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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따라 걸어온 믿음의 여정 시리즈] 2. 한 가정을 세우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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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6-02-05 | 조회조회수 : 3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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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이 세워지기까지의 시간은 언제나 사람의 계획보다 길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우리가 깨닫는 것보다 훨씬 앞서 있다. 지금 돌아보면, 내 삶의 가장 중요한 시작은 아주 어린 시절, 나도 모르게 하나님께서 심어 주신 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한 소녀에게 마음이 가기 시작했다. 내가 살던 팔공산 중턱의 마을에서 학교까지는 걸어서 약 40분이 걸렸다. 그 소녀는 나와 이웃 마을에 살고 있었고, 등하교 시간에 같은 길을 걸어 같은 방향으로 학교에 다녔기에 자연스럽게 자주 마주치게 되었다.


그러다 중학교에 진학했을 때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골에 있던 남녀공학 중학교에는 학년마다 두 개 반밖에 없었기 때문에, 중학교 3년 동안 우리는 때로는 같은 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반이 되기도 했다. 나는 늘 그 소녀를 눈여겨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했다. 그 덕분에 학교에 가는 발걸음은 언제나 가볍고 즐거웠다.


체육 시간에 운동장에서 뛰고 있을 때에도, 몸은 운동장에 있었지만 내 마음과 시선은 어느새 멀리서 움직이는 그 소녀를 향하고 있음을 느끼곤 했다. 그러던 중 중학교 2학년 때, 나는 용기를 내어 조용히 편지 한 장을 써서 그녀의 책가방 속에 몰래 넣어 두었다.


“나는 너를 좋아해. 너도 날 좋아하니?”라는 짧은 문장이었다.

며칠 후, 우연히 그녀가 써 둔 답장을 보게 되었다. 

“나도 너를 좋아해.”


그 글을 보던 순간, 나는 마치 온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심장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가 되었고, 편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확인해 갔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되면, 나는 그 소녀가 사는 이웃 마을에 놀러 가 동네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박수 치고 노래를 부르고, 수건 돌리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 소녀와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그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아주 어린 나이에 한 소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면서, 내 마음속에는 하나의 꿈이 생겼다.


“내가 성인이 되면, 세상 누구보다도 그 소녀와 꼭 결혼해야겠다.”


그리고 결혼을 하게 되면, 아름답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오손도손 살아가고 싶다는 꿈이었다. 나는 그 꿈을 하나님께 기도로 올려 드리기 시작했다. 지금 돌아보면 참으로 조숙한 소년이었지만, 그 마음만큼은 지극히 진지하고 진실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품고 있던 중, 고등학교 진학과 함께 나는 대구에서 부산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이제는 매주 만날 수 없었고, 방학 때 집에 올 때에야 겨우 한 번씩 얼굴을 볼 수 있는 먼 거리가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달 몇 통씩 편지를 주고받으며, 편지 속 글을 통해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그 시간을 견뎌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을 편지로 버텨낸 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는 비교적 가까운 구미로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대학 4년 동안은 종종 만날 수 있었고, 전화로 서로의 목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그때는 그 이전보다 훨씬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학을 마치고 대학원 과정을 마친 뒤, 취직이 되자마자 우리는 결혼을 결심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좋아한다”는 고백을 나눈 이후, 1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우리는 첫사랑의 연인으로 결혼을 하게 되었고, 27세에 꿈에 그리던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결혼 후 두 딸을 낳았고, 그로부터 7년 뒤 아들을 낳아 세 자녀의 부모가 되었다. 둘이 시작한 가정은 어느새 다섯 가족이 되었다. 두 딸과 아들, 세 자녀의 아버지가 된 나는 자녀 교육과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서 참으로 열심히 살아왔다.


어린 소년의 나이에 품었던 꿈과 소망이 하나둘 이루어진 모습을 돌아보며, 나는 하나님께서 비록 작고 순수한 마음으로 품었던 꿈일지라도 기억하시고, 가장 합한 때에 응답하시며 이루어 가시는 분이심을 다시 고백하게 된다.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사랑의 설렘과 기다림의 시간, 떨어져 지내며 견뎌야 했던 거리와 인내의 세월까지도 모두 한 가정을 세우기 위한 하나님의 준비였음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 


나의 계획과 결단으로 이루어진 삶이라 생각했던 길은 사실 하나님께서 오래전부터 인도해 오신 길이었고, 그 인도하심 위에 오늘의 가정이 세워졌음을 조용히 인정하게 된다. 그렇기에 나는 이 가정이 나의 성취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임을 마음에 새기며, 앞으로의 삶 또한 나의 가정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드러나기를 소망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된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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