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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뜨려야 할 인생의 유리 지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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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5-07-29 | 조회조회수 : 9,6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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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돌이켜 볼 때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이 타이밍이 엇나간 시간들입니다. 앉아야 할 때 일어서고 일어서야 할 때 넘어져 있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30대에 잘못 일어섰다가 된통 얻어맞고는 기죽어 일어나지 못했던 세월이 좀 길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40대에 바짝 일어나 기고만장한 시간이 길어서 인격과 신앙의 성장이 후퇴한 시간이 짧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 놓은 유리 지붕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이 정해 놓은 틀에 나 스스로 한계를 정하는 것이 익숙해서 주체적이고 창의적이지 못한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7월 한 달 설교는 제 자신을 향한 하나님 말씀이었습니다. 내게 예비하신 하나님 축복을 내가 믿어야 하고 지켜야 하고 매일 하루 가운데 이루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대한 실망이 크면 클수록 오히려 하나님을 더 의지하도록 이끄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체험합니다.


사도 바울이 갈라디아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내가 사람을 좋게 하랴 하나님을 좋게 하랴…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1:10) 합니다. 돌이켜 볼 때 저는 목사의 큰아들로 자라 목사가 되어서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었습니다. 타인을 기쁘게 하려는 강박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내가 30여 년 전 파송 받은 교회에서 거의 전교인 반대로 강단에 서지 못했던 기막힌 경험을 통해 이 병을 치유하셨습니다. 한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면서 나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고 배척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 나를 자유케 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와 교단 분리 사태를 보면서 절대적이지 않은 것을 절대적으로 여기는 것이나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붙잡으려 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지 알게 된 것이 하나님의 큰 은혜입니다.


그런 경험들이 나로 하여금 내게 주어지고 닥쳐오는 삶의 조건을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선물로 받아 들이기에 익숙하게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때 영어 예배 설교자가 없어서 제가 2년여 설교를 해야 했고 지난 몇 개월 역시 그리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이 나이에 내가 이 무슨 고생인가?” 생각했는데 얼마 전부터는 “열심히 영어 설교 잘 훈련해서 은퇴하면 목사 없는 미국교회 가서 설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뉴욕에 와서 얻은 가장 큰 건강의 선물이 있습니다. 전에는 1마일도 잘 걷지 않았는데 처음에는 Fort Totten 공원에 나가 3마일씩 걷게 되더니 코로나 기간에는 Jones Beach에 나가 10마일씩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남들이 하는 것 부러워만 했는데 ‘El Camino Santiago’(야고보 순례길) 800 Km 전체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아 올해 안으로 마지막 100 Km 코스를 한 주 작정하고 다녀올 계획도 하고 있습니다.


내가 좀 일찍 깨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깨달음들은 모두 내게 아픔과 어려움을 통해 하나님이 주셨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기대했던 일이 있었는데 안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하나님이 주신 깨달음은 원래 기대하지 말아야 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나 세상의 것들에 실망함을 통해 오히려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고 의뢰하도록 하셨습니다.


김정호 목사(후러싱 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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