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목사 목회서신] 가장 아름다운 등대, 십자가
페이지 정보
본문
저는 등대(燈臺)를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등대를 통해 놀라운 지혜와 영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는 넓은 바다에서 방향 감각을 잃기 쉽습니다. 등대는 방향 감각을 잃지 않도록 항로를 안내해 줍니다.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게 하며, 목적지에 이르도록 돕습니다. 또한 위험을 경고해 줍니다. 암초와 절벽 그리고 얕은 수심을 알려 줍니다. 등대는 귀항(歸港)을 돕습니다. 등대는 떠나는 배보다 돌아오는 배에 더 소중합니다. 폭풍우를 통과해 항구로 돌아오는 선원에게 등대는 소망입니다.
등대는 높은 곳에 서 있습니다. 멀리 비추기 위함입니다. 등대는 사명을 위해 높은 곳에 서 있습니다. 등대는 흔들리지 않는 기초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거센 파도를 이겨내고, 거친 폭풍우를 견뎌야 합니다. 등대는 모래 위가 아니라 반석 위에 세워집니다. 등대는 자신을 비추지 않습니다. 등대는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빛을 비춥니다. 등대는 흔들리지 않고, 한결같이 자기 자리를 지킵니다.
등대는 바다 전체를 밝히지 않습니다. 배가 다음 항구를 찾을 만큼만 비춥니다. 등대와 등불은 다르지만 닮아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등불과 같습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 등불은 멀리까지 비추지 않습니다. 한 걸음씩 걸을 수 있도록 비추어 줍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한 걸음씩 인도하십니다. 인생 전체를 한 번에 밝히지 않으십니다. 다만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한 걸음씩 순종하길 원하십니다.
등불은 모호함 속에 담긴 은혜입니다. 등불은 모든 것을 다 알려 주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답답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지혜는 그 모호함 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하나님은 모호함을 통해 우리가 하나님을 더 깊이 의지하게 하십니다. 등불은 작지만 충분한 은혜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필요한 만큼의 빛을 허락해 주십니다. 오늘 하루를 살 만큼의 빛, 한 걸음을 내딛을 만큼의 빛, 넘어지지 않을 만큼의 빛을 선물해 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욕심이 아니라 우리의 필요를 채우시는 분입니다.
저는 등대를 묵상하는 중에 가장 아름다운 등대를 떠올립니다. 갈보리 산 위에 세워진 십자가입니다. 예수님께서 피흘려 죽으신 십자가는 가장 아름다운 등대입니다. 십자가는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에게 길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길이십니다(요 14:6). 십자가는 폭풍 속에서도 길을 비춥니다. 가장 어두운 밤일수록 등대가 더 빛나는 것처럼, 십자가는 어둠을 밝히는 소망의 빛입니다. 십자가는 암초 앞에 선 영혼들을 위해 세워진 하나님의 등대입니다. 십자가는 거친 폭풍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빛입니다. 등대는 맑은 날보다 폭풍우 치는 밤에 더 필요합니다. 십자가도 고난 없는 날보다 눈물의 밤에 더 필요합니다. 십자가는 고통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고통을 통과한 사랑의 불빛입니다. 그 빛을 따라 걷는 한, 우리는 결코 길을 잃지 않습니다.
십자가는 집으로 돌아오게 하는 등대입니다. 배에게 등대는 항구가 있음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십자가는 귀향(歸鄕)으로의 초대입니다. 탕자는 아버지께 돌아왔습니다. 그리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가 돌아온 아버지 집에는 치유와 회복과 안식이 있었습니다. 잔치가 있었습니다. 돌아갈 항구가 있다는 것,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이 큰 복입니다. 저는 지금 모국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떠나는 날부터 집을 그리워합니다. 돌아갈 집을 동경합니다.
등대를 통해 자녀를 양육하는 지혜를 배웁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등대와 같은 존재입니다. 부모는 자녀를 대신해 항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항해를 잘할 수 있도록 길을 비춰 주는 존재입니다. 등대는 빛을 비추어 주지 강요하지 않습니다. 부모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는 자녀를 정죄와 비판이 아니라, 사랑으로 품어 주어야 합니다. 통제보다는 신뢰를 선택해야 합니다. 여백과 공간을 주어 쉼을 누리게 해야 합니다. 스스로 자라도록 도와야 합니다. 등대가 바다 전체를 비출 수 없듯이, 부모도 자녀의 인생 전체를 보여줄 수 없습니다. 다만 한 걸음씩 걸어가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자녀는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성취해야 할 과제도 아닙니다. 자녀는 상품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걸작품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꿈을 대신 이루는 도구가 아닙니다. 부모의 역할은 하나님이 자녀 안에 심어두신 소명을 따라 살도록 돕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배는 바다로 나아갔다가 다시 항구로 돌아옵니다. 좋은 부모는 자녀가 돌아올 수 있는 ‘내면의 항구’를 만들어 줍니다. 우리가 늘 바라보아야 할 등대는 십자가입니다. 그 빛 아래서 우리는 길을 잃지 않습니다. 그 빛 아래서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빛 아래서 우리는 안전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등대이신 십자가의 예수님을 날마다 바라보며 살아가시길 빕니다.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 이전글헌신으로 피어난 은혜의 정원 26.04.27
- 다음글[이상기 목사의 목양칼럼] 4월이면 생각되는 K 집사님 부부! 26.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