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다시' 사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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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마음속에 두 마리의 ‘개'를 키운다고 합니다. 여기서 ‘개’란 뜻은 다르지만, 발음이 같은 ‘볼 견(見)자’를 ‘개 견(犬)’ 자로 바꾸어 비유하는데, 그 개의 이름은 ‘편견’과 ‘선입견’이라고 합니다.
‘편견’이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라면, ‘선입견’은 마음속에 이미 굳어진 생각입니다. 사람의 생김새나 인종, 출신 배경이나 교육 정도에 따라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일 것이라고 단정하는 편견과 선입견은 우리의 생각을 고정 관념이라는 감옥에 가두어 버립니다.
예수님께서 고향으로 돌아오셔서 가르치실 때 사람들은 예수님을 ‘목수의 아들’이라는 편견으로 바라보았고, 자신들이 알고 지내던 사람의 아들이요, 형제라는 선입견으로 예수님의 능력과 지혜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세상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교제하기를 꺼리던 세리와 죄인의 친구가 되셨고, 인정받지 못하던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 주시면서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편견’과 ‘선입견’을 깨트리셨습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은 신이 인간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을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심으로 깨트리셨고, 죽음이 끝이라는 고정관념을 무덤에서 부활하시므로 깨트리셨습니다.
부활 주일에 빼놓지 않고 부르는 찬송이 있습니다. 찬송가 160장입니다. ‘무덤에 머물러 예수 내 구주 새벽 기다렸네 예수 내주’로 시작되는 찬송은 후렴으로 들어서면서 웅장한 멜로디로 ‘원수를 다 이기고 무덤에서 살아나셨네 어두움을 이기시고 나와서 성도 함께 길이 다스리시네’라고 소리를 높이다가 ‘사셨네 사셨네 예수 다시 사셨네’라는 구절로 마무리됩니다.
‘로버트 라우리(Robert Lowry)’ 목사는 1874년 어느 날, 누가복음 24장에 기록된 예수님의 부활 이야기를 읽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무덤을 찾은 여인들을 향해 천사가 말했습니다. “어찌하여 살아 있는 자를 죽은 자 가운데서 찾느냐 여기 계시지 않고 살아나셨느니라.”
“여기 계시지 않고 살아나셨느니라.”라는 구절을 읽을 때 라우리 목사의 몸이 용수철처럼 솟구쳐 올랐습니다. 그는 오르간 앞으로 달려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감동을 찬송으로 표현했습니다.
올해도 부활주일을 맞으면서 “사셨네 사셨네 예수 ‘다시’ 사셨네!”라는 이 찬송가의 후렴 가사를 반복해서 불렀습니다. 그렇게 찬송가를 되새길 때, 후렴 가사에 담긴 ‘다시’라는 단어가 제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다시’라는 말에는 이처럼 ‘이전 상태로 또’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지만, ‘이전’ 상태인 생명으로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다시’가 존재합니다. 아침이면 태양이 ‘다시’ 떠오릅니다. 긴 겨울이 지나면 봄이 ‘다시’ 찾아옵니다.
또 ‘다시’라는 말에는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라는 뜻도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피가 다시 돌고, 심장이 되풀이해서 뛰고, 음식을 먹고 힘을 내는 신진대사가 거듭 일어나고 있습니다. 생명을 품은 씨앗은 때가 되면 ‘다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우리 주위에서 ‘다시’ 일어나는 이런 일들이야말로 평범하지만 가장 소중한 은혜의 일상입니다. 때로는 반복적인 일과가 지루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 일상이 있기에 우리가 살 수 있습니다.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다시’도 필요하고, 하던 것을 되풀이하는 ‘다시’도 중요하지만, ‘다시’를 통해 은혜를 누릴 수 있는 이유는 기존의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죄에서 ‘다시’ 돌아서라는 말은 기존의 죄로 돌아가라는 말이 아니라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롭게 살라는 말입니다. 또, ‘다시’라는 말에는 하다가 그친 것을 계속한다는 뜻이 숨이 있습니다. 절망에 머물던 우리가 ‘다시’ 힘을 낸다는 말은 절망을 이기고 일어선다는 뜻입니다.
오늘 아침에 태양이 ‘다시’ 떠오른 것처럼 우리의 삶도 ‘다시’ 용기를 내야 합니다. 우리의 심장이 ‘다시’ 뛰는 것처럼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사랑해야 합니다. 겨울을 이기고 봄이 ‘다시’ 오는 것처럼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에도 따스한 생명의 기운이 가득해야 합니다.
‘다시’ 사신 예수님으로 생명을 얻은 우리가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믿음으로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기쁜 날입니다.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다시’ 사신 예수님을 찬양합니다.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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