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총번 448878과 국가적 소명 > 칼럼 | KCMUSA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총번 448878과 국가적 소명 > 칼럼

본문 바로가기

칼럼

홈 > 목회 > 칼럼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총번 448878과 국가적 소명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작성일2023-08-18 | 조회조회수 : 4,050회

본문

하사관으로 6.25 참전용사가 되었던 아버지께서는 제가 학군장교(ROTC)로 복무하는 것을 권면하셨습니다. 외삼촌이 해군사관학교를 나와 해병 장교로 월남전에도 참여하였고, 백령도에서 근무 중에 돌아가셨던 생각이 아련하게 남아있던 터라, 그렇게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대학 생활 후반 2년 동안, 아침 군사훈련과 여름방학의 병영훈련을 어렵지 않게 받았습니다. 학군단에서는 1년 선배님들의 지도를 잘 수용하고 복종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또 군사학 훈련을 받으며 소규모 부대 지휘와 참모학, 독도법과 다양한 무기 사용법 등을 훈련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동안 자괴감을 느낀 것은 저의 개인 소총이 엠원(M1)과 카빈(Calvin)이라는 점이었습니다. 2차 대전 때의 무기, 6.25 전쟁 때의 미제무기를 사용하는 황당함이 적지 않았습니다. 

   

훈련 1년 차가 거의 지날 때, 정말 의미 있는 날이 왔습니다. 국산 소총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병기를 국산화하겠다는 화두를 던졌고, 그것이 부분적으로 성취된 것입니다. 기름종이를 펼치며 지급된 새로운 국산 개인화기를 손에 익혔습니다. 분해 조립하면서, 감격이 우리의 마음을 적셨습니다. 우리의 화기로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감동의 마음입니다. “대한민국 448878!” 그 당시 총에 찍힌 번호를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 성능도 어느 소총보다 뛰어났습니다. 

   

448878과 같이 이제 큰 숫자로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아내 전화번호, 교회 전화번호 등 몇 개 외우는 것이 전부입니다. 잊을 수 없는 또 다른 숫자는 2333입니다. 서기전 2333년에 국조 단군이 나라를 세웠다는 개국 원년입니다. 흥미롭게도 노아의 홍수가 끝난 연대와 별 차이가 안납니다. 올해는 미주 이민 120주년 되는 해입니다. 한인 이민이 온 그해에 하와이에 교회를 세웠으니, 한인 이민과 이민교회의 역사가 거의 동일합니다. 한국전쟁이 휴전되어 정전상태로 70년이 흘렀고, 잿더미에서 출발한 나라가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

   

군을 떠난 지 40년이 넘은 지금, 고국은 세계사에 공헌하는 부강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K-팝, K-드라마, K-푸드가 세계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K-방산도 세계적 수출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K2 전차가 폴란드를 비롯한 세계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K9 명품 자주포가 인도에 수출되어 중국의 포병을 대항하여 싸웠습니다. 어떤 후배 목사님은 무기 수출국이 되는 것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합니다. 저는 일단 무기 수입보다 수출하는 것이 낫고, 자신의 방어를 책임지지 못하는 나라보다 자주국방을 하는 나라가 낫다고 봅니다. 파괴적 세상에서 공격적인 권력(offensive power)이 아닌 방어적 권력(defensive power)은 가정과 국민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요조건입니다. 다만 문제는 무기와 군대를 전쟁의 주재이신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잿더미에서 이제 세계에 공헌하는 국가로 우리를 세워주신 이면에는, 우리나라를 향한 하나님의 소명이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것은 유약하고 가난한 나라에게 소망을 주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2차대전 이후에 독립한 수많은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종교에서 비약적 발전을 허락하셨습니다. 한국이 세상의 연약함을 경험하는 나라로 하여금 소망을 가지도록 하는 선한 기회를 주신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제국의 시대 속에서 겸비한 “제사장 나라”로서 고난 중의 나라들이 벤치마킹하는 위로와 소망의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21세기의 험한 시대에, 복음의 강력한 능력과 사랑을 전하는 나라이기를 소망합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이사장)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KCMUSA,680 Wilshire Pl. #401,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