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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던지는 자의 물맷돌] 다시 찾은 통일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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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3-07-14 | 조회조회수 : 2,8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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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부부의 도움으로 저는 강원도 고성군 최북단에 있는 통일전망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많이 변했지만, 근처의 간성, 거진, 대진, 건봉산, 화진포 그리고 금강관 관광단이 오고 가던 잘 정리된 도로는 새로운 모습이 되어있었습니다. 얼마 전 오토바이를 타고 출입하려다 제지당한 사건이 있던 신문에서 본 초소도 통과하며, 이전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습니다. 

   

약 40년 전의 일입니다. 이것, 저것 잊어 가는 시절에 왜 그렇게 잊을 수 없도록 분명히 기억되는지 모릅니다. 이십 대 중반의 수색대대 젊은 소대장이었던 저는 그 싱싱한 소대원들과 같이 이곳 장소를 누비고 다녔습니다. 두 번의 GP 근무와 작전소대의 임무를 감당한 뒤에 제대할 수 있었습니다. 동해안 첫 번째 비무장지대 내의 초소, GP(Guard Post)를 떠나 제대하기 위하여 제가 방문한 대대본부가 지금 동해안의 통일전망대입니다. 새로운 소대장이 부임하여 인계인수를 완료했고, 전우들을 뒤로하고 저는 소집해제를 위하여 후방으로 이동하는 중이었습니다.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지난 추억을 말하는 저를 보고 대대 상황병은 “이제 아쉬움을 내려놓으세요,” “이곳에 다시 오실 수 없습니다” 말했습니다.

   

당시에 이곳 통일전망대는 민간인이 올 수 없는 동해안의 최 우측의 대대본부였고, 산 아래로 동해북부선 기차가 지나던 터널이 있었습니다. 아침 운동 삼아 소대원과 함께 이곳 터널 입구까지 뛰고, 훈련하며, 작전시에는 철책선 통문을 통해 비무장지대로 들어가 밤을 새우고 나왔습니다. 이곳에서는 전방의 광경이 파노라마처럼 보였습니다. 해변의 우리 측 송도, 그 앞 북한 지역의 감호, 그 앞 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이 얽힌 구선봉, 그 앞의 말무리 해안, 그 앞의 금강산 줄기의 마지막 부분이 펼쳐져 있습니다. ‘산천은 옛날과 같다’는 말이 생각나며, 사라져버린 젊음과 땀 남새 풍기며, 걷고 뛰고 수색, 정찰, 매복 작전과 경계, 휴식, 월동준비와 겨울나기에 여념이 없던 시절, 군 고위 장성의 방문과 공비 침투와 대간첩작전이 겹쳐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누를 수 없는, 참을 수 없는, 가슴을 저미는 슬픔과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아! 군대를 떠난 지 만 40년이 지났는데도 통일이 안됐구나!” “분단 된지 만 7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통일을 전망대에서 기다리누나.” 새삼 느끼게 된 것은 이곳에서 매일 동해와 북쪽을 바라보면 근무하던 40년이 타임슬립(time slip)처럼 지나갔건만, 아직도 분단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나고 보니 일제 36년은 잠시였습니다. 그런데 민족의 생이별이 발생한 70년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투쟁적이고, 위협적이고, 잔인한 70년이었는지요. 내가 통일을 위하여 지난 40년 동안 한 것이 무엇인가 돌이켜 보았습니다. 가정, 교회를 위하여 거의 전력투구하였지만, 통일을 위하여는 게을렀다는 자기 인식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통일이 민족 지상의 복일 수 있다면, 무엇보다 열심히 기도하여야 하겠습니다. 기도만이 아니라, 통일이 이데올로기적 분단과 갈등과 강대국의 대리전쟁과 우리 마음의 정죄와 증오와 대결 의식의 소산이라면, 이제 가정과 교회와 조국의 각 공동체 위에 사랑의 선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려는 노력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는 결단에 이르게 됩니다. 

   

하나님 아버지께 회개합니다. 아직도 통일 대박을 맞이하기에는 너무 마음의 준비가 없습니다. 위정자들도, 우리 시민들도 매일 싸웁니다. 거짓말까지 동원해 매일 다툽니다. 교회는 화평케 하는 자의 사명을 포기한지 오래 된 것 같습니다. 형제사랑은 아랑곳없이, 오늘도 진영논리에 나를 맡기고 증오를 정의라 하니, 하나님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 민족을 긍휼히 여기소서!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목사,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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