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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사이, 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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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2-11-28 | 조회조회수 : 7,30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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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부터 21일까지 ‘다니엘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올해로 여섯 번째 맞이한 이번 기도회를 통해 많은 은혜를 누렸습니다. 이번 기도회를 준비하면서 “틈을 메꾸는 기도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틈’은 벌어져 있는 간격을 말합니다. ‘틈’과 비슷한 표현으로 ‘사이, 겨를’이라는 말을 씁니다. 다들 엇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틈’은 두 사물 사이에 벌어진 간격이 비교적 작을 때 사용하고, 간격이 클 때는 ‘사이’라는 말을 씁니다. ‘사이’라는 말에는 공간적 간격 외에도 ‘서먹서먹한 사이’와 같이 사회적인 간격을 뜻하기도 합니다. ‘겨를’은 어떤 일을 하다가 생각 같은 것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말합니다. ‘숨 쉴 겨를도 없다.’라는 말처럼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심리적 간격이 있음을 뜻합니다. 


결국, ‘틈, 사이, 겨를’이라는 말에는 공간적, 시간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 간격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살다 보면 이런 간격이 점점 벌어질 때가 있습니다. 분주하다는 핑계로 기도할 겨를도 없이 사는 틈에 하나님과의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염려와 근심은 마음에 커다란 틈을 내며 심리적 간격을 크게 했고, 갈등은 사람들 사이를 벌렸습니다.


성경에 다니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리오 왕은 다니엘을 전국을 다스리는 총리로 삼으려고 했습니다. 이를 시기한 사람들이 다니엘을 고소할 틈을 얻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틈도 얻지 못했다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다니엘은 그만큼 빈틈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틈을 찾지 못 한 사람들은 억지로 틈을 만들기 위해서 꾀를 냈습니다. 누구든 왕 외에 어느 신에게나 사람에게 무엇을 구하면 사자굴에 던져 넣자는 법을 만들어서 왕의 허락을 받아냈습니다. 물론, 다니엘을 함정에 빠트리려는 계략이었습니다. 


다니엘은 그 사실을 알고도 전에 행하던 대로 윗방에 올라가 예루살렘으로 향하여 난 창을 열고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사람들은 다니엘이 기도하지 못하게 해서 하나님과의 틈을 벌리고, 왕의 명령을 어기게 해서 왕과의 틈을 크게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니엘이 기도할 때 오히려 하나님과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왕은 다니엘이 사자굴에서 살아나오자, 다니엘을 참소한 사람들을 사자굴에 던져 넣었습니다. 다니엘의 기도야말로 틈을 메꾸는 기도였습니다. 


세상은 틈을 벌리기 위해서 무던히 애를 씁니다. 하나님과의 틈, 가족들끼리의 틈, 성도들 사이의 틈을 벌리기 위해서 이런저런 걱정거리를 안겨주고, 갈등을 조장하고, 오해와 의심을 불어 넣습니다. 그 틈을 메꾸는 것은 기도뿐입니다. 아무리 말로 설명하고 논리로 증명해도 한 번 벌어진 틈은 쉽게 메꿔지지 않습니다. 오직 기도만이 그 틈을 메꿀 수 있습니다. 더구나 기도는 틈을 메꾸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기도로 메꿔진 틈에는 은혜라는 흔적이 남습니다. 


도자기 공예가 발달한 일본에 ‘킨츠쿠로이(金繕い)’라는 도자기 공예 기법이 있습니다. ‘킨츠쿠로이’는 금으로 수선한다는 뜻으로 깨지거나 금 간 부분을 옻칠로 접합하고 금가루를 뿌려 틈을 메꾸는 도자기 수선 기법을 말합니다. 깨지거나 금이 간 도자기는 쓸 수 없습니다.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 도자기가 ‘킨츠쿠로이’를 거치면 깨지기 전보다 더 아름다운 도자기가 됩니다. ‘킨츠쿠로이’를 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평범한 그릇이지만, ‘킨츠쿠로이’를 거치면 예술 작품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성경은 우리의 인생을 종종 그릇에 비유합니다. 질그릇처럼 연약한 인생은 세상살이에 부딪히며 금이 가고 깨질 때도 있습니다. 세상은 깨지고 금 간 이들을 쓸모없는 인생이라고 놀립니다. 그런 인생의 틈을 메꾸시는 분이 계십니다.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깨져서 틈이 생긴 그릇을 은혜와 사랑이라는 옻칠을 통해 고치시고, 그 위에 성령이라는 금빛 가루를 뿌려 이전보다 더 튼튼하고 아름다운 인생으로 만드시는 분입니다.  


깨지고 금 간 삶의 틈이 이번 기도회를 통해 메꿔졌고, 더 아름다운 인생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손길로 멋진 작품이 되었습니다. 저녁마다 줌으로 모이는 ‘다니엘 기도회’는 끝났지만, 삶의 기도회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우리 인생의 깨진 틈을 메꾸시는 하나님께 날마다 감사하며, 하나님의 작품이 되었다는 자신감으로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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