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세상읽기] 모든 것이 공짜인 세상에서 인간은 과연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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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예측은 신빙성이 있다. 그는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로켓 추진체 재사용, 고성능 전기차 대량 생산, 전 지구적 위성 인터넷 망 구축,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하는 뉴럴링크 등을 성공시켰다.
월 초에 일론 머스크는 피터 디아만디스가 운영하는 팟캐스트((Moonshots)에 출연하여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공동 호스트 데이비드 블런딘을 비롯하여 세 명 모두 쟁쟁한 사람들이어서 그들의 대담이 큰 화제를 모았다.
여러가지 이야기 중에서 관심을 끄는 부분은 머스크의 보편적 고소득(Universal High Income, UHI)에 대한 내용이다.
머스크는 다가올 미래 경제 시스템에 대해 기존의 보편적 기본 소득(UBI)을 넘어선 보편적 고소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그가 말하는 UHI는 부유층에게 세금을 걷어 빈곤층에게 나눠주는 단순한 소득 재분배의 차원이 아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비용이 극적으로 낮아지면서, 누구나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되는 시대를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 동력은 노동의 탈화폐화, 즉 노동을 하고 임금을 받는 구조가 사라져 버린다는 의미다. 머스크는 AI와 로봇 공학을 ‘초음속 쓰나미’라고 부르며 이들이 인간의 노동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가 육체노동을, AI가 지적 노동을 수행하게 되면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은 사실상 자본 지출과 전기료 수준으로 수렴하게 된다.
경제학적으로 볼 때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량이 화폐 공급량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이 도래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디플레이션을 유발한다. 즉 화폐 가치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물건값이 극도로 저렴해져서 사람들의 구매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미래가 열리다는 것이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러한 풍요의 시대로 진입하기 직전인 향후 3년에서 7년 사이가 매우 험난한 과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I는 이미 정보 처리를 다루는 화이트칼라 직업의 절반 이상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물리적 노동을 대체할 로봇 기술이 결합되면 인간의 일자리는 급속도로 사라질 것이다. 문제는 현재의 정부 시스템이 AI의 발전 속도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발생할 사회적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는 과도기적 조치로 현금을 살포하는 형태의 보편적 소득 지급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험난한 과도기를 지나 UHI가 실현된 미래, 대략 5년 후부터는 전례 없는 수준의 서비스가 보편화될 것이다. 머스크는 AI와 로봇 기술이 결합된 의료 서비스가 전 세계 누구에게나 거의 무료에 가깝게 제공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교육 또한 AI 교사를 통해 개인화되고 고도화되어 누구나 원하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물질적 풍요가 인간에게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머스크는 도전이 사라진 삶이 가져올 의미의 상실을 우려한다. 모든 생산을 기계가 대신하고 원하는 것을 손쉽게 얻게 된다면 인간은 무기력한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
머스크가 제시하는 UHI는 단순한 경제 정책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단계적 도약을 의미한다. AI와 로봇이 인류의 생산성을 무한히 확장시켜 경제적 빈곤을 해결할 잠재력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생할 급격한 사회 변동과 인간의 역할 변화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가 우리에게 남겨진 큰 숙제다.
이재호(유튜브 ‘굿모닝 바이블 잉글리쉬’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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