를 찾아내십니다. 굳어 버린 마음, 냉소에 익숙해진 눈, 죽음을 두려워하여 삶을 꼭 움켜쥐던 나를 다시 길들이십니다. 그 길들임은 지배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주님의 복음은 내 영혼을 여우의 복음처럼 천천히, 그러나 깊이 길들입니다.


이제 나는 늙어 갑니다. 몸은 약해지고, 걸음은 느려지고, 하루의 빛도 예전보다 짧아집니다. 그러나 『어린 왕자』를 다시 읽은 나는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죽음을 앞둔 노인이면서도, 천진한 어린이의 마음으로 죽음을 기다립니다. 죽음은 무서운 어둠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는 끝없는 추락이 아니라 새로운 별을 향한 귀환입니다. 나는 그 별에서 왕같이 다스릴 꿈을 꿉니다. 요한계시록이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백성은 영원히 다스리는, 왕 노릇 하도록 부름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연약해지는 몸을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짓습니다. 이 몸은 낡아 가지만, 내 안의 소망은 낡지 않습니다.


나는 이제 어린 왕자의 기도를 드립니다.

주님, 내 안의 어린 왕자를 잃지 않게 하소서.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눈을 주소서.

장미를 책임지는 사랑을 주소서.

여우에게 배운 기다림을 주소서.

사막에서도 우물을 믿는 믿음을 주소서.

죽음의 밤에도 별들의 웃음소리를 듣게 하소서. 별을 헤다가, 작은 별이 되게 하소서.


그날이 오면, 나는 더 이상 비유와 상징으로 보지 않고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여 볼 것입니다. 어린 왕자가 보좌에 앉는 날이 아니라, 어린양 되신 그리스도께서 보좌에 앉아 계심을 찬양하는 날이 그날입니다. 그때 나는 노래할 것입니다.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권능을

보좌에 앉으신 이와 어린양께 돌릴지어다.”


그날, 내 안에 살던 어린 왕자는 마침내 자기의 별을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될 것입니다. 그 별빛은 처음부터 그리스도의 은총이었음을. Soli Deo Gloria (솔리 데오 글로리아 - 오직 하나님께 영광)!  <끝>


임윤택 교수(선교신학자, 미주 장신대학교 선교학 박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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