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따라 걸어온 믿음의 여정 시리즈] 5. 삶을 기록하게 하신 하나님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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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삶은 살아가는 동안에는 의미를 알기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분명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내가 글을 쓰게 된 여정 또한 그와 같은 삶의 한 장면이었다.
나는 공과대학에 진학해 기술자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전공은 공학이었고, 졸업 후의 진로 역시 자연스럽게 엔지니어의 길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대학 시절의 나는, 전공 공부와는 별개로 책 읽는 일을 유난히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그 시절 학교 안에 독서 서클을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 모임을 운영하기도 했고, 밤늦도록 책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즐겼다.
대학생 때에는 원고지에 직접 글을 써서 몇 백 장 분량의 소설 원고를 완성한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모하다 싶을 만큼 큰 도전이었지만, 그 원고를 어디엔가 응모해 보았던 기억은 여전히 내 마음에 또렷이 남아 있다. 그만큼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오래전부터 내 안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늘 바빴다. 전공 공부를 마치고 졸업을 한 뒤에는 곧바로 직장 생활과 결혼이라는 인생의 큰 책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양육해야 했기에, 글을 쓰는 삶보다는 엔지니어로서 맡겨진 일에 몰두해야 하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기술자로서 현장을 뛰고,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을 감당하는 삶이 내 일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늘 ‘언젠가는 나의 삶을 글로 써 보고 싶다’는 작은 불씨가 꺼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그래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틈이 날 때마다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 결혼 후의 삶, 자녀들과 함께한 시간들을 조금씩 글로 적기 시작했다. 그렇게 쓴 글들을 컴퓨터에 하나둘 저장해 나가며, 언젠가 때가 되면 책으로 엮어 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다. 그렇게 약 7년 동안, 나는 조용히 글을 모아 나갔다. 말하자면 그때부터 이미 책을 출간하는 꿈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던 중 한국에 있는 매형과 형님이 그동안 써 두었던 글들을 엮어 책으로 출간하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막연한 꿈으로만 남아 있던 ‘나도 언젠가는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이제는 나도 해야겠다’는 확신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더 의식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결국 2023년 2월, 나의 첫 번째 책으로 크리스천 자녀교육에 관한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인생에서 첫 책을 출간하던 그 순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예상하지 못했던 관심과 반응이 주변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떤 분들은 나를 ‘작가님’이라고 불러 주었고, 친구들은 책을 사서 읽은 뒤 SNS에 후기를 올려 주기도 했다. 평생 기술자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오던 내게는 참으로 낯설고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동시에, 내가 걸어온 삶이 누군가에게는 읽을 만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감사하게 다가왔다.
한 권의 책을 출간하고 나니, 신기하게도 두 번째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나는 한동안 깊이 고민하다가,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에 온라인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약 3년 동안 이어 왔던 설교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 설교 내용을 다시 차분히 정리해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 바로 하나님의 축복에 관한 책이었다. 그렇게 2023년 한 해 동안 두 권의 책을 연이어 출간하고 나니, 내 마음속에는 ‘글을 계속 쓰며 살아가고 싶다’는 장기적인 소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무렵, 우연히 감사에 관한 한 권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 계기로 한국에 계신 저자와 통화를 하게 되었고, 감사나눔공동체의 회원이자 임원으로 섬기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감사 관련 도서들을 읽게 되었는데, 읽을수록 이 귀한 내용들을 나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느낀 점들을 정리해 독서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그 독서 리뷰들은 미국 텍사스 지역의 한 주간지에 1년 이상 연재되기도 했다. 그 경험을 통해 나는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되었다. 글을 쓰는 일이 단지 기록을 남기는 행위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생각할 거리와 위로를 건네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후 나는 나의 삶 자체를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그 글들을 미국의 기독 언론사에 보내게 되었다. 놀랍게도 두 곳의 언론사에서 서로 다른 주제로 매주 글을 게재해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칼럼들과 나의 감사일기를 모아서 2026년 1월에 나의 세번 째 책 감사와 행복에 관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글을 쓰고, 그 글대로 살아가려 애쓰는 삶’을 살게 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대학생 시절 청년의 마음으로 글을 쓰는 사람을 꿈꾸었지만, 결혼과 생업의 책임 속에서 그 꿈은 한동안 뒤로 밀려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자녀들을 키우고, 가정을 세우기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야 했던 그 시간 또한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그리고 60대 중반인 지금, 비로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을 때, 청년 시절에 품었던 그 꿈은 전혀 다른 깊이와 의미를 가지고 내 삶에 돌아와 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글을 쓰는 ‘글쟁이’가 되어 보니, 인생의 후반부가 참으로 즐겁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나는 천국에 가는 그날까지, 이 땅에 살아 있는 동안 계속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나의 글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위로를 받고,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글을 쓰는 이유는 충분하다고 믿는다.
요즘 내 마음속에는 또 하나의 꿈이 자리하고 있다. 언젠가 평생에 한 번은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을 써 보고 싶다는 꿈이다. 그 꿈을 향해 오늘도, 내일도 나는 글을 쓰며 하루하루를 감사와 행복으로 채워 가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삶과 글을 통해 세상에 크지는 않더라도 작고 선한 영향력을 꾸준히 끼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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