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타락과 구속의 공간으로서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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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에 대한 찬반은 무기 소지의 문제와 함께 미국 정치에서 자주 논의되는 문제입니다. 미국은 연방과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인정하고, 50개 주 중 27개 주가 사형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도 사형을 인정하지만, 한국은 1997년 이후 실제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으며 53명의 미집행 사형수가 있다고 합니다.
구약은 사형제에 대한 많은 기록을 제공합니다. 율법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서 벗어난 중죄의 경우 사형을 인정했습니다. 율법은 다음의 16가지 범죄 곧 납치, 간음, 동성애, 근친상간, 수간, 아동의 교정 불가능한 비행, 부모를 때리거나 저주하는 행위, 인신 제사, 거짓 예언, 신성모독, 안식일 모독, 거짓 신에게 제물 바치기, 마술 혹은 점술, 음란, 약혼한 처녀 강간, 계획된 고의적 살인을 죽음으로 다스렸습니다. 이러한 범죄의 각 경우에 증거가 명확하고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때, 사형이 집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소개된 16가지 사형의 항목 중에서, 마지막에 등장하는 고의적인 ‘계획 살인’(premeditated murder)에 대한 형벌과 목록의 나머지 15가지 범죄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다른 경우에는 “생명의 속전”(a ransom for the life)을 통해 용서받을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돈으로 사형수가 모두 해방되지는 않았지만, 공동체의 사법적인 결의를 통해 용서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급 살인, 곧 누군가가 악의적인 계획을 따라 모살(謀殺)한 경우, 관리들은 속전 곧 몸값을 받는 것을 금지한다고 율법은 명시합니다(민 35:31).
과실치사의 경우에는 이스라엘 어디서나 하룻길 거리 안에 있는 6개 중 한 도피성으로 피신하여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도망자는 그 해의 대제사장이 죽을 때까지, 도피성에 살다가 풀려나 자유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경우에도 속전을 통해 대제사장이 죽기 전 미리 풀려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민 35:32). 하나님은 오살(誤殺)한 사람의 생명권도 존중하여야 함을 가르치기 위해, 도피성의 인권적 배려를 제공하고 사람의 존귀한 생명을 구했습니다.
하나님의 생명 사랑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명하신 이유는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는 하나님의 정의로운 성품 때문입니다. 도시와 문명의 정결함과 음란과 폭력, 신성모독이나 비윤리와 양립할 수 없었습니다. 도시는 무죄한 자의 피가 흐를 때 더럽혀지며, 땅은 그 살인자의 피가 쏟아짐으로 회복됩니다. “너희는 너희가 거주하는 땅을 더럽히지 말라 피는 땅을 더럽히나니 피 흘림을 받은 땅은 그 피를 흘리게 한 자의 피가 아니면 속함을 받을 수 없느니라”(민 35:33). “무죄한 피를 흘린 자”를 심판하는 것은 공권력 곧 합법적인 폭력일 것입니다. 살인자를 심판하는 폭력은 성스러움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역설입니다. 정의로운 칼로 표현된 공권력은 그러므로 도시의 거룩함과 깊이 관련됩니다. 그러나 불의한 공권력도 있습니다.
2026년은 수년간 진행된 러우 전쟁에 더하여,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공격과 이란 소요로 시작되었습니다. 1월 8-10일에는 이란 정부의 폭력으로 많은 사상자가 생겼습니다. 미국이 운영하는 ‘인권운동 통신사’(HRANA)의 1월 23일 보도는 이란에서 5,002명의 시신이 확인되었으며 그중 4,716명은 시위대라 합니다. 어떤 단체는 12,000에서 20,000명 사이가 죽었을 것이라 보도합니다. 시민의 흘린 피도 하나님의 형상, 곧 하나님의 소유가 훼손된 것입니다.
무죄한 자의 죽음은 땅을 더럽히는 것이며, 이에 대한 심판은 폭력적 수단을 사용한 사람의 처벌로 속죄됩니다. “땅을 더럽히지 말라” 명령하신 분은 인간의 죄 때문에 오랫동안 짐승을 희생시켜 속죄하였습니다. 짐승의 피는 땅의 성스러움을 회복시키는 수단이었습니다. “피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히 9:22). 예수의 보혈로 속죄를 이룬 이 시대에, 그의 피가 이란을 씻기를 기도합니다. 이란 시민의 피 묻은 부르짖음으로 하늘의 평화가 속히 임하길 간구합니다. 그리스도의 피가 이란을 속하길 기도합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목사,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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