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 장로 칼럼] 잊을 수 없는 2025년 추수감사절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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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이 되면 수확의 계절답게 완연한 가을의 풍경이 우리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황금색으로 물든 들판과 붉게 단풍이 든 산들은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감사하라”고 말씀하시는 듯한 따스한 위로를 준다. 미국에서는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이 추수감사절(Thanksgiving)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추석처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전국 곳곳으로 이동한다.
올해 추수감사절은 우리 부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둘째 딸 가족과 아들 가족이 텍사스 남부 우리 집으로 오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손주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장난감을 준비하고, 집안 곳곳을 정리하며 아내와 나는 일주일 전부터 즐거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 둘째 딸 가족과 아들 가족이 도착하여 우리 부부를 포함한 여덟 명이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아내가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함께 나누며 오랜만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올랐다. 다음 날 점심에는 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멕시코 전통 음식점에 가서 모두가 즐겁게 식사를 하며 오랜만에 여행 온 듯한 기쁨을 누렸다.
그런데 이날 오후,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아들이 자동차에 기름을 넣으러 간다며 나갔는데 3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 무슨 일이 있나 마음이 쓰였는데, 갑자기 현관에서 ‘띵동’ 소리가 들렸다. 그때 둘째 딸이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문을 열어보니 놀랍게도 큰딸 가족 다섯 명이 문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아들이 공항에 가서 몰래 데리고 온 것이었다. 큰딸 가족은 12월에 우리 부부와 여행을 가기로 되어 있어 추수감사절에는 오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자녀들이 서로 의논하여 우리 부부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한 것이다. 말 그대로 예상치 못한 ‘서프라이즈 방문’이었다.
그 순간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렇게 온 가족 13명이 한 집에 모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우리가 주로 자녀들 집을 방문했지만, 이제는 손주들이 자라면서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나이가 되었기에 더욱 특별한 만남이 되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가족의 축복을 다시 깊이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추수감사주일이었던 주일, 우리 교회에서는 대예배 후에 전통적인 추수감사절 음식인 칠면조와 다양한 음식을 나누며 점심 친교를 한다. 이후 오후에는 추수감사 찬양제가 열려 가족이나 단체들이 찬양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다. 우리는 원래 여덟 명 참석으로 신청했으나 즉시 13명으로 변경했다.
손주 다섯 명은 마이크 하나씩을 잡고 ‘예수 사랑하심은’을 먼저 한글로, 이어서 영어로 찬양했다. 그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이 성도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이어서 온 가족이 함께 율동을 하며 찬양을 드리자 교회 안에서는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졌고, 준비된 상품도 받아 아이들이 무척이나 행복해했다. 예배당에서 가족 사진도 찍고, 저녁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공간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 날에는 가족 모두가 가까운 바닷가로 나가 발을 바닷물에 담그며 산책을 즐겼다. 아이들은 모래 위를 뛰어다니고 조개껍데기를 줍고 물놀이를 하며 마음껏 웃었다. 우리의 마음도 덩달아 따스해지고 평안해지는 시간이었다.
사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있다는 그 자체가 이미 큰 기쁨이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걸으며 웃는 이 단순한 순간들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다시 깨닫게 된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귀한 시간을 허락하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큰딸 가족의 깜짝 방문, 손주들과 함께한 찬양, 바닷가에서의 평화로운 하루…. 모든 순간이 너무도 소중했고 오래도록 잊지 못할 은혜의 시간이었다.
2025년 추수감사절은 우리 가족에게 감동과 감격, 그리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의 마음을 안겨준 특별한 해였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 위에 허락하신 사랑과 은혜, 그리고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가족의 축복을 다시 한번 고백하며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이 아름다운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며 매일의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이훈구 장로(G2G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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