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 장로 칼럼] 선교 사역에는 나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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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텍사스 남부의 멕시코 국경 지역은 미국에서 멕시코로 선교를 다니기에 지리적으로 매우 좋은 곳이다. 멕시코 복음화를 위해 현지인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신학교들도 여러 곳에 있다.
그래서 이 지역에는 멕시코 복음화를 위해 사역하시는 한인 선교사님들도 몇 분 계신다. 나는 종종 이분들과 교제하면서 선교에 관한 정보를 나누고, 필요할 때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역 한인교회의 담임목사님이 출타하시면 선교사님들이 대신 말씀을 전하시기도 하고, 선교사님들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가능한 범위에서 교회가 돕기도 한다. 선교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협력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3년 전부터 이 지역의 선교사님들과 좋은 유대 관계를 맺으며 지내고 있다.
지난주, 그중 한 선교사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차 한잔하면서 만나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다른 두 분에게도 연락하여 네 사람이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한 선교사님이 그동안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몇 개월 동안 한국에서 안식년을 보내고 돌아오셨는데, 다음 주에는 또 다른 선교지를 향해 한국 방문 후에 떠날 예정이라고 하셨다.
그분은 과거 자신이 개척하여 현지인에게 잘 이양했던 멕시코의 한 교회가 이단으로 바뀌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한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장거리 운전을 하여 직접 찾아가 확인해 보니 다행히 이단이라는 소문이 난 곳은 다른 교회였고, 자신이 개척했던 교회는 여전히 잘 운영되고 있었다고 하셨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큰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오토바이와 충돌하여 30대 초반의 남성이 크게 다쳤고, 결국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보험만으로 해결되지 않아 피해자와 직접 합의해야 했는데, 처음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을 요구해 몇 개월 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그 어려운 시간을 기도하며 견디던 중 피해자의 마음이 바뀌었고, 감사하게도 결국 원만하게 합의할 수 있었다고 하셨다.
그런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그러나 선교사님의 생각은 달랐다.
6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다시 아르헨티나 안데스산맥 지역의 마푸체 원주민 공동체로 들어가 선교 사역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계셨다. 그곳은 17년 전 현지인 교회를 개척하여 잘 이양했던 지역이라고 한다. 이제 남은 여생을 그곳에서 보내며 현지인 목회자들을 교육하고 훈련하여, 현지인 중심으로 교회가 더욱 건강하게 세워지고 운영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마음이 찡해졌다. 일반적으로 65세가 되면 시니어라고 하고 은퇴를 생각한다. 이제는 힘든 일을 내려놓고 조금 편안하게 살아도 된다고 생각할 나이다. 그런데 그 선교사님은 오히려 더 힘든 오지를 향해 다시 떠날 준비를 하고 계셨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미국 땅에 머물면서 먼 선교지에 형편이 되는 대로 물질로 지원하고 필요한 것을 돕는 지원선교를 하고 있다. 그런데 6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다시 오지로 들어가겠다는 선교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편안한 곳에 머물면서 지원만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조금은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하나님께서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은사와 역할을 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이 선교지로 직접 달려갈 수는 없다. 누군가는 현장으로 가야 하고, 누군가는 뒤에서 기도해야 하며, 또 누군가는 물질과 필요한 것으로 그들을 도와야 한다. 보내는 선교 역시 현장 선교와 함께 반드시 필요한 사역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일을 얼마나 충실하게 감당하고 있느냐가 아닐까.
그날 선교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 가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선교에는 정해진 은퇴의 나이가 없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몸은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 할 수 있는 일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사명까지 은퇴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직접 선교지로 갈 수 있다면 가는 것이고, 갈 수 없다면 보내는 선교사로서 기도하고 후원하며 함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향한 마음일 것이다.
앞으로 그 선교사님이 아르헨티나의 오지에서 펼쳐 갈 사역을 위해 기도하며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나 또한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를 다시 생각해 본다.
65세가 되었다고 사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는 또 다른 사명이 있을지도 모른다. 올해 65세가 된 나에게 선교사님을 통하여 이러한 귀한 깨달음을 주심에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선교 사역에는 나이가 없다.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사용하시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오늘이 사명의 날이기 때문이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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