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따라 걸어온 믿음의 여정 시리즈] 4. 선교의 꿈을 내 마음에 심으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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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나의 인생은 내가 계획한 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한 걸음씩 인도하신 여정이었다. 26년 전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나는 멕시코에 있는 한 텔레비전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국경을 넘나들며 출퇴근하는 삶을 살았다. 그때의 나는 그저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을 뿐, 그 땅에서 하나님께서 나의 삶의 방향을 새롭게 여실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
공장에서 약 2년이 지났을 무렵, 새로운 법인장이 부임하면서 나는 공장 전체의 변화를 이끄는 혁신팀을 맡게 되었다. 약 2,000명이 근무하는 대형 공장의 각 부서를 직접 다니며 개선과 변화를 독려하는 역할이었다. 이후 한국에서 6시그마 교육을 받고 블랙벨트 자격을 취득한 뒤, 공장으로 돌아와 각 부서를 코칭하며 혁신 활동을 이끌었다.
그 과정 중에 한 여성 지원자를 인터뷰하게 되었고, 그녀로부터 아버지가 멕시코에서 교회를 개척해 목회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대화였지만, 나는 그 교회의 위치와 예배 시간을 물었고, 주일 오후 4시에 가족들과 함께 그 교회를 찾아가게 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만남이었다.
처음 마주한 교회의 모습은 참으로 소박했다. 멕시코 레이노사 시 외곽의 가난한 마을, 창문도 없이 벽돌로 벽만 쌓아 올린 채 지붕만 덮인 예배당에서 예배가 드려지고 있었다. 시카고에서 신학을 공부한 목사님은 아들 셋과 딸 둘, 그리고 아내와 함께 일곱 식구가 이곳에 와 교회를 개척한 지 약 1년이 된 상태였다. 예배당 안에는 목사님 가족을 포함해 약 30여 명의 성도들이 모여 있었다.
그러나 그 예배는 결코 초라하지 않았다. 찬양이 시작되자 성도들은 모두 일어서 두 손을 높이 들고 감사와 기쁨으로 하나님을 찬양했다. 그 뜨거운 찬양 속에서 나 역시 모르게 두 손을 들고 찬양을 따라 부르다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성령의 임재하심이 예배 가운데 가득했고, 그날의 예배는 내 신앙의 깊은 곳을 흔들어 놓았다.
그 이후 나는 매년 5월 어린이 주일과 12월 크리스마스 주일이면 가족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줄 선물과 선교 헌금을 준비해 이 교회를 방문하며 약 10년 동안 함께 예배를 드렸다. 선교 헌금이 벽돌 한 장, 한 장이 되어 교회 건물이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았고, 성도들의 수가 늘어나며 교회가 자라가는 과정도 지켜보았다. 그 모습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내 마음속에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선교의 꿈을 심어 주셨다.
그 교회의 목사님 부부는 목회를 하면서도 평일에는 작은 세탁소를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다섯 자녀와 함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복음을 전했고, 더 나아가 멕시코 내륙의 산간 지역까지 선교 사역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깊은 도전을 받았다. 그들의 삶은 말이 아니라 삶으로 드려진 설교였고, 헌신 그 자체였다.
그때부터 나는 선교를 단지 물질로 돕는 데서 멈출 수 없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필요하다면 말씀도 전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부르심 앞에서 나는 순종하기로 결단했다. 50대에 신학교에 진학하여 일을 하며 공부를 병행했고, 그 과정 속에서 목회학 석사와 선교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3년,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미국에 비영리 재단으로 등록된 선교회를 설립하게 되었다.
이후 여러 선교지를 섬기며 선교비를 지원했고, 월드비전 어린이 후원도 우리 가족의 수를 넘어 5~7명의 아이들을 약 10년간 지속적으로 후원하였다. 그러다 내가 60세가 되던 해부터는 방향을 바꾸어, 멕시코 산간 지역의 영세한 인디오 마을에 교회 건축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두 개의 교회 건축을 마무리하여 현지 목회자들이 사역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는 세 번째 교회 건축을 위해 기도하며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이 모든 여정을 지나오며 한 가지 분명히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기쁨은 ‘받는 데서’가 아니라 ‘주는 데서’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내가 드린 것은 작고 부족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사용하셔서 교회를 세우시고, 사람들의 삶을 회복시키셨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가장 먼저 변화된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이 길을 걸어오며 내 마음에 가장 깊이 새겨진 말씀은 바로 이것이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사도행전 20장 35절)
이 말씀은 선교의 현장에서 내 삶의 고백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필요한 곳을 섬기며, 이름 없이 헌신하는 삶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복된 삶임을 나는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큰 기쁨이라는 원리를 깨닫고, 그 진리 안에서 살아갈 수 있음이 참으로 행복임을 고백한다.
선교의 꿈은 내가 만들어 낸 계획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 삶에 심어 주신 부르심이며, 그 부르심에 순종하며 살아갈 수 있음이 나의 은혜요, 감사이며 행복이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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