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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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스 목사(William Trice)가 루이지애나주의 주도인 배턴루지(Baton Rouge)에 있는 유니버시티 연합감리교회에서 목회할 때였습니다.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의 저명한 교수가 주일 예배에 몇 번 참석했습니다. 트라이스 목사는 이 대학교수의 마음을 사로잡아 교인을 만들기 위해 기독교 교리에 관한 멋진 설교를 준비했고, 한 달 동안 최선을 다해 설교했습니다.
한 달이 지나자 그 교수는 드디어 교인으로 등록하겠다고 했습니다. 트라이스 목사는 자신이 공들여 준비한 설교가 이토록 저명한 교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그 대학교수가 교회에 등록하는 날 트라이스 목사가 교수에게 정중하게 물었습니다. “제 설교 중 어떤 말씀에 은혜받고 교회에 등록하시게 되었는지요?”
대학교수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저는 목사님 설교 말씀에 은혜받고 교인으로 등록한 게 아닙니다.” “그럼요?” 당황해하며 되묻는 트라이스 목사에게 대학교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이 교회를 다니기로 결심한 이유는 맨 뒷자리에 앉아 계시는 할머니 때문입니다. 그분은 제가 교회에 올 때마다 웃으면서 어찌나 친절하게 반겨주시는지 그분 때문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이 대학교수만이 아니라 우리도 어디서든 환영받기를 원합니다. 환영은 사람을 일으켜 세우고 박수 쳐 주는 것만이 아닙니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맞이하는 마음이 환영입니다. 사랑으로 품어주는 것이 환영입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주고 이해해주겠다는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 환영입니다.
교회는 늘 환영이 넘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도 여행할 때면 낯선 교회에서 예배드릴 때가 있습니다. 교회 생활을 오래 한 사람도 내가 다니던 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에서 예배드리려면 용기를 내야 합니다. 자리 하나 찾아 앉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우리 교회를 찾는 분들도 마찬가지 마음일 것입니다. 그런 분들이 편안하게 예배드리면서 하나님께 마음을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환영입니다.
지난 주일에는 ‘새가족환영회’라는 이름으로 지난 팬데믹 기간에 새롭게 교인으로 등록하신 분들을 환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행과 출장, 출산 등 여러 이유로 참석하지 못한 분들이 계셔서 교회의 새가족이 되신 모든 분을 환영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많은 분이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새가족부(부장 조태연 권사)를 중심으로 여러 교우들의 수고와 사랑으로 ‘새가족환영회'가 성대하게 준비되었습니다. 가을 분위기를 가득 담은 센터 피스로 장식된 테이블 위에는 정갈한 점심 도시락이 새가족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필립 형제의 찬양으로 시작된 ‘새가족환영회’는 담임 목사의 인사말과 새가족 소개, 식사 및 교제의 시간을 지나 단체 사진 촬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팬데믹 기간이라 모이지 못하다가 이번에 용기를 내서 모였습니다. 모이니 좋았습니다. 새가족환영회를 마치고 집에 오는데 김준태 시인이 지은 시 한 편 떠올랐습니다.
시인은 흔들리는 시내버스 안에서 옷을 부비고 살갗을 부딪치며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좋고도 정말 좋아라’라고 하고는 곧이어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땀냄새를 섞으며 함께 흔들리는/때론 하느님을 서로 나누어 갖는/한 시대의 슬픈 살덩이들/정말로 아름답고 좋아라/정말로 소중하고 소중하여라”
시인은 이 시에 이런 제목을 달았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 좋아라.” 정말 그렇습니다. ‘새가족환영회’를 하면서 그 말을 실감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 좋습니다. 그것도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이 된 교우들이 너무도 좋습니다.
이번에 새가족이 되신 분 중 가장 어린 사람은 ‘시온’이였습니다. ‘시온’이는 그날 엄마 배에서 나오느라 참석은 못 했지만, 교우들의 기도와 사랑을 받으면서 그 이튿날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또, 은퇴하신 후에 이곳으로 이사 오셔서 교회의 가족이 되신 분들도 여럿입니다. 새가족으로 교회에 등록하신 분들은 대부분 한인이지만, 영어부에 나오시는 티머시와 릴리안 부부는 중국인이고, 마틴 형제는 히스패닉입니다.
나이와 인종, 출신지를 뛰어넘어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 되신 모든 분을 다시 한번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새가족환영회’를 잘 준비해 주신 새가족부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저는 여러분이 좋습니다.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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