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담대한 결단
페이지 정보
본문
연합감리교회의 법을 정하고, 교단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기 위해 4년마다 개최되는 ‘연합감리교회 총회(General Conference)’가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3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샬럿(Charlotte, NC)에서 열렸습니다. 미국과 아프리카,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에 있는 연합감리교회를 대표하는 862명의 대의원과 교단 관계자들, 그리고 회의를 돕는 자원봉사자들과 참관인 등 수천 명이 총회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이번 총회에서 결정된 주요 안건은 전 세계에 흩어진 연합감리교회의 서로 다른 문화적 상황을 존중하고, 효과적인 선교를 위해 장정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총회를 지역별로 두는 것이었습니다. 지역화(Regionalization)라는 이름으로 상정된 이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연합감리교회를 아프리카, 유럽, 필리핀, 미국 등 네 개의 지역적 총회로 나눌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안건은 ‘사회생활원칙 개정안(Revised Social Principle)’이었습니다. 총회 사회부(Church and Society)에서 마련한 이 개정안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52명의 집필팀이 수년의 작업 끝에 초안을 만든 후, 전 세계 4,000명 이상의 연합감리교인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내놓은 안건이었습니다. ‘사회생활원칙’은 교회법은 아니지만, 사회의 문제에 대한 건전한 성경적 근거와 신학적 토대 위에서 연합감리교인들이 따라야 하는 실천 규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총회의 최대 관심은 오랫동안 갈등과 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성 소수자에 대한 안건이었습니다. 그것은 동성애와 이에 관련한 제한적 언어를 없애고, 동성애 목회 후보자 금지 조항을 삭제하고, 동성 결혼식을 집례한 목회자에 관한 처벌 조항을 없애자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총회가 열릴 때마다 서로를 향한 비방과 험한 말로 극단적인 논의가 오갔을 텐데, 이번 총회에서는 별다른 마찰 없이 93%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이 안건이 통과되었습니다. 이는 한인 교회들보다 더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아프리카계 대의원들 상당수도 찬성표를 던진 결과입니다.
이렇게 된 배경은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인권적인 측면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처벌 규정을 없앤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처벌 규정을 없앤 자리에 이들을 지지하는 법안이 들어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전통적인 신앙을 가진 교회와 목회자의 결정을 존중하는 법안이 동시에 통과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에는 개체 교회들이 신앙 전통에 맞는 목회자 파송을 보장받고, 동성 결혼 주례 및 장소 제공 여부는 전적으로 개체 교회와 목회자에게 결정할 권한을 주고, 이런 결정으로 인해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는다는 결정도 포함됩니다.
저는 한인 교회를 대표하는 총회장의 자격으로 이번 총회에 참관하면서, 교단의 이런 변화 속에서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한인 교회는 말씀과 기도의 영성이 있고, 선교적 열정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렇다면, 그 열정과 영성을 통해 전체 연합감리교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총회에 참석한 한인 총회 임원들과 한인 교회의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그 생각이 구체화 되었습니다. 현재 교단의 세계선교부에서 파송한 140명의 장기 선교사와 한인 교회가 자매결연을 해, 140명의 선교사 한 분에게 매달 최소 $100을 지원하고, 기도로 후원하자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세계선교부 책임자를 만나 한인 교회의 지지 의사를 전달하자 너무나 반가워했습니다. 이 이야기가 소개되자 총회장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담대한 결단을 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다른 소수인종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한인 교회가 부럽다고 했습니다. 어떤 분은 이 결단이 이번 총회에서 내려진 가장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제 연합감리교회에서 파송한 140명의 장기 선교사님을 품고 기도하고, 재정적으로 후원할 책임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우리가 후원한다고는 하지만, 사실 이 일은 우리가 선교사님들을 통해 받은 복음의 빚을 갚는 것이고, 우리에게 맡겨진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하므로 교회의 존재 목적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 결정이 연합감리교단의 미래를 여는 담대한 결단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
- 이전글[김영국 목사의 음악목회 이야기] 몸으로 드리는 예배 -3 24.05.13
- 다음글[한복만 목사의 TAX 이야기] 큰 환급에 대한 환상 깨기 24.05.14


